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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36)-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고성춘  |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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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7  13:3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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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체질이라고 본다. 우선 공부를 잘 하려면 오랫동안 잘 앉아 있어야 하는데 만화책을 보는 경우라면 누구나 잘 앉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단어들로 나열된 문어체 위주의 딱딱한 수험서라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만화책같이 재미있는 수험서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문의 성과는 몇 단어로 표현되기 때문에 단어 자체가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미가 압축된 용어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내용은 딱딱해 질수밖에 없다.

그러면 이런 책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 그동안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책을 읽는 마음자세 

對書勿欠, 對書勿伸, 對書勿睡, 若有 咳, 回首避書,  紙勿以涎, 標旨勿以爪.
; 책을 대해서는 하품을 하지 말고 기지개를 켜지도 말며 졸지도 말아야 한다. 기침이 날 때에는 머리를 돌려 책을 피하고 책장을 뒤집되 침을 묻혀서 하지 말고 표지를 할 때 손톱으로 해서는 안 된다. -朴趾源 

이와 같이 박지원은 진리가 담긴 책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책에 대한 사뭇 경건한 태도를 가졌다. 또한 퇴계 이황은 아무리 피로해도 책을 누워서 읽거나 혹은 흐트러진 자세로 읽은 일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만일 이런 정신으로 읽는다면 공부 못할 사람이 한명도 없을 것이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보면 앉아있는 모습만 봐도 그 사람이 어떤 정신상태에서 공부하고 있는지 대충 알 수 있다. 좋은 자세로 책을 읽으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정신 집중이 되는데 반해 허리를 꾸부정한 채로 책을 읽으면 기운도 꾸부정해져서 머리가 맑아지지 않는다. 집중해서 책을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의자 앞쪽에 앉아있게 된다. 의자에 앉을 때는 다리는 약간 벌린 채 앉되 될 수 있으면 다리를 꼬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제일 짜증나는 사람은 볼펜을 정신없이 돌리는 사람이다. 그는 습관적으로 돌리겠지만 맞은편에 있는 상대방은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눈동자가 연필 돌아가듯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을 집중해서 책을 보는 것은 아니다.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 마음이 있지 아니하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밥을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 -大學- 

마음을 집중시키지 않고 책을 읽으면 눈은 책에 있으나 마음은 어느덧 콩밭에 가 있다. 손으로 책장은 넘기지만 글의 뜻이 파악되지 않는 것은 다 마음이 전일(全一)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암 박지원은 ‘책을 읽을 때는 마치 어린아이가 엄마 젖을 빨듯이 하고 처녀가 자기 몸을 지키듯 해야 한다’고 하였다.

원리를 이해한다 

자기가 공부했던 내용을 머릿속에 저장하고 1년 내내 유지할 수만 있다면 공부가 별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자주 잊어버린다는데 있다. 공부해야할 분량은 많은데 자꾸 잊어버리니 짜증도 나고 화도 나고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공부할 내용 전부를 암기하겠다는 생각만 버리면 된다. 책에 있는 세세한 내용까지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書不必多看, 要知其約.
; 책은 반드시 많이 읽을 필요가 없고 그 핵심을 알아야 한다. -程伊川 

책 내용을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내용들을 이어주는 원리를 이해한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느 과목이든지 그 과목 전체에 흐르는 원리가 있게 마련이다. 구슬이 세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그것을 파악해 내는 것이 급선무이다. 예를 들어 집을 지을 때 기둥을 먼저 세우고 지붕과 담을 쌓듯이 공부도 우선 원리를 먼저 파악하고 그리고 나서 살을 붙여나가는 것이다. 일단 한번 원리를 알고 나면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눈을 감아도 그 과목 전체가 떠오르고 수험생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면 공부가 힘들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빨리 원리를 파악해 낼 수 있을까.

①所貴乎講學者, 爲其實用也.
; 공부를 함에 있어서 제일 귀하게 여기는 점은 그것을 실용하는 데 있다. 공부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글 잘한다는 이름을 날리기 위한 것이 아니 라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朴趾源
②讀書三到(독서삼도)
독서하는 데는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고, 마음으로 깨우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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