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의 정치학-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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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인공
  • 신희섭
  • 승인 2017.01.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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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 베리타스법학원전임

2017년 1월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다보스포럼이 개최되었다. 다보스포럼의 정식명칭은 세계경제포럼이다. 다보스 포럼은 1971년 하버드 대학교수였던 클라우스 슈밥이 설립한 민간단체로 영향력있는 기업인, 언론인, 정치인 등이 참여해 세계 경제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단체이다. 작년 2016년 다보스포럼은 4차 산업혁명을 중심화두로 잡았다. 4차 산업혁명의 담론이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도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중심 이슈로 한 세계화를 다룬다.

물론 다보스포럼에 대해 불쾌해 하는 사람들도 많다. 다보스 포럼이 세계화와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를 맹신한다는 것이다. 대안담론을 제안하고 있는 정치인, 사회학자, 민간운동가들은 다보스 포럼에 대항하기 위해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을 만들기도 하였다.

다보스포럼이 주도하는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타당성과 반세계화의 가능성은 이 칼럼의 주된 화두는 아니다. 다보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4차 산업혁명과 그 주역이 누가 될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다소 생경할 수도 있는 이 개념은 우리 실제 삶에도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6년 3월 우리는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기사의 대국을 보았다. 2016년 12월 인천 길병원은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의사 ‘왓슨(Watson)’을 도입했다. 현재 왓슨은 암 환자 진료를 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인간 펀드 매니저를 대체하는 인공지능펀드 매니저가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다. 더 익숙한 것은 자동차의 자율주행이다. 구글에서 주도적으로 수행했던 자율주행기술은 이제 고급자동차들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보스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이 강력하게 밀고 있는 담론인 4차 산업혁명은 말 그대로 새로운 경제를 이끌면서 정치,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실하다. 일상에 너무나 가깝게 왔을 뿐 아니라 그 영향이 기존 산업혁명들과 다를 것이라는 점에서 선진국가들은 현상파악과 대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이 중심이 되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가고 있고 중국 역시 발 빠른 대응방안을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에 한국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10개 부처가 공동으로 `지능정보사회 중장기종합대책`을 마련하고 6개 부처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을 출범시킨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 내에도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정부 뿐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활발하다. 이런 노력은 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그 영향이 미치는 범위를 예측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를 던진 클라우스 슈밥회장의 정의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란 21세기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과 더 저렴하고 작고 강력해진 센서와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등을 이용하여 물리학, 생물학, 컴퓨터, 나노기술 등의 기술약진이 융합하여 분야별로 교류하는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단순화하면 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여 생물, 화학, 산업등의 분야를 융합시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실적인 이해를 위한 사례를 들어보자. 4차 산업혁명의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단 한 대도 자신의 택시를 보유하지 않은 전세계 1위 택시회사 우버와 자신의 부동산을 가지지 않은 전세계 1위 여행업체인 에어비앤비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로 새로운 경제모델을 창출했다. 온라인의 인터넷과 오프라인상 실물인 택시나 주택이 결합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혁신적인 영향력은 명암(明暗)을 가지고 있다. 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은 4차 산업혁명의 암(暗)적인 측면으로 노동의 실종이 부각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들이 늘고 있다. 과거 1차 산업혁명기 양모산업으로 농민들이 설 곳이 없어진 것이나 러다이트운동(Luddite Movement)처럼 노동자가 기계를 파괴하던 사례를 들어 벼랑 끝에 선 노동과 실업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의 종언과 실업의 두려움은 확실히 국내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좀 더 큰 틀에서 4차 산업혁명을 볼 필요가 있다. 거대한 역사적 흐름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국가가 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보면 각각 산업혁명을 주도한 국가가 시대를 지배했다. 1760-1840년대에 있었던 증기기관을 필두로 한 1차 산업혁명은 영국이 주인공이었다. 그 덕에 영국은 세계 패권국이 되었다. 반면에 1890년대에서 1900년대 초에 진행된 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철도산업을 상징으로 한다. 2차 산업혁명은 미국과 독일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가 되게 하였다. 미국은 이 시기에 20세기를 지배할 수 있는 패권국가의 토대를 만들었다. 1960년대 이후 1990년대 까지 진행되면서 컴퓨터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발전한 3차 산업은 미국이 주인공이었다. 3차 산업혁명은 1970년대 쇠퇴한 미국을 다시 부상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할 때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우리시대의 변화를 관통하는 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이 여전히 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일 것인지 중국이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것인지는 향후 패권구조의 변동의 중심변수이다. 강대국 독일의 부상도 재고해 볼 수 있다. 권력의 거대변동을 예측하게 하는 4차 산업에서 한국은 과연 어떤 위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재는 개항기이후 조선이 받은 압력보다 더 강한 권력변동의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지금 진행 중이다. 거대한 권력변동의 시대는 트럼프시대의 불확실성과 중국의 압박과 일본의 보수적 민족주의강화라는 요인들이 결합하여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19세기 조선이 위정척사와 개화 사이에서 다투었듯이 지금 대한민국 역시 날 선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는 누가 있을까? 오늘 탄핵과 탄핵이후를 걱정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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