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핵 촛불이 커진 것은 ‘신분제 사회’에 대한 분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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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핵 촛불이 커진 것은 ‘신분제 사회’에 대한 분노다
  • 법률저널
  • 승인 2017.01.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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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송박영신’을 구호로 지난 연말에 10차 집회를 마쳤다.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시민 참여의 직접적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등 주변 인물이 헌정을 파괴하고 국정을 농단한 데 대한 분노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탄핵 촛불은 그 이면에 있는 구조적 원인에 대한 대중의 절망과 답답함에서 찾아야 한다. 탄핵 촛불이 더욱 커진 것은 청년 실업과 부(富)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이 주된 원인이 더 크다.

불평등한 부의 대물림은 상속과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지다보니 계층의 이동은 더욱 어렵게 되고 있다. 상속과 교육이 계급 간 격차를 더욱 고착시키는 기제로 전락해버렸다. 자녀의 명문대 입학은 부모의 재력에 좌우된다는 세간 인식은 그러한 현실을 반영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절반 이상이 ‘노력해도 지위를 높이기 어렵다’ ‘자식 세대에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세태에 따라 젊은이들 사이에서 금수저, 흙수저 등 수저 계급론이 유행하고 있다. 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에 따라 개인의 계급이 좌우된다는 표현으로 불평등이 세습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 대한 반감이 투영되어 있다.

위정자들은 입만 열면 법치주의를 운운해왔지만 정작 금수저 계급에게는 ‘법 앞의 평등’도 비켜 가는 세상이다. 힘있고 ‘빽’있는 사람의 자제는 취업에서도 특혜를 누리며 수저 계급론에 따른 보통 국민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왔다. 최근 금감원에선 로스쿨 출신 변호사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져 전(前) 임원이 검찰에 고발됐다. 대한법조인협회(회장 최건 변호사)는 지난 2일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 김수일 전 부원장보, 이상구 전 총무국장을 재직 시 로스쿨 출신 변호사 A씨를 2014년 부정 채용함으로써 직권 남용, 업무방해 의혹이 있다며 A씨 포함 4인을 서울남부지검에 형사고발했다.

대법협은 고발장에서 “금감원이 법률전문직 채용을 시작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로서 최소 1년 이상, 어떤 해에는 최소 2년 이상의 금융회사 및 법무법인 근무경력을 요구했던 것과 비교해 매우 파격적인 것”이라며 “평균 3.7년 이상의 관련 실무 경력을 보유한 다른 변호사 8인과는 달리 A변호사는 변호사시험 합격 후 6개월의 실무수습기간도 거치지 않아 단 하루의 실무경력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대법협은 또 “최 전 원장은 로스쿨을 갓 입학한 A씨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을 때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경력을 쌓도록 사무보조원으로 채용했고 졸업과 동시에 김 부원장보와 이 총무국장으로 하여금 채용조건 및 대우까지 바꿔 임씨를 채용시켰을 것”이라며 A씨를 위한 ‘맞춤형’ 특채라고 지적했다.

A씨는 최수현 전 금감원장과 행정고시 동기인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다. 금감원은 내부 감찰을 벌여 2014년 당시 총무국장이었던 이상구 전 부원장보가 ‘경력 적합성 등급’ 등을 임의로 올려줘 A씨가 합격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채용특혜 의혹이 일자 지난해 12월 사직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검에 관련자를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한 상황이다. 감사원 또한 최근 금감원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번 금감원 특혜채용은 수저 계급론이 단순히 경제적 불평등만이 아니라 권력의 불평등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수저 계급론은 인간이 자유롭게 평등하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금·은·동·흙수저라는 신분을 입에 물고 태어난다는 대세적 현실을 잘 묘사하고 있다. 촛불 민심은 한국 사회가 더 이상 자유로운 계층 이동이 가능한 개방된 자본주의가 아니라 그것이 차단된 ‘세습적 자본주의’로 향하고 있다는 경고다. 위정자들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는 사이 계층의 고착화로 청년들은 희망을 잃고 있다. 부와 권력의 불평등이 기회 불평등으로, 기회 불평등이 부와 권력의 불평등을 낳는 악순환을 끊는 것은 우선 기회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없애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활발한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복원되는 새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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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2017-05-11 15:24:48
그 결과 최근 검찰은 임 전 의원과 최 전 원장 사이에 채용 청탁 의혹은 증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의원은 "제가 스스로 조사해 달라고 검찰에 진정서를 냈고 핸드폰도 자진해서 제출했다"며 "청탁 의혹이 제기된 당시는 총선에서 낙선한지 2년째로 아무런 활동이 없던 시기였다. 검찰도 청탁이 없었던 것으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팩트체크 2017-05-11 15:24:13
법률저널이 찌라시 수준이라는 욕을 안먹으려면 비판도 팩트에 기초해서 해야지

금감원 변호사와 전직 의원 모두 무혐의, 청탁 없었던 것으로 수사 결론

[기사] '아들 채용 청탁 의혹' 임영호 "검찰서 무혐의"

최근 검찰 수사 결과 발표...임 전 의원 "가족 모두 힘들었다"
http://www.dtnews24.com/news/article.html?no=419610

ㅋㅋㅋ 2017-01-11 23:25:01
ㅋㅋㅋㅋㅋ 기승전 사시존치네

사시병 걸린 귀신새끼도 아니고

박근혜 일당들이랑 붙어먹어서 영혼을 판 주제에

이제와서 촛불민심까지 이용하네 ㅋㅋㅋ

사시에 미친 귀신새끼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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