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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33)-시행착오를 적게 하는 방법(3)
고성춘  |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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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3  11: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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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자의 말을 믿는다

최근 후배 한명이 찾아왔다. 그는 지금 10년째 고시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그에게 그동안의 실패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대답하기를 “고집이 강했던 것 같아요. 내 방식대로 하려고만 했지 경험자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못했던 것이 제일 큰 요인인 것 같아요”라고 하였다.

나 역시 시험에 떨어지고 나니 다 경험자의 말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아집이 세고 겸손하지 못한 어리석음 때문에 그들의 말을 소홀하게 들었던 것이 화를 자초했던 것이었다. 귀는 두개이고 입은 하나인 이유가 말은 적게 하고 남의 말은 잘 들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수험생에게 딱 맞는 말인 것 같다.
 

   

그 후 경험자말을 잘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속담 책을 사서 책상 옆에 놓고 공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시간 날 때마다 살펴보곤 했다. 속담치고 틀린 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속담은 몇 백 년 몇 천 년 동안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속담치고 긴 문장이 없다. 그 짧은 문장 속에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모두 다 담겨져 있는 것이다. 경험자는 딱 몇 마디로 밖에 표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만 예외일 수 없으므로 그들이 밟았던 전철을 똑같이 밟을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들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에는 좋은 말이 너무 많다. 그러다보니 유치원을 졸업할 정도면 세상의 진리는 웬만큼 알 수 있으리라고 본다. 다만 실천을 못할 뿐이다. 실천은 단지 아는 것만으로는 절대 되지 않고 가슴으로 느껴야 한다. 그러려면 절실하고 절박한 심정이어야 한다. 얼마만큼 경험자의 말을 절실하게 받아 들이냐는 결국 자신에게 달려있다. 자신의 아집과 자만심등으로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기 색깔에 맞춰 왜곡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믿고 안 믿고는 자신에게 달려있고 그 차이는 인생행로를 바꿀 정도로 클 수 있다.

사람과 불필요한 마찰은 피하자

공부를 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딱 두 가지로 말하고 싶다. 하나는 잠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 만나는 일이다. 두개 다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 시간이 되었다고 해서 마음대로 잠이 드는 것이 아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잠을 설치기 일쑤다. 사람만나는 것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한 제자가 퇴계 선생께 묻기를 “저는 늘 조용히 혼자 있고 싶지 남과 상대하기가 싫은데, 이는 치우친 것이겠지요?”라고 하자, 선생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래, 치우친 것 같네. 하지만 공부하는 자에게는 도움이 안 된다고는 할 수 없지. 나도 처음에는 이 병통이 있었는데, 공부에 도움 되는 바가 없지 않았다네”라고 하셨다.

이와 같이 예나 지금이나 사람만나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다. 공부도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어떤 사람과 어울려 공부하느냐에 따라 색깔이 같아지는 경향이 있다. 공부하다보면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친구들이 분명 주변에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마음 상하게 하는 것도 그들이다. 몸이 상하면 며칠 쉬면서 치료하면 되지만 마음이 상하면 며칠 쉬는 것으로는 안 된다. 공부리듬을 잡아먹는 괴물 같은 존재이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이 공부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일까?

예를 들어본다. 아는 분이 자기 친구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는 공인회계사시험을 공부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것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이 시험 저 시험 기웃거린다고 하였다. 당연히 하나도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상태다. 또 어떤 이는 고시공부 한다고 했다가 유학 간다고 했다가 대학원 간다고 했다가 변덕이 심한 사람이 있다. 대체로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공부에 대한 확실한 열정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외로움을 많이 타고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편이다. 자기 일에 열정이 없다보니 공부하는 친구에게 수시로 찾아와서 술 먹자고 한다든지, 잠깐 쉬자고 하면서 반나절 이상을 보내버린다든지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을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중심으로 행동한다. 그리고 만일 기분을 맞춰주지 않으면 기분나빠하거나 흉을 본다. 말꼬리나 잡고 늘어지는가 하면 말을 하더라도 가시 돋친 말을 자주 하곤 한다. 그리고 자기의 허물을 먼저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잘되면 시기하고 질투를 한다.

이와 같은 유형의 사람들 외에 술과 여자를 좋아하고, 잡담을 많이 하고, 친구와 자주 싸우고, 사람을 배신하는 등 결국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친구들은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피하는 게 상책이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것보다 기존의 친구들로 만족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사람과의 마찰에서 오는 불필요한 정력낭비를 막으려면 말을 될 수 있으면 적게 하면 좋다. 말을 많이 하면 기운이 많이 빠져나갈 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마찰은 거의 대부분 입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암기보다는 이해를

공식같이 단순암기사항은 외워야 한다. 그러나 이해해야 할 내용을 암기로 대체할 수는 없다. 하루이틀동안 간직할 것이라면 암기를 해도 되지만 1년 이상 간직해야 할 내용이라면 암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머리는 쉽게 잊어먹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시 해야 한다. 잊어버릴 때가 되면 다시 반복을 해야 하고 또 잊어버리면 다시 반복해야한다. 그만큼 시간낭비다. 또 한 암기한 내용을 정확하게 머리에 저장할 수도 없다.

이해를 하더라도 간결하게

나의 경우 어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석사논문까지 봐가면서 이해하려고 애쓴 경험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직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었다. 이해를 한다는 의미를 잘 몰랐던 때의 실수였다. 이해를 한다는 의미는 세세한 내용을 다 알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고, 그 내용이 교과서 전체를 흐르는 원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세세한 내용을 전부 다 알려고 하다보면 결국 다 알지도 못하게 되고 그만큼 시간낭비다. 책에 있는 목차정도의 제목만 가지고도 충분히 책 전체를 파악할 수 있다. 밥도 적게 먹어야 건강에도 좋고 소화가 잘되듯이 공부도 많이 알려고 하는 본능을 억제하는 것이 좋다. 단 빼먹는 단원은 없어야 한다. 자기 주관에 따라 판단해서는 안 된다. 판단이 착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부는 양보다 질이다

밤을 새거나 잠을 설치게 되면 그 다음날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게 된다. 그러면 공부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공부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있다 해서 공부가 잘되는 것이 아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상쾌한 머리로 공부를 하게 되면 멍한 상태에서 몇 시간을 앉아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 책이 손에 잡혀야 공부가 되는 것이다. 항시 머리는 상쾌해야 한다. 잠을 잘 자는 것도 공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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