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죽마고우와의 약속, 양과 합격 이뤄낸 권병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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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죽마고우와의 약속, 양과 합격 이뤄낸 권병철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6.12.20 15:01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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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철·2016년 제58회 사법시험·제34회 법원행시 합격
         대구 대륜고·영남대 법학과 졸업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길로 나아가고 싶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한 것이 합격 비결”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올 법원행시에서는 사법시험과 동시에 합격한 양과(兩科) 합격자가 두 명이나 나왔다. 그 중 한 사람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인재가 되리라는 죽마고우와의 다짐을 현실로 이뤄낸 권병철씨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법원행시까지 도전한 이유에 대해 권씨는 “초·중·고등학교 시절을 같이 보내고 군복무도 함께 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함께 고시공부를 시작하면서 각자 행정부 공무원, 사법부 공무원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인재가 되자고 다짐했다”며 “법치주의의 수호와 사법질서를 확립할 수 있는 법원 소속 공무원이 되기 위해 법원행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2005년 영남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해 학교 고시반에서 사법시험과 법원행시를 함께 준비했다. 사법시험 정원이 점점 줄면서 사법시험 준비반 인원도 급감했고 그에 따라 고시반 체제가 로스쿨 준비반으로 바뀌면서 2013년부터는 신림동에서 공부를 했다. 사법시험은 2013년 처음 1차에 붙은 후 2차 네 번째 도전인 올해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법원행시는 사법시험에 도전하며 매해 1차에 도전했으나 높은 벽 앞에서 불합격을 거듭했다. 지난해에는 1문제 차이로 법원사무직에서 고배를 마신 뒤 올해 등기사무직으로 직렬을 변경하고 처음으로 1차 합격을 이뤘고 그대로 최종합격까지 달성했다.

많은 수험생들이 부러워할만한 성과를 이룬 소감을 묻자 권씨는 “다행스럽고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사법시험과 법원행시 모두 답안을 작성하며 실수가 있었는데 마음을 비우자고 생각하면서도 머릿속으로 혼자 채점을 하며 좌절했던 나날이 있었는데 걱정에 비해 결과가 좋게 나와 매우 다행스럽다”며 “그리고 국가와 국민에게 법조인으로서, 사법부 공무원으로서 봉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매우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양과 합격 비결에 대해서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권씨는 “사법시험을 4일간 치르고 나면 사실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은데 저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부모님을 생각하며 쉬지 않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준비한 덕에 양과 합격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법시험 2차시험을 치르고 법원행시 1차까지는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게다가 유예제도가 없어진 상황에서 직렬 변경까지 하면서 더욱 시간이 촉박했을 터. 어떻게 시간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는지 그의 수험 노하우가 궁금했다.

권씨의 경우 사법시험과 동시에 준비했기에 헌법, 민법, 형법의 기본기는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1차는 시험 직전 한두 달을 법원행시의 유형에 맞춰 준비하는 전략으로 접근했다. 과목 수가 적다는 점을 활용해 아침기상, 점심, 저녁, 심야시간에 1시간 정도씩 자습 스터디를 하면서 꾸준히 문제를 풀었다. 법원행시 및 법원관련 시험의 기출문제는 당연히 준비를 했고 여기에 최신판례와 조문을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매일 3법 문제를 조금씩이라고 풀면서 문제풀이의 감을 유지했다. 최근 학원 모의고사 등을 통해 최신 법령이나 판례, 기출을 상기할 수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됐다.

한 달 마무리 공부는 OX 문제집에서 헷갈려 하는 문제나 틀렸다고 표시된 횟수가 3번 이상 넘어가는 문제에 작은 포스트잇을 붙여둔 것만 빨리 여러 번 보면서 회독수를 늘렸다. 권씨는 “법원행시 1차는 법원관련 기출문제의 확실한 장악과 매일 3법 문제를 꾸준히 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법원행시 출제유형에 맞춘 문제풀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차는 직렬 변경으로 인한 등기법 시간확보가 최우선 과제였다. 6월말까지 사법시험 2차를 치르고 1주일가량 본가에 내려가 휴식을 취한 후 바로 논술식 부동산등기법 교재를 사서 법무사 2차강의를 들었다. 이 때 짬짬이 1차 준비를 함께 했고 법무사 강의를 모두 들은 후에는 1차 공부에만 집중했다.

본격적인 2차 준비는 1차시험을 마치고 시작했다. 법원행시가 법원이 주관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우선 법무사시험을 참고했다. 민법과 민사소송법은 법무사 사례 교재를 사서 자습스터디 시간에 봤고 민법은 매일 1장씩 법무사, 법원행시, 법원승진, 변호사시험 기출문제 답안을 작성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민소법, 민법, 행정법, 부동산등기법을 매일 봤다.

