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 행복한 대통령, 행복한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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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의 법과 정치 - 행복한 대통령, 행복한 국민
  • 법률저널
  • 승인 2017.03.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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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변호사·정치평론가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은 늘 생각보다 많고, 그들이 내세우는 공약 또한 많고도 다양하다. 그러나 가만 들여다보면 결국 그들의 명분은 하나 같이 자신을 초개같이 버려 나라를 발전시키고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들의 말이 이율배반적임을 금방 알 수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욕망의 산물이고, 이 권력의지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이름을 높이 떨치려는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욕망에서 오는 것인데, 이런 의지를 가진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욕망을, 공명심을 초개같이 버릴 수 있다는 말인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은 굳이 개인적 욕망을 국민이라는 포장지 밑에 감추어서는 안 된다. 오로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국민을 속이게 되면 개인의 사생활과 행복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런 대통령은 결국 불행한 대통령이 되고, 불행한 대통령은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골프장이 딸린 별장에서 지인들을 초청해서 2주간 여름휴가를 즐겼다느니, 저명인사와 호화스런 파티를 열었다느니 하는 뉴스를 많이 접한다. 대통령도 사람인 이상 휴가도 가야하고, 떠들썩한 파티에 가서 사람도 만나야 한다. 때로는 한적한 바닷가에 가서 낚싯대라도 드리우고 시원한 바닷바람에 머리도 식혀야 한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은, 국민들에게 나는 개인적으로 행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선언을 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정치인으로 살면서 유유자적하고 도사연할 수는 없다. 사실 과장과 거품을 덜어낸 언행, 남의 허물을 탓하기에 앞서 내 옷깃을 여미는 자세야말로 오늘의 정치인들에게 꼭 필요한 미덕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분주하고 경박하여 여유가 없으면 말이나 행동에 실수가 따른다. 급한 마음에 가당치도 않은 말을 억지로 끌어다 조건이나 이치에 맞추거나 신발을 신은 채 가려운 데를 긁는 식의 태도로는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도 없고, 가사 선택을 받는다 하더라도 대통령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대통령도 직업이다. 직업은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물론 대통령을 여타 직업과 같이 볼 수는 없는 것이지만 대통령 역시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을 청와대에 가두지 말고, 자신이 져야 할 짐의 무게를 스스로 키우지 말고, 일할 땐 일하고 휴가도 즐기는 그런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대선주자들은 과감히 선언하라. 나는 행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대통령 재임 중에도 가능한 국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소통을 많이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이다. 책상에 걸터앉아 보좌진들과 스스럼없이 담소를 나무며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 휴일엔 시민들과 대화하며 광장을 거니는 대통령, 우리도 이런 대통령을 보고 싶다.

대통령은 또한 무엇보다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일가친척이나 지인들과도 잘 소통하는 대통령이라야 한다. 입신양명이란 말은 효경(孝經)에서 유래했는데, 어쩌면 동양사상에서 입신양명을 효(孝)의 원리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개인과 가문의 행복과 영광이 있은 후에야 국가에 대한 충성도 가능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身體髮膚 受之父母(신체발부 수지부모) 우리의 몸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不敢毁傷 孝之始也(불감훼상 효지시야) 감히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요

立身行道 揚名於後世(입신행도 양명어후세) 몸을 세워 도를 행하고 후세에 이름을 날려,

以顯父母 孝之終也(이현부모 효지종야) 부모를 드러나게 하는 것은 효도의 마지막이다.

 

지금부터라도 대통령은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대통령과 국민들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 그 때 비로소 대통령도 국민도 모두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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