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스스로 밥그릇을 내려놓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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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스스로 밥그릇을 내려놓으세요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7.01.13 10:59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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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기자는 최근 대한변호사협회가 주관하는 로스쿨 관련 토론회에 참석했다. 로스쿨의 문제점과 개선방법에 관한 수많은 토론회를 취재해 왔지만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만이 참여한 연구와 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만이 의견을 내는 형태의 토론회는 처음이었다.

이 날 토론회에서 가장 중심적으로 다뤄진 화두 중 하나는 로스쿨의 교육의 질 개선 측면에서의 실무교육 강화 방안이었다. 다양한 실무교육 강화 방안 중에서도 특히 ‘실무교원 비중 강화’ 문제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현행 법령상 로스쿨은 실무교원 비중을 20%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또 여기에는 한국 변호사 뿐 아니라 외국 변호사 자격을 가진 자와 유사법조직역도 포함해 실무교원으로 집계하고 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실무교원을 ‘한국 변호사’로 지금보다 상향된 기준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로스쿨에 자리잡고 있는 이론 교수들을 내쫓을 수는 없고, 이들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새롭게 실무 교수를 선발할 여력이 없으니 점진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일부는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론 교수들의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토론회에 참가한 한 청중은 부장판사로 재직하다가 모 지방 로스쿨의 실무 교수로 재임했던 시절 겪었던 이론 교수들의 ‘텃세’를 격앙된 목소리로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론 교수들의 반발이 상상이상이었고 그로 인해 교직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전하며 “실무교원 비중을 급격히 늘리는 경우 자기 목숨이 걸린 이론 교수들이 강력히 반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어찌보면 이런 논란들이 모두 ‘로스쿨은 무엇인가’, ‘로스쿨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찰 없이 졸속으로 도입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해도 제도가 도입돼 시행된지 어느새 10년, 아직도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내려지지 않은 것은 좀 심각하지 않나 싶다.

대륙법계 특유의 방대한 이론에 실무까지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충실히 교육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과욕이었으며 그로 인해 로스쿨은 다양한 인재를 전문성을 갖춘 법조인으로 키워낸다는 당초 도입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표류하고 있으며 학문으로서의 법학도 고사되고 있는 상황이 도출되고 말았다.

실무교원을 늘려야 한다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주장은 로스쿨이 학자가 아니라 실무를 하는 법조인을 키워내는 곳이라는 점에서 타당하다. 개선방법을 안다면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기존 이론 교수들의 ‘밥그릇’을 지켜주기 위해 엄청난 학비와 시간, 노력을 들여 제대로 된 실무교육을 받기 위해 로스쿨에 진학한 학생들의 권리를 희생시킬 수는 없지 않겠는가.

로스쿨 제도를 정착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로스쿨이 갖춰야 할 본연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학문으로서의 법학을 살릴 수 있는 방법도 더 절실하게 모색해야 한다. 로스쿨이 인가된 대학에 법학부를 부활시키고 일정 기준을 충족한 대학은 모두 로스쿨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나, 로스쿨을 완전히 개방할 수 없다면 적어도 예비시험 정도는 마련해 법학부가 생존할 길을 열어주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비법학전공자와 법학전공자를 별도로 교육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로스쿨 교수들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런 비판을 부정하려면 교수들이 먼저 자신들의 밥그릇에 연연하지 않고 올바른 길을 찾는 데 앞장섬으로써 진정으로 법학이라는 학문의 발전과 제자들의 교육과 성취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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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운 교수님 2017-01-20 01:18:02
의견이 가장 공익에 부합한 모델
법학부 부활후 로스쿨은 실무중심(법학사 중심으로 선발)
예시도입(정원제한을 통한 변시합격률 보장+로스쿨 교육과정 개선전제하)

저거 2017-01-13 18:10:32
실무교원 늘려야 한다는 건 사실 내용을 뜯어보면 '변호사(자신들)를 교수로 채용하는 걸 늘려서 변호사 시장을 좀 더 여유있게 해달라'는 건데... 최근 공공기관의 변호사 의무채용을 도입해 달라는 얘기가 튀어나오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밥그릇 문제고.
ㅋㅋ 교수들 로스쿨 도입 적극 찬성하면서 '법조 교육경력자에게 변호사 자격증 무시험 부여'같은 떡밥에 낚이고, 요구하고 했었는데, 이제 그게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거다 ㅋㅋㅋㅋㅋㅋ

ㅇㅇ 2017-01-13 15:14:10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은 쓴 기사 티가 너무 납니다. 논리도 없고....

ㅇㅇ 2017-01-13 12:53:02
공감가는 기사입니다.

로스쿨 교수들은 자기들이 길러낸 법조인들 쪽방변호사로 전전하며 일부는 접대부 역할까지 하는 집사변호사도 생겨나는 판에 그들은 1억연봉에 배 땅땅 치면서 로스쿨은 좋은 제도라고 거짓말 하고 있죠.

장학금도 국민세금으로 충당해가면서 말입니다.

음서제 유라스쿨은 폐지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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