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일야사국민곡(是日也思國民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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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일야사국민곡(是日也思國民曲)
  • 강신업
  • 승인 2016.11.25 12: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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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업 변호사
법무법인 하나·대한변협 공보이사

대통령은 대한민국호의 선장이다. 때문에 대통령의 역할은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대통령의 선택과 결정은 나라의 흥망성쇠를 일순간에 결정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5년마다 아주 신중히 대통령을 뽑고, 또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어주기를 소망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은 요즘 그렇게 선택한 바로 그 대통령 때문에 불행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과 그 측근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국민의 여러 기본권을 침해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공정하다고 믿었던 입시와 교육의 영역에서까지 공직자, 승마협회, 재벌그룹, 대학총장, 입학처장, 교수 등이 총 동원돼 최순실의 딸 정유라 밀어주기 한판 쇼를 벌였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한탄을 쏟아내고 있고, 소위 ‘정유라 공주님’을 위해 개, 돼지로 전락해 버린 우리 학생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쩌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누구나 대한민국은 적어도 입시에서만은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는 나라라고 믿었다. 최순실을 엄마로, 대통령을 이모로 둔 사람은 공부 안하고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걸 몰랐다. 대통령이 문체부 국장을 해고까지 해가며 승마협회를 장악해서 특정인을 국가대표로 만들고, 대학총장과 교수들이 조직적으로 나서 그 특정인을 부정입학 시키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우리 국민이 입시부정만큼이나 이해할 수 없는, 정말 참을 수 없는 것은 대통령 측근의 인사농단이다. 국무총리와 감사원장 등의 고위 공직자 인사자료까지 최씨에게 보고되는 등 최씨가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차은택이라는 자가 비선 실세 최씨를 통해 자신의 은사는 장관, 외삼촌은 교육문화수석, 지인은 한국콘텐츠문화진흥원장을 시켰다는 것에 이르면, 우리 국민은 정말 이런 일이 민주국가,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수치와 분노를 억누를 수 없게 된다.

박대통령이 오늘 국민들로부터 하야를 요구받고 탄핵의 위기에 처한 것은 자신의 측근과 국민을 달리 대했기 때문이다. 공익과 사익을 구별하지 않고 왕국의 공주처럼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했기 때문이다. 공개된 곳에서 정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대신 은밀하게 비선과 접촉하고 그 비선의 말에 따라 국정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 국민 대다수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은 병신국난(丙申國難)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건 없이 국정에서 손을 떼라는 것이다. 박대통령에게 부역한 국회의원과 공직자들 모두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먼저 여당 내 ‘친박’이라고 하는 자들은 과거 자연인 박근혜가 대통령감이 못 된다는 것을 알고도 박근혜 공주의 인기에 편승하여 금배지 달고 호가호위한 자들이다. 대통령을 잘못 모신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 등 공직자들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은 물론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부역한 재벌회장들도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최씨와 장시호 등에게 돈을 갖다 바치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삼성에 대해선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 정유라 공주 하나를 위해 교육계 전체를 쑥대밭으로 만든 이화여대 총장, 입학처장 등 일단의 교육계 부역자들에게도 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앞으로 또 있을지 모르는 국정농단 사태를 막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이번 국기문란 사태를 계기로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통치체제를 개편에 나서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난 만큼 차제에 헌법 개정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대통령의 권력행사를 감시하고 견제할 실질적인 방법도 찾아야 한다. 대통령제를 유지한다고 할 경우 부통령제를 신설해서 부통령에게 장차관 추천권 등 실질적 권한을 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기문란 사태가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는 오늘이야말로 우리가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제도와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지금은 뜨거운 분노만큼이나 차가운 이성이 필요한 때다. 위정자들이 정치의 본분이 오로지 국민을 위한 것임을 명심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우리는 이 국난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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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6-12-07 19:29:30
최순실 박그네를 비호한 사법연수원 카르텔 보니 사시 없앤거 정말 다행입니다. 사시폐지 매듭 지어진것은 대한민국의 복입니다. 60년간 나라를 이모양으로 만든 사시 폐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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