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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여성대법관 제청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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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여성대법관 제청 환영한다
  • 이상연
  • 승인 2004.07.24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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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영 대법원장이 23일 김영란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조무제 대법관의 후임으로 지명한 것은 인적구성의 다양성 확보 및 기수와 서열 위주의 기존관행을 타파한 점과 그동안 남성들로만 구성돼왔던 대법원에 최초 여성대법관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이번 제청은 반갑고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어느 조직보다 보수적이고 특히 여성에게 도통 문을 열어주지 않던 대법원 마저 여성을 대법관에 제청할 만큼 이제 법조계도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장관급 여성법관이 탄생한 것은 작년 8월 첫 여성 헌재 재판관이 된 전효숙 재판관 이래 두 번째지만 김 부장판사는 48년 제헌헌법 공포 이후 첫 여성 대법관이라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최 대법원장은 "법원 내외의 각계 각층으로부터 제출된 의견을 두루 고려하고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판능력과 건강, 자질, 인품 및 국민을 위한 봉사적 자세 등에 관한 철저한 심사작업을 통해 김 부장판사를 임명제청했다"고 밝혔다. 사법시험 20회인 김 부장판사는 작년 9월 임명된 김용담(사시 11회) 대법관보다 아홉 기수 아래 후배법관으로 종전 대법관 인사와 비교해 파격적이다 못해 혁신적이기까지 하다는 평이다. 미국과 일본의 여성 대법관이 각각 70대와 60대인 점을 감안하면 40대의 김 부장판사의 제청은 법관 인사시 기수와 서열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대법원의 달라진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번 최초의 여성대법관 제청을 계기로 향후 신임대법관 임명과정에서 기존의 대법관들과 차별성이 있는 인사들이 더 많이 임명되는 등 대법원의 인적 구성의 다양성이 확보되고 나아가 더욱 폭넓은 법원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모든 분야에서 개혁이 단행되고 있는 21세기에서 정의와 인권보호의 보루가 되어야 할 법조계가 관료화·서열화된 인사관행을 답습하고 있다는 오명을 벗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중에도 최종영 대법원장을 비롯해 5명의 대법관이 줄줄이 퇴임할 예정이어서 이번 대법관 지명의 여파가 향후 대법관 인선에 어떤 형태로 나타날 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인사는 대법원이 소수의 기본권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사법부 안팎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대법관 지명은 사회적 소수로 분류되는 여성·장애인·아동 등에 대한 섬세한 배려와 함께 전향적인 판결을 바라는 사회적 여망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김영란 후보자가 앞으로 어떠한 판결을 내릴 지에 관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김 부장판사가 보수적이며 남성일변이었던 대법원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보호하고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균형있게 반영하는 최초의 여성대법관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다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늦게나마 개혁의 시동을 건 대법원에서 더욱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대법관 지명과정에서 대법원장이 독단적으로 제청권을 행사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대법관 제청절차를 투명화했다는 점 역시 그동안 사법부 안팎에서 인사관행의 개혁을 요구해온 성과로 비춰진다. 지난해 소장판사들의 연판장 사태로 대별되는 대법관 제청제도 개혁의 핵심요구중 하나는 폐쇄적인 제청절차를 합리화하자는 것으로 대법원은 이번에 법원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대법관 제청자문위의 기능을 실질화시켰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법원장은 자문위에 무언의 압력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해 별도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뚜렷한 개선의지를 보여줬다. 첫 여성 대법관 임명제청이 여성이나 젊은 인재들에게는 꼭꼭 닫아걸었던 대법원의 문이 활짝 열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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