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영의 세상의 창-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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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의 세상의 창-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 오시영
  • 승인 2016.11.25 12:0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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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영 숭실대 법대 교수 / 변호사 / 시인

박근혜 정권이 자신이 만든 블랙리스트(Black List)들에 의해 블랙(break)되고 있다. 철저하게 깨지고 있다. 자신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고사시키기 위한 극랄한 정책으로 추진했던 블랙리스트들에 의해 박근혜가 광장에서 조롱당하고 있다. 지난 4년 가까운 세월 동안 박근혜 정권이 가장 잘 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었다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 박근혜 정권이 문화예술계에만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는가? 정계에도, 재계에도, 교육계에도, 예술계에도, 언론방송계에도, 지역에도, 세대에도 오만 천지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너희들은 내 편이 아니야!”라며 무시와 배제, 탄압과 고사작전을 펼쳐왔다. 그 결과 대한민국이 만신창이로 찢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국민은 현명했다. 그렇게 블랙리스트를 만든 자들을 향해 광장은 촛불로 화답하고 있다. 꺼지지 않는 촛불로 그들의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자들이 작성자들을 깨부수고 있다.

지난 주말, 11월 19일 대국민촛불집회 현장에서 블랙리스트 가수 전인권은 “애국가”와 “걱정 말아요 그대”를 열창하였다. 그곳에 모인 수십만 백성은 그 노래를 따라 열창하였다.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하세요/ 후회 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댄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버렸죠/ 그대 힘든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작사, 작곡, 노래 전인권)

전인권씨가 이혼 후 아픈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작사, 작곡해서 부른 “걱정 말아요 그대”가 2016년 11월 광화문광장에서 새로운 의미로 온 국민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대, 국민들이여 떠나가게 될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합시다. 떠나가려는 박근혜를 위해 노래를 불러 줍시다. 대통령에 당선되도록 투표했을 때, 당선되어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몰랐을 때까지 후회 없이 사랑했었노라고 말해 줍시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어 국가안보를 튼실히 하고, 국가경제를 살려 국민 모두가 조금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룩하여 지역 간, 세대 간, 세상의 계급 간 갈등으로 인한 통증이 치유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후회 없이 수많은 꿈을 꾸었다고, 그러한 꿈을 꾸었다가 처절하게 깨진 후 우리가 미몽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합시다. 떠나가려는 박근혜로 인해 우리에게 너무 힘든 일이 많았다고, 우리가 새로움을 잃어 버렸다고, 하지만 대통령을 미워하지 말고 대통령을 잘못 뽑은 우리 스스로를 자책합시다.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하고, 백만 시민이, 아니 내일쯤이면 2백만 시민이 촛불집회를 열 수 있을 정도로 국민대통합을 이룩해준, 그 지긋지긋한 지역 간, 세대 간 갈등을 무너뜨리게 해서 온 국민을 촛불로 하나 되게 통합케 한 그 통합의 리더십을 떠나면서 발휘해 준 것에 감사합시다.

그리고 우리 함께 노래합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었다고 스스로 위로합시다. 서로를 위로해 줍시다. 최순실에게, 허수아비 박근혜에게 농락당한 멘붕에서 서서히 빠져 나와 우리가 꿈꿔왔던 세상을 우리가 이제 진짜로 한번 만들어 보아야겠다고 다짐합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다 함께 노래”해야 함을 잊지 맙시다. 촛불집회만으로 모든 것이 종결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촛불집회 “저 너머”를 바라보는 혜안을 기릅시다. 그래서 정말 통합된 국민들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이상적 대한민국을 새롭게 건설해 봅시다. 그리고 한 마디 합시다, “우리가 미쳤었나 봐”라고. 그리고 또 한 마디 더 합시다, “우리가 귀신에게 홀렸나, 아니면 미친년에게 홀렸나”라고. 그리고 이제 제 정신 차려 빠져 나옵시다. 귀신에게 홀려, 미친년에게 홀려 속아서 꿈꿔왔던 “꿈같은 대한민국”을 “진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버립시다. 우리 국민, 위대한 우리 국민, 능히 그 정도 일을 할 수 있을 만한 지혜와 역량이 있지 않습니까?

