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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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75)
  • 박준연
  • 승인 2017.03.31 11: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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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미국 로스쿨 진학이라는 도박을 앞둔 후배들에게

유학생이 아니고 미국 내에서도 로스쿨 진학을 도박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준비과정이 힘들고 학비도 비싼 데 비해, 전문대학원이라는 이유로 장학금 혜택은 드물고 2007-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미국 로펌 취업이라는 진로에 한정하면 졸업 후 진로도 많이 불확실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미국 새 정권의 출범후 이민법 개정안도 제출되어 외국인 신분으로 로스쿨에 진학하여 미국내에서 취업하는 진로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미국 로스쿨에 진학하는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여 진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더더욱 힘든 과정이 되었다. 내가 로스쿨 진학을 결정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이지만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생각은 이렇다.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되, 그 정보의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영어로도 우리말로도 로스쿨 진학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게시판은 몇 개 있다. 여러 사람에게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한편, 익명성 뒤에 숨어서 무책임하거나 사실과 다른 이야기, 예의를 갖추지 않은 대화가 오가는 경우도 없지 않다. 내가 로스쿨 진학을 생각할 때는 (단지 내가 잘 몰랐을 수도 있지만) 지금보다도 온라인 상의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미국 로스쿨 정보 서적을 참고하기도 했다. 직접 경험이 있어야만 책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을 바탕으로 쓰면 역으로 편협한 정보가 될 위험도 없지 않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참고한 정보 서적은 로스쿨 졸업생이지만 특별한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이 US 뉴스 로스쿨 순위이나 볼트 (Vault) 순위 자료 등을 번역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그런 정보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보는 정보의 출처가 어디인지를 생각하고 거기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로스쿨 재학중, 졸업 후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계획을 실행해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도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대학 학부 졸업하고 첫 직업을 갖게 될 때까지 거의 한국에 있다가 미국 로스쿨에 진학한 비교적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에, 한국 유학생들을 비롯한 유학생들,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상담을 요청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로스쿨 진학때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데에 따른 좌절은, 로스쿨 첫학기 성적을 받아볼 때부터 시작해서 나도 경험했기 때문에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노력을 좀더 기울였으면 달라졌을 가능성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로스쿨 진학 및 졸업 후 취업의 과정에서 그러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데다가 유학생으로서, 외국인으로서 진학을 결심하면서 불확실성은 더 증폭되는 측면이 있다.

내 경우 가장 강력했던 것은 2007-08년의 금융위기였다. 불황의 여파로 로펌 취업이 결정된 동기들이 회사측으로부터 고용 결정을 취소당하는 것을 보고, 나 역시도 근무 시작 일자가 두 번 연기되는 경험을 하고 느꼈던 불안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로스쿨 동기, 로펌 입사 동기들도 모두 불안해했지만, 내 경우는 외국인 신분이라 일자리가 없어지면 출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스트레스는 더 컸다. 경기는 회복되고 있고, 그에 따라 로스쿨 졸업생의 고용 통계도 더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다음에 닥칠 불확실성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그러한 불확실성을 감수하고서라도 진학을 할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은 중요하다. 주변의 미국 로스쿨 졸업생, 입학 허가를 받았다면 학교를 통해 소개받은 졸업생, 그게 아니면 관심이 있는 영역에서 실무를 하고 있는 변호사들에게 링크드인 등을 통해서라도 의견을 듣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또 그만큼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많은 불확실성을 감수하고서라도 내가 기꺼이 할 수 있는 공부인지, 일인지.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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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boksuk00 2017-03-31 17:58:58
Harcourt Trpohies 이런 쉬운 미국초등학교 교과서를 북캠으로 읽고 있어요.
영어가 한글처럼 술술 ^^ 재밌음
나는 북캠으로 해커스토익 보는 데 이거 꽤 쓸만해요.
쉬운 미국초등학교 교과서를 북캠으로 읽고 있어요. 영어가 한글처럼 술술 ^^
나는 북캠으로 해커스토익 보는 데 이거 꽤 쓸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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