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론에 대하여
상태바
[기자수첩] 여론에 대하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12.13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기자는 최근 여론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어떤 사안이 대두될 때 그에 따른 여론이 항상 뒤따르기 마련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다수가 공통된 생각과 의견을 보일 시 그것은 여론으로 형성이 되곤 한다. 숫자가 많아질수록 여론은 더욱 명확해진다. 명확해진 여론은 그 어떤 사안이 결과를 갖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여론이라고까지 할 것은 아니지만 기자도 공무원시험이 치러진 후 시험 난이도에 관한 취재 기사를 쓸 때 다수의 의견을 많이 참고하는 편이다. 시험을 본 응시자 전원을 인터뷰 할 수 없으니 무작위로 응시자를 몇 몇 정해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현실적으로 10명 정도가 그나마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이가 10명이었다면 그 중 5명 이상이 대체로 비슷한 의견을 보였을 시 그 의견을 시험 난이도의 여론으로 정하게 된다. 가령 10명 중 5명 이상이 그 시험이 어려웠다고 답했다면 그 여론을 반영해 시험은 대체로 어려웠다는 결론을 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기사에 대해 그 여론과 반하는 의견을 내비치는 응시자들도 상당수다. 그렇다면 그 여론에 맞서는 또 다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고 이 때 기자는 어떻게 그 여론을 아울러야 할지 생각을 해 볼 수 있다. 사실 기자는 여론이라는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기사에 대해 비난의 말을 들어도 전혀 개의치 않고 타협할 생각도 없다. 이는 다시 말하면 일단 취재한 내용에 대해서 만큼은 1도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팩트를 그대로 썼을 뿐, ‘네 비위에 맞게 글을 수정하거나 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니 욕하려면 해보라는 식인 것이다.

하지만 추후 나온 여론에 대해서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땐 별도로 기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자가 계속해 여론이라는 말을 꺼낸 이유는 공무원시험에서도 여론이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다. 그리고 덧붙여 여론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내년 주요 공무원시험 일정이 속속 발표되면서 수험생들의 온 신경은 내년 시험 준비에 있다. 내년 시험은 어떻게 출제될까. 올해 쉬웠으니 내년에는 어렵게 출제될까. 점수를 올리려면 이렇게 하라는데 정말 그렇게 하면 될까. 이건 어떨까, 또 저건 어떨까 하는 수험생들이 한 둘이 아닐 것으로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러한 설왕설래는 비단 수험생 뿐 만이 아닐 것이다.

시험을 출제하고 진행하는 시험 주관 측에서도 수험생과는 다른 방향이지만 비슷한 유형의 고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번에는 어떻게 출제를 해야 되나. 시비다툼이 없는 문제를 출제키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되나. 난이도 적정선을 정하되 변별력을 어떻게 둬야 되나. 일정은 어떻게 조율을 해야 될까 등등 여론과 내부 의견을 수렴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특히 시험 출제와 관련해서는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수험가에 따르면 2009년 경 7급 시험에서 응시자 80%이상이 한국사에서 과락을 맞으면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여론에 따라 당시 출제담당자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단다. 너무 어려웠다는 여론을 반영해 이듬해에는 또 너무 쉽게 출제를 해 합격선이 이례적으로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역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뭇매를 맞았다는 후문이다. 

최근 시험 주관측은 중복 응시, 중복 합격을 막기 위해 공무원시험을 한날 실시토록 하는 추세다. 한날 실시되면 시험별 난이도에 대해 수험가에서는 이런저런 평가를 하게 된다. 어렵게 출제된 시험일수록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여론으로 형성돼 출제 기관을 압박하게 된다. 출제 기관 측도 이 같은 여론을 상당히 주시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꼭 여론을 일일이 다 수렴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어차피 합격할 사람은 시험문제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합격하기 마련이다. 여론보다 중요한 건 실리다. 경쟁사회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가 낙오되는 건 당연한 결과다. 내년 시험을 앞두고 시험 주관, 출제 기관 측은 이러쿵저러쿵 하는 여론에 휩쓸리기보다 실리를 택해 정해진 방침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