국민들이여, 이제 국민의 이름으로, 대한민국 헌법의 이름으로 화이트리스트(White List)를 만듭시다. 부역자, 트레이터리스트(Traitor List)를 만듭시다.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꿈을 현실로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지나간 것들이 “그런 의미”로 우리에게 가르침으로 남게 하기 위해서는 화이트리스트, 박근혜 정권에 부역하며 사리사욕을 채웠던 부역자들을, 트레이터들 명단을 국민의 이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계, 재계, 문화체육예술계, 교육계, 방송언론계, 공직사회, 군부뿐만 아니라 골목길 통반장에 이르기까지 부패정권에 기생하며 기득권을 누리고 부당한 이익을 누리고자 국가세금을 농단하고 일정 지위에 올라 호위호식, 호위호가하며 사적 탐욕에 몰두했던 이들을 발본색원합시다. 그래서 맑고 깨끗한 나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봅시다.

박근혜 정권,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등과 공범피의자라는 사실을 검찰이 발표하고 나서야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최재경 민정수석이 번갈아 사표를 내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정 주무부서 책임자로서 수사기관이 검찰을 자신들 입맛대로 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일 뿐, 그 전에 잘못한 것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는 책임지는 이들이 아무도 없다. 만일 그들이 충신들이었다면 무언가 공적 기능이 마비되고, 알 수 없는 사적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고 판단되었다면 직을 걸고, 목숨을 걸고 간언하였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간언이 통하지 않으면 사퇴를 통해 공적 의사를 관철하고자 하는 책임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 번도 그런 간언을 해 본 적이 없으니, 책임의식을 가져본 적이 없으니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제대로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참모들이라면 ‘제가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하고 사직을 하는 것이 옳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자율적으로 그런 책임의식을 표출하는 주변 공직자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의 위대한 얽어맴의 허깨비춤이다. 모두가 허깨비다. 모두가 그림자다. 모두가 영혼이 없는 좀비, 강시 같은 간신들이라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것이다.

핑계를 댄다. 난파선에서 나만 뛰어내릴 수 없다고, 불타는 건물에서 나만 살겠다고 빠져 나올 수 없다고. 그런 핑계에 대해 평소 거친 말을 전혀 하지 않던 지인이 필자에게 한 마디 했다, 지랄 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난파되어 수장될 때까지, 불에 타서 뼈가 타들어갈 때까지 타고 있는 배가 난파되는 줄 모르고, 살이 타들어가는 줄 모르는 무신경한 자들일 뿐이라고, 그러면서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달콤한 사탕에 영혼이, 온몸이 마비되어 있을 뿐이라고. 세월호 사태 당시 그 죄 없는 학생들이 숨 막혀 죽어갈 때 구원해야겠다는 절박한 통증을 느끼지 못했던 것처럼, 자신들이 죽어가는 데도 마찬가지로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시체 같은 사람들일 뿐이라고.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책임의식이 없을 정도면, 평소에 어떠했을 것인가는 너무 뻔하지 않은가 말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역시 영혼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이정현 대표는 말한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이렇게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마지막까지 보호하라고 자신이 믿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케 하신 것이라고.” 이 말은 필자가 직접 전해들은 말이기에 틀림없는 사실이다. 불의한 자를 끝까지 보호하라고 자신을 여당 당대표로 선출되도록 하였다며 공의의 하나님을 능멸하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김무성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내일 전국적으로 200만 촛불집회가 개최될 것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모이면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어 심히 염려스럽다. 지난번 집회까지 평화집회가 개최되었으니 내일 집회도 평화롭게 개최될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간절히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주최측이, 국민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이 발생하여 평화집회가 폭력집회로 변질되지 않도록 국민이 더욱 깨어 있어야 할 것이다. 지난 19일 가수 전인권이 광화문광장에서 했던 명언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본다, “때리면 맞으세요”. 그렇다 진정한 평화집회가 되려면 “반대자들이 때리면 맞아 버리면 된다.” 당장은 고통스럽겠지만, 진정한 민주주의는 “백성의 피를 먹고 성장한 역사”가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참고 맞아주자.

