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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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68)
  • 박준연
  • 승인 2017.02.1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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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로펌의 구성원

로펌 조직을 생각하면 먼저 소속 변호사들을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변호사들만으로 로펌이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고객 대상 서비스는 물론 내부 조직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패러리걸은 변호사와 가깝게 일하면서 문서 관리, 행정 업무, 변호사의 감독 하에 고객 서비스 제공업무 등을 담당한다.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특정 업무 분야에 소속되어 주로 그 업무분야를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만큼 업무 분야의 전문성을 쌓게 된다. 업무 내용, 이력 등에 비추어 업무 평가와 승진 심사 등이 이루어진다. 우리 회사의 경우 패러리걸 업무 평가는 변호사 업무 평가와 상당히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변호사들은 또 비서들과도 가깝게 일한다. 우리 회사 내의 공식 명칭은 legal secretary라고 하는데, 그만큼 일반적인 비서 업무 외에도 회사 내에서 사용하는 고객 관련, 회계 등의 소프트웨어를 능숙하게 다루고, 법무에 대한 이해도 깊다. 회사 차원에서도 자주 연수를 실시하여 새 프로그램의 도입과 새로운 회사 방침 등을 공유한다. 나도 이런 변화를 따라가려고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모를 때 제일 먼저 담당 비서에게 물어보게 되고, 그러면 금세 답을 얻고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

사서들은 고객 업무 중 자료 조사를 도와준다. 많은 데이터베이스가 전자화된 지금은 데이터베이스별 사용법을 파악하고, 조사 내용에 따라 유용한 데이터베이스를 고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전세계적으로 운영되는 로펌에서 근무하는 하나의 특전은 하루 24시간 대부분 세계 어딘가에서 업무를 하고 있는 동료들이 있고, 필요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급한 자료조사가 필요하면 뉴욕 사무소를 비롯한 미국 사무소의 사서 이메일 리스트에 부탁을 하기도 한다. 미국 시간 새벽에 이메일을 보내어 자료 조사를 요청하면 필요에 따라서는 이곳 아침시간에 자료와 설명이 이메일로 와 있기도 한다.

뉴욕에 본사를 둔 중대형 규모의 로펌에서 전 세계에 사무소가 있는 지금의 회사로 옮겨오면서 낯설었던 용어 중 하나가 GSO이다. Global Services Office를 줄여서 GSO라고 부르는데, IT, 행정, 인사 등 로펌 조직 운영 업무를 어느 한 사무소에 소속되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차원의 지원을 제공한다는 의미이다. 전화나 이메일로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이지만, 정기적으로 다른 사무소를 방문하여 관련된 동료들을 만나고 연수, 회의를 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한다. 그 외에도 회사 경영의 현황이나 다른 정책 변화를 비디오 회의를 통해 공유한다.

또 GSO에 속하지 않더라도 회사 동료들의 직함을 보면, 물리적으로는 미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담당 업무로 미국 밖 사무소의 업무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있다. 이들의 직함에는 앞에 Global이 붙는다. 이와 유사하게, 업무 시간 외에 문서 편집과 관련된 도움을 받기를 원한다면, Glodocs라고 불리는 이메일 주소에 요청 내용을 설명하여 보낸다. 그러면 몇 분 이내에 답이 와서 그 요청을 접수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작업이 완료되면 다시 결과물을 받아보게 된다.

다른 전문직과 비교해서도 변호사는 소속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잦다. 회사 차원에서는 이런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힘쓰기도 하지만 일정 정도의 이직률은 업계의 불가피한 현실이기도 하다. 그렇게 변호사들이 오고 가는 상황에서 회사의 운영에 무엇보다도 큰 기여를 하는 구성원들이 위에 언급한 동료들이다.

마침 회사에서 패러리걸 업무와 관련된 위원회에 소속하여, 작년 가을에는 전세계의 패러리걸들이 모이는 연수 및 회의에 참석했다. 몇십 년 동안 일한 패러리걸 동료들의 경험을 들으면서, 서로 함께 일한 동료들 얘기를 하면서 이런 식으로 글로벌한 조직이 운영되는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감탄을 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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