[기자수첩]변화한 공무원 국어, 이번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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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변화한 공무원 국어, 이번엔 어땠나.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04.19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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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본지는 지난 8일~13일 국가직 9급 시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68명의 응답자가 참여해줬다. 설문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려면 최소 표본이 300명 이상은 돼야하지만, 여러 환경을 감안하면 그런대로 적잖은 응시자가 설문에 응했다고 생각한다.

올 국가직 9급 시험 난이도에 대해 응시자 대부분이 평이했다 또는 쉬웠다는 의견이었다. 설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기사는 기자가 본지 홈페이지에 올렸으므로 기사를 참고하면 될 듯 싶다.

이 외 올 국가직 9급 시험 특이점이나 개선돼야 할 점에 대해 응답자들의 여러 의견이 개진됐다는 것에 기자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한 기사에도 나갔지만 기자수첩에서도 한 번 더 의견들을 나열해보겠다.

“변별력 있도록 좀 더 난이도 있는 문제를 출제해달라”, “선택과목 제도 폐지”, “선택과목에 전문과목 도입”, “공사장 옆 학교 시험장소 배제”, “평택 등 시험장소 확대”, “시험 볼 때 의자가 너무 낮아 불편했다”, “채용인원 확대”, “보다 철저한 감독”, “25문항으로 문항수 확대”, “지문 단축” 등 의견이 나왔다. 이 중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이 문제 난이도를 높여달라는 것이었다.

예년시험 수준에 맞게 공부를 했는데 반대로 너무 쉽게 나와 버리면 오히려 당황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공무원시험 출제위원들은 응시자들의 이 같은 의견을 적극 반영해 문제를 구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사는 응시자 의견이 약간 분분한 면이 있었으나 국어, 영어만큼은 수능보다 쉬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능 본 지 오래된 응시자들은 수능문제를 기억하기가 난감하겠지만 20대 초반 응시자들은 수능과 공무원시험 난이도를 쉽게 비교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수능보다 쉬웠다던 올 국가직 9급 국어, 영어. 그렇다면 출제유형(경향)은 어땠을까. 기자도 이번 국가직 9급 문제를 한 번 봐봤고, 수험생들의 의견도 들어봤다. 이번 글에서는 국어에 대해 설명을 해보고, 다음에 영어를 이어가겠다. 참고로 이번 국가직 9급 국어에서 90점 이상 맞은 수험생들 위주로 의견을 들어봤다는 점에 유의토록 한다.

일단 초반에 문학문제가 포진됐다. 공무원 국어의 시작은 문법이 보통이었다. 초반의 익숙한 외래어 표기법, 한글맞춤법, 표준발음법을 대신해 올해는 문학문제가 먼저 등장했다. 대체로 문학은 시험 마지막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시험 직전에 문법 공부로 워밍업한 수험생들이 많았을 터. 그러나 이번에는 1번 문제부터 2, 4번 등 맨 앞장에 문학문제가 다수 배치됐다.

또 한자문제가 전보다 많이 나왔다. 대개 2~3문제 정도 출제되는데(때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적게 출제되기도 함) 한자 문제가 이번 시험엔 유독 많이 나온 것 같다는 수험생이 많았다. 그러나 한자를 직접적으로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는 3, 14, 18번 뿐이다. 아마도 1번 한시 때문에 한자가 많았다고 느낀 듯하다. 그러나 1번 문제는 문학 문제다. 한시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꼽히는, 작자 미상의 고대가요 ‘구지가’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내어 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공부하다 한 번쯤은 이 시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1번 문제를 틀렸다면, 한자로 나와서 알아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험을 볼 수험생은 한시가 해석 없이 한자로만 출제될 수 있음을 견지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좋겠다.

그 다음은 뒤섞인 시험 유형이다. 실력자를 가리겠다는 뜻으로 풀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시험은 ‘문법(어법)-비문학-문학’ 순으로 출제됐다. 언어계통의 시험은 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규칙이 있을 경우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시험을 칠 수 있다. 문법이 끝나면 비문학이 나올 것을 예상할 수 있고, 비문학이 끝나면 문학이 나올 것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 사용하는 뇌의 영역도 안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같은 유형의 문제끼리는 대체로 비슷한 사고방식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국어의 경우, 모든 유형이 뒤섞였다. 말하자면 시험의 규칙이 깨졌다. 수험생은 다음 문항에 어떤 유형이 출제될지 예상할 수 없고, 논리‧추론‧대응‧일반상식‧한자 등 각종 지식을 뒤섞어 풀어야 했다. 사실 이번 시험의 난이도가 특별히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평이했을지라도 이런 유형의 차이가 수험생의 심리를 긴장시킬 수 있다. 공무원 국어에 해당하는 모든 유형을 열심히 공부한 실력자만이 시험에 빨리 적응하고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수험생들 반응은 올해 국어 난이도는 그럭저럭 쉬운 편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시험 유형의 ‘순서’는 바뀌었을지언정 유형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기 때문. 특히나 구지가, 바다와 나비, 삼포 가는 길,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유충렬전은 고등학교 필수문학이다. 어문 규정이나 유음‧마찰음‧후설모음‧원순모음 또한 중학교 수준의 쉬운 문법이다. 이 문제들에 시간을 단축하고, 20번 논리전개 문제에 시간을 써서 풀어냈다면 고득점 가능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오는 지방직 9급에서는 국어가 어떻게 출제될 지 모르나 수험생들은 이 같은 점을 참고해 공부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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