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험생, 이기심 버리고 배려심 길러야
상태바
[기자수첩] 수험생, 이기심 버리고 배려심 길러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7.01.03 12:1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률저널=이인아 기자] 혼자 술을 먹으면 혼술, 혼자 영화를 보면 혼영, 혼자 여행을 가면 혼행... 요즘 이런 단어조합이 유행인 듯 하다. 어떤 행위에다가 앞에 ‘혼’자만 붙이면 장땡이다. 누가 지어냈는지 부르기도 쉽고 이해도 빠르고 센스 있게 참 잘도 지은 것 같다.

혼자 밥 먹고 술 먹고 커피 먹고 뷔페가고 영화보고 여행가고 쇼핑하고.. 요즘같이 거친 세상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일부러라도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 해보는 자세가 필요한 듯 싶다. 이에 비춰 수험생들도 혼자 하는 생활에 익숙할 것으로 생각된다. 혼자 생활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그 이상으로 홀로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혼족을 기꺼이 택하는 직장인이나 일반인과 달리 수험생들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혼자, 단독으로 행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공부를 해야 하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혼자서 하는 생활이 당연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그래야 수험생입장으로 구색을 갖춘 것이라 판단도 들겠지만, 기자는 수험생들이 공부를 이유로 스스로를 틀에 가둬놓고 굳이 고립된 생활을 자처하지는 않길 바라는 바다.

고진감래의 심정으로 혼자 묵묵히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인간, 속세와의 단절까지 가는 수준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인 것이다. 기자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외부와 단절된 수험생활을 할 때 형성된 성격이 시험 합격 후 일선에서 업무할 때 직원 간 소통하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한 한 공무원의 말을 들어서다.

수십 년 전에는 계급사회가 일반적이었다. 집에서든 회사에서든 상하관계가 뚜렷했던 것. 가족 구성원은 대가족으로 나이순대로 서열이 하늘같이 지켜졌고, 장남, 장손, 삼대독자의 위치는 그 자체가 권력이기까지 했다. 할아버지의 말 한마디는 곧 법이었을 테다. 회사에서도 ‘지시는 위에서 밑으로 내려간다’는 마인드가 강해 직급이 주는 상하관계가 강했다. 지금 보면 ‘놀랄 노’자의 일이지만 그 시대에는 그런 환경, 세태가 당연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어떠한가.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한편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을 30분도 안 돼 전 국민이 알 수 있을 만큼, 굳이 어렵사리 빵집 미팅자리를 잡지 않아도 휴대전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사이버 미팅을 통해 맘에 드는 상대를 골라잡을 수 있을 만큼 기술의 발달을 이루게 됐다. 1인 가구 급증의 흐름을 타 앞서 말한 혼족 생활을 하기에 충분한 정보가 다 제공되고 실현가능토록 사회가 만들어져가고 있다. 또 누구라도 여러 채널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낼 수 있을 만큼 소통이 보편화되기도 했다.

2,30년 만에 시대가 하늘과 땅차이로 변한 것이다. 각 시대가 가진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시대가 더 낫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두 시대를 다 살아본 사람들, 특히 공직 생활을 꽤 오래한 공무원들은 이런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회변화에 요즘 공무원 수험생들이 자칫 남을 배려하는 마음보다 이기심, 자기위주로만 생각하는 마음만 갖고 나중에 공직에 들어오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은 최근 몇 년 새 임용된 신임공무원들을 보면 이전보다 자기중심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1인 가구가 늘고 혼자서도 뭐든 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조성돼 있는데다가 또 요즘 부모들이 많아야 아이를 한 둘만 낳기 때문에 애지중지하면서 키워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기보다 오로지 나 자신, 내가 최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 이기심을 갖게 됐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옛날 시대를 살아온 공무원들은 가족, 회사에서 철저하게 서열대로 살아온 탓에 자신이 억울한 일이 있더라도 윗사람 말에 수긍하면서 살았고 그것이 당연하게 여겨졌었는데 최근 공직 현장을 보면 시대가 바뀌어서인지 배려하고 수긍하는 자세보다 이기적인 면이 더 많이 띈다는 설명인 것이다. 그래서 공부할 때 혼족 생활을 하더라도 가족, 주위사람들을 한 번 들여다보고 공무원으로서의 마음가짐도 다잡고 이기심이 아닌 배려심을 가질 수 있도록 스스로 환기를 시켜보라는 것이다.

최근 여러 기관이 공무원 면접에서 인성, 예의를 주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인성검사를 따로 실시하기도 하고 면접에서는 이 부분에 무게를 두고 평가를 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강화된 면접으로 공무원 인성이 덜 된 자들을 그래도 걸러낼 수 있었다는 게 시험 주관 측의 의견이었다. 현직공무원 다수가 전하는 “이기심을 버리고 배려심을 기르자”는 조언을 수험생들이 좀 더 귀담아 들었으면 한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17-01-04 06:57:38
위계질서?
내가 국가를위해일하겠다고 공부한거지 위계질서인정하고
갑질등 내자존심까지
굽혀가며 일하려고
공부한거아니다 누구든 나한테 아니꼽고 부당하게 굴면
화도내고 부당함에 반발도 가져야한다 내권리 내 인권은 내가지키는거다

수험생 2017-01-03 21:53:09
요즘 제가 빠져있는 딜레마랄까 그런 거에 도움이되는 글이네요 예전보다 점점 이기적이되어가는 데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