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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험생 극단적 충동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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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험생 극단적 충동에 대하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04.04 13: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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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경찰 1차 필기합격자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3월 22일, 한 수험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매해 한, 두 명씩 수능, 고시, 공무원 등 시험을 본 수험생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언론에 나온 수험생 자살 건은 매해 한, 두건이지만 실제로는 아마 하루에만 수건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자는 생각한다.

특히 긴 수험기간이 요구되는 고시, 사시의 경우 수험 스트레스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자가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하는 바다. 고시, 사시생들이 많이 거주하는 서울 신림동 고시촌, 이 지역에 고시원, 원룸 등을 운영하는 주인들은 하도 많은 불상사가 발생해 덤덤할 지경이며 또 너무 많은 불상사가 나와 지역 이미지가 저해될 수 있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다들 쉬쉬한다는 설명이다.

기자가 고시촌을 돌다가 들었던 루머지만 설마 사람들이 이런 무거운 주제를 갖다가 루머로 일축해버릴까 싶기도 하고 또 어느 정도 일리도 있어 보여 그냥 가볍게 루머라고 치부하기엔 뭔가 찝찝한 구석이 있었던 것 같다. 여하튼 사람이 살아가면서 할 일이 참 많은데 그 중 하나를 놓쳤다는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건 참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수험생들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될까. 기자가 수험생이 아니고 수험생으로서 간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러본 적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상대의 생각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기자는 기자의 잣대가 아닌 실제 공부하는 수험생들 시각으로 수험생 자살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려 했다. 질문 주제가 원체 너무 무겁다보니, 듣는 사람입장에서는 괜히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고, 경우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선뜻 물어보기가 망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충분히 짚어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각자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해도 자살 그 자체가 무겁고 너무나도 복합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말하는 데는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공무원, 수능, 고시, 임용 등 종류를 막론하고 시험 시즌만 되면 증가하는 자살률, 그 한 축을 조심스럽게나마 입을 열었던 것이다. 한 수험생은 누구도 당사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고 자살의 원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혹자는 ‘시험에 떨어져서 죽었네’ 따위의 단편적인 말들로 그 원인을 규정지어 버리지만, 이는 분명한 폄훼라는 것이다.

수험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건 먼저 시험에 떨어졌을 때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그는 봤다. 학연이 중요한 대한민국에서 공무원 시험은 취업을 향한 비상구로 여겨진다. 특히 인서울, 메이저 학교가 아닌 수험생들은 중견기업 이상은 합격하지 못할 것이라고 직감하고 일찍부터 공무원 준비를 한다. 학교, 학점, 스펙을 초월한 전형을 치르기 때문. 그러다보니 공시에 불합격하면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학벌이 좋고 학점이 우수하고 스펙이 좋은 사람들에게 밀릴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대기업에서도 스펙 초월 전형이네 뭐네 하지만 믿음직하지 못한 면도 있고, 역시 공무원 시험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불합격했을 때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고 살아야 할까, 하는 자괴감이 들 것이라는 거다.

또 시험에 대한 압박감도 수험생들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 공시를 준비하다보면 대외활동이나 공모전, 자격증 등 스펙을 쌓을 시간이 없어진다. 오로지 시험 준비에만 매달린다. 그러니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이 시험에 떨어지면 끝장이다’하는 압박감에 짓눌리게 된다. 시험을 준비한지 일 년이 넘어가면 슬슬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걱정도 커지고, 언제까지 이러고 살 수 없다는 혼돈에 빠진다. 주변 사람들은 수험생이 힘든 것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고 어깨를 내어주지 않는다. 기댈 곳 없고 혼란스러운 수험생의 심신이 나약해지는 건 당연지사.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험생 본인의 부정적 감정도 자살의 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수험생만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나약해진 수험생들은 상황을 개척할 의지를 잃어버리게 된다. 마치 징크스처럼 한번 안 풀리면 점점 상황이 나빠진다. 그러나 이를 타개할 힘도 여유도 없으니 승복하고 도망친다. 시험 전까지는 이 도피가 상황 해결의 한 방편이라고 착각하지만, 시험이 끝나고 결과가 안 좋으면 이 도피조차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현실을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현실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

더구나 우리나라는 우울감을 별 것 아닌 것처럼 치부하는 분위기가 있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을 방치하는데 부정적 감정에 빠진 수험생 자신도 자살의 한 원인이지만, 그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적신호를 뻔히 보면서도 조치하지 못하는 사회라는 설명이다. 수험생들의 눈물을 누가 어떻게 닦아줄까. 현실에 대해 기자도 할 말이 많지만 어두운 이야기를 듣다보니 괜히 우울해져서 더 길게 말하고 싶진 않았던 것 같다. 속은 어떻든 그저 오는 8일 시험 취재에서는 수험생들의 밝은 얼굴만 봤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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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ㄱㄱ 2017-04-04 22:52:52
일하며 기끔 공부하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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