아직 멀었다. 우리의 새로운 꿈이 실현되려면, 우리 모두 함께 노래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 아니고, 지나가야할 가시덤불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찢기고, 상처나고, 피 흘리는 고통의 길을 가야 한다. 2천 년 전 청년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머리에 가시관을 쓰고 피흘렸던 것처럼, 창에 찔린 옆구리에서 피 흘렸던 것처럼, 아직은 촛불의 눈물이, 국민의 눈물이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대한민국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겠지 라는 희망이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기에 앞으로는 새로운 꿈을 실현시킬 일만, 함께 노래할 일만 남았다고 믿고자 한다. 고맙게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주어 그들이 주장하는 사상이 집단지성으로 옳았음을, 작성자들이 스스로 증명시켜 주며, 스스로 몰락의 길로 들어선 것이 감사할 뿐이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여 남의 피를 흘리고자 했던 이들이 자신들이 피를 철철 흘리며 국민 앞에서 발가벗겨짐, 길라임(吉裸恁)이 되어 가고 있음이 얼마나 다행인가.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총사퇴하여야 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사퇴하여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호위호가했던 소위 친박을 비롯한 모든 부역자들도 사퇴해야 한다.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그들의 잘못을 역사 속에 기록해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재빨리 표변하여 그 전까지 블랙리스트를 만드는데 일조하던 자들이 자신들은 아닌 것처럼 또 다시 자신을 거짓포장하는 짓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언론방송계에서 박근혜의 입이 되어 그녀를 포장하였던 이들도 모두 물러나야 한다. 추잡스러운 그 입에 자물쇠를 걸어 잠궈야 한다. 국민 모두 함께 노래해야 한다, “너는 부역자야”라고. 대한민국에 부역자들이 숨을 쥐구멍이 없게 해야 한다. 정의롭지 않으면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구나 하는 가르침을 우리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학습해야 한다. 유모차에 실려 온 어린 아가에서부터 백발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는 이번 기회에 배우고 또 배우고, 익히고 또 익히며, 실천하고 또 실천해야 한다.

국민의 이름으로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자, 우리 모두 함께 노래합시다, “그런 의미가 있죠”라고. 그리고 행진합시다. 딴~딴따따, 딴~딴따따, 딴따다딴다, 딴따다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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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나 2016-11-25 14:50:44
이제 글을 맺습니다. 영화 어벤져스를 보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같은 수 많은 영웅들이 나옵니다. 그들은 상식에 벗어나는 자들과 맞서 싸우면서 약자를 보호하고 자신의 정의를 더욱 확고히 다집니다. 대한민국의 영웅은 어디있느냐? 바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고 맞서 싸우려는! 날씨가 뼛속까지 느껴질 정도로 추운 밤 촛불을 들며 대한민국을 변화 시키려는 당신들이 영웅입니다. 100년뒤에 대한민국의 후손들은 당신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형성된 주역이라고 평가 할 것입니다!

최요나 2016-11-25 14:44:31
이어서 글을 씁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소중한 한표 한표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을 보면서 한가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하나로 만들어줘서! 대한민국 국민의 촛불이 하나가 되어 활활 타올라서 막강한 대한민국 국민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무관심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일이 수그러지고 사람들의 기억에 잊혀지는 것이 가장 무섭습니다. 오늘 일을 기억하고 다음 대선 정권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던져지는 한표는 더욱 신중하고 관심있게 넣을 것입니다

최요나 2016-11-25 14:37:43
어느 날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박근혜의 업적중에 위안부 협상 타결이라는 업적이 적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위안부에서 세상 그 어떤 고통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을 보내신 위안부 당사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를 국민과 아무 소통도 없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킨것을 보고 코가 막히고 귀가 막혔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에 이렇게 국민과 소통이 단절된 대통령이 세계 어디를 뒤져봐도 몇명이나 있을까 싶습니다. 허나 이런 대통령을 결국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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