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법시험 합격에 법원행시 수석까지 거머쥔 장수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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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법시험 합격에 법원행시 수석까지 거머쥔 장수정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6.12.16 15:33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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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제58회 사법시험 합격·제34회 법원행시 수석
대구여고·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취업 준비하다 재도전, 후회도 했지만 보람 있어”
“각 과목에 고른 점수 얻은 것이 수석합격의 비결”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기사로만 접한 양과 합격생의 이야기가 저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하니 아직은 어색합니다. 합격의 기쁨보다는 고생한 보람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시험의 난이도가 높고 선발인원도 극소수라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합격할 수 있다는 법원행정고등고시의 바늘구멍 같은 합격의 문을 뚫고 심지어 수석까지 차지한 장수정씨의 합격소감이다. 장씨는 법원행시 뿐 아니라 사법시험에도 합격하며 ‘양과 합격’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두 마리 토끼를 한 손에 잡고도 기쁨보다 다행스런 마음이 앞선다는 장씨의 소감은 담담하고 군더더기 없는 표현에도 불구하고 그가 오늘의 영광을 얻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얼마나 많은 고뇌가 있었는지를 짐작케 했다.

지난 2008년 성균관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해 2013년 졸업한 장씨는 2012년 사법시험에 떨어진 후 취업준비로 진로를 선회했다. 약 2년가량의 공백을 거친 후 다시 법서를 손에 든 것은 2014년 11월이었다.

목표로 삼았던 시험에 실패하고 진로를 바꾸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며 2년이라는 긴 공백 후 곧 없어질지도 모를 시험과 선발인원이 극소수인 시험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기까지 또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방황이 있었을까. 그리고 다시 수험생활을 시작한 후에도 수없이 번민하고 불안해했을 것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장씨가 겪었을 ‘마음고생’은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도 잘 드러난다. 그는 “작년 이맘 때 다시 고시 공부를 시작한 것을 후회했지만 그래도 고생한 보람이 있게 됐다”며 “다른 수험생들도 힘들겠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잘 극복하길 바란다”며 진심이 담긴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다시 고시생 신분으로 돌아와 공부를 시작한 처음부터 사법시험과 법원행시 모두 목표로 삼았다. 대학 때 법원행시 합격자를 보고 법원행시라는 시험을 알게 됐고 사무관이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 장씨의 설명이다. 여기에 사법시험과 시험유형이 비슷하다는 점도 법원행시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됐다.

어렵기로 말하자면 첫손을 다투는 사법시험과 법원행시에 모두 합격했을 뿐 아니라 법원행시에서는 수석까지 차지한 데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장씨는 “수석을 할 만큼 실력이 출중하지 않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다만 성적을 확인해보니 각 과목마다 비슷한 점수대를 받았는데 이런 부분이 총점 상 유리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복 없이 전 과목에서 고른 점수를 얻은 것이 수석 합격의 비결이 된 셈이다.

사법시험과 법원행시, 그 중에서도 법원사무직의 경우 시험과목이 거의 흡사하다. 1차는 한국사 능력시험이 포함되는 것 외에 과목이 완전히 동일하고 2차시험은 헌법과 상법이 빠지는 정도다. 유사성이 큰 시험이지만 분명히 차이는 존재하고 합격을 위해서는 반드시 그 차이점을 고려한 공부가 이뤄져야 한다.

법원행시의 특징에 대해 장씨는 “1차는 정확성과 순발력이 필요하고 2차는 단문이 나오는 점, 판례의 결론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3차 면접은 탈락자가 있다는 점에서 따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설명했다.

수석 합격자의 구체적인 공부 방법을 들여다보면 먼저 1차시험의 경우 ‘시간의 효율적 활용’이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사법시험과 병행하는 입장에서 사법시험 2차시험을 치른 후 법원행시 1차시험을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장씨는 부족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법행바이블’을 중심으로 틀린 것을 정확히 아는 데 집중했다. 여기에 최신판례 공부를 더해 1차시험을 준비했다.

법원행시 1차시험은 120분 내에 헌법과 민법, 형법 3과목을 40문제씩 풀어야 한다. 지문도 길고 난이도도 높아 제 시간에 풀어내기도 벅차다. 한 문제를 잡고 오랫동안 고민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씨는 “1차시험은 시간적 제약 때문에 정확하게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시험을 한 달 남겨둔 시점에 잘 틀리는 것, 암기가 안 돼 있는 것, 최신판례 위주로 공부했다”고 전했다.

2차시험에 대한 준비도 법원행시의 특징을 반영했다. 전반적인 공부는 사법시험과 유사하게 했지만 따로 단문에 대비한 암기를 했다. 장씨는 “법원행시 2차의 경우 단문에 대한 대비를 해둬야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것 같다”며 “1차와 마찬가지로 암기를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최신판례 문제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해 별도로 공부했고 답안을 작성할 때도 학설보다는 판례를 풍부하게 쓰려고 애썼다. 답안 작성 순서는 사법시험과 동일하게 ‘문제-학설-판례-검토 및 사안의 해결’에 따랐다.

법원행시는 최근 매년 면접시험 탈락자를 내고 있다. 면접시험에 탈락한 경우 다음해 1차시험을 면제해준다고는 하지만 2차시험의 벽도 충분히 높을 뿐 아니라 목표 지점을 눈 앞에 두고 넘어진 충격을 극복하고 다시 공부에 집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면접 탈락자가 발생하는 추세에 따라 법원행시 수험생들도 면접 스터디를 구성하는 등 면접준비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장씨도 스터디를 통해 면접시험에 대비했다. 스터디에서는 주로 시사적인 내용이나 법률지식을 중심으로 면접을 준비했다.

장씨는 “수험번호 순으로 앉아서 집단 면접을 했고 이후 3~4명씩 조를 이뤄 개별 면접이 진행됐다”고 법원행시 면접시험 진행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번 면접시험에서는 민법 내용을 많이 물어봤다”며 면접시험을 보기 전에 민법 책을 보고 오는 것을 추천했다. 이어 “잘 몰라도 성의껏 대답을 하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 힌트를 주는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힘겨웠던 수험생활을 등 뒤로 하고 두 개의 선택지를 손에 쥔 장씨, 향후 진로에 대해 묻자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법원공무원연수를 받을 것 같다”며 “이후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수석 합격 소감과 마찬가지로 그가 오늘의 영광을 차지하기까지 그를 응원하고 지지해 준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에서도 담백하면서도 깊은 진심이 묻어났다.

“다시 공부를 할 수 있게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가장 감사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붙은 만큼 성실히 그리고 겸손하게 살아가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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ㅗㅗㅗ 2016-12-26 03:31:58
여자들은 좋겟네 군대2년의 공백이 없으니 취업해

해피 2016-12-20 21:16:31
정말 축하드려요 괜히 제가 다 찡해지는 기사네요.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지 조금이나마 알기에 글 남겨 봅니다.
앞으로 행운만이 깃들길 응원할게요 선배님!

ㅋㅋ 2016-12-20 07:17:41
하나도 합격하기 어려운 시험인데 둘 다 합격이라니 대단하네요 축하합니다

ㅎㅎ 2016-12-18 02:31:03
고시합격할자신없어서 로스쿨로 도망친 도망자아재들이 고시에대해 이러쿵저러쿵 아가리털면서 차별받는다고 찡찡델동안 오로지 실력만으로 합격하신거 축하드립니다.~^^

ㅇㅇ 2016-12-17 21:32:21
사시퇴보 징징이들 징징댈동안 공부하면 둘다 붙네.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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