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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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6)
  • 박준연
  • 승인 2017.04.07 11:5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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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펌 면접을 마치고

흔히들 콜백 인터뷰라고 부르는, 로펌 오피스를 직접 방문하여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5-6명에 이르는 변호사들과 면접을 하는 절차를 마치면, 지원자가 채용절차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도 거의 마무리된다. 면접을 한 변호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내는 것은 면접 후 하루 이틀 내에 이메일을 통해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로스쿨 1학년때 학교에서 받은 안내 책자에도 우편으로 감사 편지를 보내는 것도 고려하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면접 후 우편으로 감사 편지를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어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최근 회사 내 내부 승진 절차로 짧게 면접을 한 후 그 동료로부터 고맙다는 카드를 사내 오피스간 연락 (inter-office) 파우치를 통해 받았다. 이게 내가 최초이자 최후로 받은 감사 편지인데, 특별한 경우이긴 하지만 손글씨로 쓴 카드를 받는 것은 요즘 드문 만큼 더욱 반가웠다.

감사 이메일은 로스쿨에서도 면접 매너로서 알려주지만, 구글에 “law firm interview,” “thank you-email(note)” 이런 검색어로 검색을 해도 여러 예시가 나올 만큼, 정형화된 문구가 있다. 바쁜데 시간을 내어줘서 고맙고, 면접을 통해 해당 로펌에 더욱 많이 알게 되었으며, 일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런저런 부분에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혹시 추가로 필요한 지원 관련 서류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달라는 내용이 일반적이다. 면접에 참여한 변호사들에게 따로따로 보내기도 하고, 전체 이메일로 보내기도 하는 등 정해진 규칙은 없다. 면접 후 감사 이메일을 보내지 않으면 채용 과정에서 감점이 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여기도 정해진 답은 없다. 많은 경우 면접이 끝나자마자 각자의 의견을 HR에 보내서 취합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감사 이메일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회사로 옮겨오는 면접을 마치고는 정형화된 문구 이외에도 면접때 이야기 나눈 내용을 언급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썼다. 관심이 없는 자리면 처음부터 지원을 하지 않았겠지만, 면접을 마치고 더더욱 이 회사에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보통 감사 이메일을 쓰는 것보다 더 시간과 성의를 들여 쓴 것이다. 감사 이메일에는 보통 짧은 답이 돌아오거나, 아예 답이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좀 달랐다. 모든 변호사들이 길게 답장을 보내어, 내가 이 자리에 걸맞는 것 같고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서 면접때 좋은 인상을 받았던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구나 싶었다. 그렇게 이메일을 주고받은 변호사들은 지금 회사의 동료가 되었다.

감사 연락을 한 후에는 회사로부터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과정만 남는다. 로스쿨에서는 면접 후 결과 연락이 2-3주 내로 오지 않으면 이메일이나 전화로 문의를 하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2-3주 내로 연락이 없으면 채용 다음 단계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100% 그런 것은 아니다. 로스쿨 진학 중 예전 회사의 서머 프로그램에 지원을 하고 콜백 인터뷰를 마친 후 한동안 연락이 없었다. 그래서 면접이 잘 진행되었다는 내 인상하고는 달리 잘 안되었다고 지레짐작했다. 그러고 얼마간 시간이 흘러서야, HR을 담당하는 변호사에게 연락이 와서, 면접을 본 변호사들이 다 나를 마음에 들어했는데, 이미 서머 프로그램 정원이 거의 찬 상태라서 한번 더 면접을 보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콜백 인터뷰를 두 차례 하고 오퍼를 받았다.

이 경험을 통해 얻은 개인적은 교훈은 이렇다. 로펌 지원에서 취직에 이르는 과정은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 노력을 통해 좌우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회사에서 어떠한 부분을 고려하여 어떠한 채용 결정을 내리는지 지원자의 입장에서 전부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아주 뻔한 이야기이지만, 최선을 다한 후에는 기다리는 것도 힘든 취업 과정의 일부라는 생각을 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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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7-04-12 01:27:15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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