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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환상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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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환상 버려야
  • 이상연
  • 승인 2004.06.2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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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법개혁위원회 내부에서는 미국식 로스쿨을 비롯, 법조인 양성 절차와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논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현행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대체로 공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 방안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률대학원(4+2), 현행제도 보안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로스쿨과 현행제도 보안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사법개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만큼 현행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을 선택하느냐가 문제가 될뿐이며 많은 변수와 후유증이 예상되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하게 검증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종래 수차례에 걸쳐 사법개혁 차원에서 논의가 되어 왔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은 그 만큼 소속 기관이나 단체의 이해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특히 법조인을 선발, 육성하는 제도의 변화를 모색하는 이 안건은 우리나라의 사법 및 교육시스템뿐 아니라 개개인의 사회생활 등에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각 방안마다 장단점을 철저하고도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로스쿨’ 방식으로 법조인을 뽑기로 최종 결론이 내려진다면 좁게는 대학교육에서 넓게는 고교 교육까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로스쿨을 어느 대학, 몇개 대학에, 몇명의 정원으로 설치하느냐 하는 문제는 현존 대학의 장래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을 뿐 아니라 변호사업계의 변화 등과도 깊은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로스쿨 도입이 미치는 변화와 영향을 세밀하게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령 △막대한 예산 확보 △전문성을 갖춘 교수요원 양성 △교과과정의 개편 △전문성 확보 △설립인가의 기준 △기관의 자율성 등에 대한 기초현황조사 및 준비작업 등의 구체적 자료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방식의 법조인 양성제도를 도입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일의 순서다. 현재 제시되고 있는 각 방안마다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분석하고 그 장단점을 통해 타당성 여부를 검증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본말이 전도된 채 이 중차대한 문제를 단시일에 그냥 전문위원들이 회의 몇 번으로 법조인 양성제도를 결정할 일인가.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은 수년에 걸친 치밀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한 것임에도 고작 사법개혁위원회 1년의 활동으로 성급한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은 난센스다.

현재 법조인 양성제도를 연구하고 있는 사법개혁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가 최근 미국식 로스쿨을 도입하는 방안을 다수 의견으로 채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로스쿨 쪽으로 무게실리고 있다. 찬성하는 위원들은 로스쿨이 종전 법조인 양성제도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피상적이고도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미국식 로스쿨은 그 독특한 탄생배경이 있고, 그것이 우리의 법환경의 연혁이나 역사와는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다. 미국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이 로스쿨 도입에 따른 실증적인 연구 결과가 없는 상황에서 그 성패가 불분명한 로스쿨 도입을 무리하게 추진하게 된다면 그것은 동족방뇨(凍足放尿: 임시 변통으로 한 일이 나쁜 결과를 가져옴)에 그치기 쉽다. 그렇다면 사개위는 현재의 법학교육과정과 사법시험 및 연수원교육 시스템의 대폭적인 개선으로 양질의 법조인 양성이라는 개혁의 목적 달성은 전혀 불가능한 일인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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