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다음 명절엔 금의환향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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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다음 명절엔 금의환향 하세요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7.01.26 17: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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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우리나라는 새해 명절에 대한 색다른 시각이 있는 듯하다. 같은 동양 문화권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우리는 음력설에 비중을 두면서도 혹자들은 양력설을 세곤 한다. 그렇다보니 지인들에게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축복 인사를 양력에 할까 음력에 할까 망설이게 된다.

사법시험, 5급공채(행정고시), 변리사시험, 법무사시험, 각종 공무원시험 등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양력설이든 음력설이든 꽤나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은 명절이다. 대다수가 백수신세여서다. 수험공부를 잠시 접고 명절을 쉬려면 친인척들의 “공부는 잘 돼 가냐” “언제 합격할래” “이젠 그만하고 다른 직장을 알아보지” 등과 같은 가시 돋친 압력에 주눅이 들곤 한다.

특히 고등(자격)고시는 매해 연말경에 합격자가 발표 나다 보니 친인척들이 모이는 설은 가장 피하고 싶은 명절인지도 모른다. 해를 거듭할수록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각종 고시, 공무원시험의 경쟁률도 상상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보니 합격은 요원하고 노력은 가중된다. 그래서 합격기간도 더 늘어나는 것이 이제 일반화된 모습이다. 합격이라는 달콤함을 맛보고 싶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친인척들의 눈치를 피하고 싶은 심정도 있지만 수험서 한 페이지라도 더 학습해야 한다는 심적 압력에, 명절은 남의 일이 되곤 하는 것이 이 맘 때 수험가의 모습이자 수험생들의 애환이다.

매년 명절 때가 되면 “다음 명절에는 금의환향 하십시오”라며 고시촌 소재 한 교회가 본지에 광고를 해 오곤 했다. 금의환향(錦衣還鄕). 사전적으로는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으로, 벼슬을 하거나 크게 성공하여 고향에 돌아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사극에서 흔히 보았던, 주인공이 과거시험에 장원급제해 말에 올라 비단 옷에 복사꽃을 꽂은 관모를 쓰고 마을어귀에 들어서는 모습이랄까.

구태한 표현을 왜 쓰느냐며 혹자들은 나무랄 듯하지만, 나름 성공한 이들에게 이만한 표현이 어디 있을까 싶어서다. 사법시험이든, 행정고시든, 9급 공무원시험이든, 경찰시험이든 실력하나만으로 공개경쟁을 통해 합격한다는 것 자체가, 남부럽지 않는, 금의환향이지 않을까 싶다. 이미 시험 한방에 벼락출세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그래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그 심적 기쁨만은 족히 비단옷을 입고도 남을 만하지 않을까. 기업체 취업이든, 개업이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성취감을 만끽하는 것 또한 금의환향이기는 매 한가지다.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려워지고 있는 취업시장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직업군을 택한 뒤 도전을 통해 이루는 성취감은 먼 옛날 과거시험에서의 장원급제와 무엇이 다를까 싶다.

수험가에서는 로스쿨 출범 이후 ‘사법시험’이 폐지되면 5급공채, 각종 법률유사자격시험이 무너질 것이며 심지어 7·9급 공무원시험, 경찰, 소방시험마저 늘어나는 변호사들을 위한 경력채용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적잖게 나오곤 했다. 이것이 현실화되는 것은 아닐까 모두들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더미래연구소가 5급공채를 폐지해 7급공채에 통합하자는 의견을 내 놨다. 전국의 공채 준비생들의 반발이 일파만파다. 결국 5급은 경력채용만으로 이뤄질 것이며 거기에는 가진 자들만이 채용될 것이라는 불만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공식적 의견이 아니다고 해명을 내 놓고 있지만 수험생들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우린 먼 옛날 과거급제 같은 신분상승이나 금의환향은 원하지 않는다. 다만 누구나 노력해서 원하는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기회의 통로는 열어두라” 등과 같은 수험생들의 굵직한 메아리는 오히려 공정사회를 위한 경종이 되고 있는 듯하다.

취업준비생들 숨이 막힐 정도로 채용제도가 급변하는 듯하다. ‘공채’의 붕괴를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패와 어떻게든 ‘채용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창의 싸움은 계속될 듯싶다.

채용제도가 더 혼란해지기 전에 빨리 합격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인 듯하다. 여튼, 다음 명절에는 수험생들 모두가 금의환향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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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더럽네 2017-02-01 23:43:31
민주당 깝치는건 알아줘야함 레알 새누리 개혐오하는데 이런짓 저지르는 민주당도 그나물 그밥같다.. 다 싹 잘라버리고 없애버리고싶음 이나라 정치인들ㅡ

ㅇㅇ 2017-01-27 21:59:01
국가고시 국내 최대사이트 법률저널 기자님들이 그래도 수험생들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해주시는 듯 ㅎㅎ 좋은 기사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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