권씨는 “등기직렬의 경우 공통과목인 행정법, 민소법, 민법의 점수를 엄격하게 채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올해는 특히 행정법에서 과락이 많이 나왔는데 행정법의 확실한 내용 이해와 암기가 중요한 듯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가 2차시험 공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답안작성을 많이 해보는 것’이다. 권씨는 “특히 등기법의 경우 답안지를 매일 쓰지는 못했지만 매일 주제 3~4개 정도는 외우려고 노력했다”며 “등기법은 휘발성도 강하고 생소한 법이라 답안의 틀이 낯설 수 있기 때문에 법전에서 찾아서 쓸 수 있는 것과 아닌 것들 그리고 개념암기와 포인트가 되는 선례나 예규 등을 외우려고 노력하면서 매일 꾸준히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답안작성에 대해서는 “문제 유형에 따라 달라야 하지만 결론과 논거를 묻는 문제는 ‘1. 결론 2. 논거 ①-②-③’의 형식으로 써는 것이 문제에 부합하는 답안 구성이지 않나 싶다”며 “문제가 묻는 문제에 대한 답을 반드시 별도의 ‘결론’이라는 목차로 적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공무원시험이 전반적으로 면접을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법원행시도 과거 2차 합격은 곧 최종합격이라는 공식이 무너지고 매년 탈락자를 내고 있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또 다른 난관이 된 면접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을까. 권씨는 “<법률저널> 법원행시 게시판에서 2차 합격자를 모아 집단 토론에 대비한 연습을 했고 근처에 사는 합격자들과 서로 질문해주고 답변하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면접에서는 자신의 평소 생각을 떨지 않고 진솔하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집단토의에서도 토의 내용보다 토의하는 자세를 본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상대방의 발표 내용을 적으며 경청하는 모습이나 발표순서가 겹칠 때 양보하는 모습 등 조직문화에 어울릴 수 있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모든 어려운 난관을 돌파하고 양과 합격을 이룬 지금도 그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그는 “2년여의 기간 동안 많은 공부와 고민을 하겠지만 공직에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길로 나아가고 싶다”고 수험을 시작했을 때와 같은 포부를 펼쳐보였다.

초심을 되새김과 동시에 권씨는 “사법시험과 법원행시를 준비하는 기간에 대학 고시반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고 이후 2차시험은 서울에서 준비를 했는데 부모님과 누나의 경제적 지원을 받았다. 내 스스로 이뤘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은 여러 사람의 지원과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며 “앞으로 법원공무원으로서 공무를 수행하게 된다면 국가와 국민에게 올바른 공무수행을 되갚으라는 명령으로 생각하고 항상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새롭게 마음에 새겼다.

짧지 않은 수험생활, 거듭된 불합격에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끝에 이뤄낸 합격이다. 그 동안의 경험은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에 고스란히 담겼다. 권씨는 “포기하지 마십시오. 오로지 자신만이 증인인 시련을 견뎌낸다면 반드시 결과는 빛날 거라 생각합니다. 실력은 시나브로 성장합니다. 지금 당장 실력이 느는 거 같지 않더라도 열심히 한다면 자신도 모르는 와중에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시리라 믿습니다”라고 진심을 담아 수험생들을 격려했다. 공부하는 시간을 체크하면서 나태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공부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더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영광을 얻기까지 그를 응원하고 또 같은 꿈을 꾸며 함께 달려온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누가 뭐라해도 묵묵히 합격을 믿어주시며 응원해주신 부모님께 가장 감사드립니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 애쓰신 누나와 고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함께 국가의 인재가 되자는 행정사무관 상원, 스터디 같이 했던 세익이형, 정연누나, 제하, 솔, 미영, 아봉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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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2016-12-27 01:32:44
양과 합격 축하합니다 사시 끝나고 바로 법행 준비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대단하네요

멋지다 2016-12-21 21:24:42
영남대에서 나온 양과 합격
이 얼마나 뜻깊은 일인가
영남대에서도 이렇게 좋은 인재가 나올 수 있다
근데 로스쿨 입시에서 영남대 법대는 어떤가
지금 로스쿨 입시에서 최고점 먹고 들어가는 풋내기들이
과연 이렇게 양과 합격을 이뤄낼 수 있는가
법학과 관련도 없는 학벌로 등급을 나누고
입시부터 차별을 두는 것 자체가
얼마나 비상식적인가를 나타내어 주는
아주 좋은 예이다
로스쿨 일원화 아래에서는
좋지 않은 학벌이 곧 패배자가 되며
패자부활전도 없다
더 웃긴 건 그 기준이 법학과 관련도 없다
정정당당하게 법학으로 경쟁하는 건
자신 없다는 말

34t34 2016-12-21 12:18:35
제발 좀 하나만 해라. 두사람이 가질걸 한사람이 다 가지면, 나머지 인원은 손가락만 빨아야되는군요.

축하 2016-12-21 01:37:25
로스쿨생들 자기들이 합격 못한다고 사시 없애버리는 거 진짜 ㅆㄹㄱ같네요

법원행시에서 2016-12-20 23:21:11
사시생이 준비하기에 법원직이 더 쉽지 않나요? 등기직은 과목이 좀 다른것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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