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뜨거운 무쇠냄비 속 감바스 알 아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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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뜨거운 무쇠냄비 속 감바스 알 아히요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6.12.16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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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요리를 아주 잘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문득 생각이 날 때는 이런저런 음식을 만들고 가끔은 가까운 지인들을 불러 함께 먹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 만들었던 요리 중 하나는 감바스 알 아히요라는 스페인 새우요리다. 최근 혼자서 맛있는 안주에 반주를 곁들이는 것이 취미인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그 중에서 감바스 알 아히요가 있었다. 듣도보도 못한 요리였지만 이야기에서 묘사된 맛과 모양이 꽤나 그럴싸한 듯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 봤더니 만들기가 어렵지 않은 요리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었다.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올리브오일과 마늘, 페퍼론치노 그리고 ‘감바스’라는 이름이 의미하는 새우가 되겠다. 여기에 파슬리 등 허브가루가 있으면 더 풍미가 좋은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 수 있다. 다른 재료의 경우 무난하게 구했지만 페퍼론치노는 가격이 비싼 편이라 대신 저렴한 베트남고추를 사용했다.

냄비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넣고 끓여준다. 마늘은 편으로 썰어서 갈색이 될 때까지 바삭바삭 익혀준다. 마늘향이 진한 것을 선호하는 사람은 편마늘과 함께 다진 마늘도 넣는다고 한다. 이 때 페퍼론치노(베트남 고추나 청양고추로도 대체할 수 있다)도 함께 넣는다. 마늘의 색이 변해가고 있는 시점에 다듬어 둔 새우를 넣는다. 새우는 미리 머리를 떼고 내장을 제거해둔다. 껍질도 꼬리부분만 남겨두고 벗겨낸다. 손질된 새우는 키친타올을 이용해 수분을 제거하고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려 밑간을 한다.

이제 새우가 다 익으면 완성이다. 간은 소금이나 후추로 더해주면 되고 허브 등을 첨가하면 이국적인 느낌이 배가된다. 기자는 파슬리와 바질가루를 뿌려줬다.

완성된 감바스 알 아히요는 따뜻하게 데운 바게트빵과 함께 먹으면 맛있다. 새우와 빵을 다 먹고 마늘과 오일이 남은 경우 스파게티면을 삶아 넣고 익혀주면 오일파스타로도 즐길 수 있다. 조리시간도 짧고 만들기도 쉬우면서 뭔가 ‘있어 보이는’ 요리다.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맛있게 먹기 위해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열기를 유지하는 냄비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처음 만들었을 때는 평범한 냄비를 사용했는데 먹는 도중에 식으면서 기름이 다량으로 들어간 요리의 느끼함이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끝까지 맛있는 감바스 알 아히요를 즐기기 위해 무쇠주물냄비를 구매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무쇠냄비가 도착했을 때는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 재료가 준비돼 있지 않았다. 얼른 새 냄비를 개시하고 싶었기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서 닭볶음탕을 만들었는데 무쇠냄비의 효과인지 대충 만들어도 맛있을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무쇠냄비를 구매한 가장 큰 원인인 온기의 유지도 만족스러웠다. 만든 음식을 충분히 먹고 나서도 냄비는 손을 델 엄두가 안나게 뜨끈뜨끈했다.

무쇠냄비 속의 요리만 뜨거운 것이 아니라 지금은 온 나라가 후끈후끈 들썩들썩 잔뜩 달아올라 있는 모습이다. 예상을 훨씬 웃도는 찬성이 나오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졌고 관련 청문회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전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국회와 헌법재판소, 특검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청문회에까지 나와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들을 보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한국인들의 성미를 두고 급하게 달아올랐다가 쉽게 식는다며 냄비에 비유하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만 어떻게든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지금 끓고 있는 냄비는 무쇠로 만든 냄비라 그 안에 들어있는 것들을 모두 먹어치우기 전에 식는 일은 없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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