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 수석 합격수기] “성실하게 완주하면 곧 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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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수석 합격수기] “성실하게 완주하면 곧 합격이다”
  • 법률저널
  • 승인 2016.11.18 21:24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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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제58회 사법시험 수석·광주과학고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3년 재학

 

Ⅰ.서론

이렇게 분에 넘치는 결과를 얻게 돼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큽니다. 또한 제가 수기를 쓸 만큼 훌륭한 수험생활을 보냈는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험정보가 부족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던 저였기에 부족한 글이지만 이를 통해 수험생 여러분에게 도움이 된다면 매우 보람찰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제게 도움을 주셨던 주변 분들에게 감사를 표할 수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Ⅱ.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

아주 어렸을 적부터 막연하게나마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 재학 중 로스쿨 도입으로 인해 제게는 사법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고 로스쿨을 목표로 삼게 됐습니다. 그래서 법대가 아닌 적성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기로 했고 당시 과학에 흥미가 있었던 터라 이과계열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공대에 진학하면서 과학기술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법조인을 구체적인 목표로 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 대학에 입학하고 나니, 제게도 2∼3번의 사법시험 응시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 결정이었지만 어린 시절부터의 꿈에 도전하는 것 자체의 의의가 크다 생각했기에 오랜 고민 없이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험범위에서 모르는 내용 얼마나 줄이느냐 관건”

Ⅲ. 1차 시험 준비

(1) 첫 번째 1차 시험 (2013.7∼2014.6)

2013년도 7월부터 학교를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1차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수험 정보의 수집 노력이 부족했던 탓에 적합한 수험방법론을 찾지 못해 방황했습니다. 기본강의도 듣지 않고 기본서를 억지로 읽어나가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돼 한 달 만에 포기해버리고, 괜히 멀쩡한 기본서를 바꿔 보기도 하고, 기본서 대신 문제집을 풀어보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하는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목표에 비해 스스로의 의지가 약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불안정한 수험생활을 계속하다보니 빠르게 지쳐갔고, 결국 12월에 이르러서는 2014년 1차 시험 준비를 포기해버렸습니다. 시험장에는 들어갔지만 터무니없는 점수를 받았고 이 때 정말 크게 좌절했고 펜을 놓아버렸습니다. 1차 시험 결과 발표 이후에도 좌절감은 계속 됐고 시험 준비를 단념하고 학교를 계속 다닐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고민을 계속하다가 6월 즈음에 ‘KBS 다큐3일-사법연수원편’을 보게 됐는데, 각고의 노력 끝에 저 자리에 이르게 된 사람들을 선망하면서도 저 역시 꼭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의욕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마음을 다 잡고 다음해 1차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2) 두 번째 1차 시험 (2014.6∼2015.3.7.)

이전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보 수집을 철저히 한 뒤 기본서와 기본강의를 정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기본서는 민법강의 및 친족상속법 강의안, 형법요론, 헌법 기본강의로 정했고 기본강의는 6월 중순부터 수강을 시작했기에 진도별 모의고사까지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생각해 빠른 배속으로 하루에 두세 강의씩 수강했습니다. 때문에 복습에는 충실하지 못했고 다만 강의필기를 기본서에 스스로 정리해 보는 방식으로 수업내용을 복기해보았습니다. 이렇게 기본강의를 다 듣고 나니 진도별 모의고사 기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진모는 실강으로 수강하였습니다. 우선 민법 진모에 응시하기 시작했는데 객관식 문제풀이에 적응하지 못해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기본서만 보던 공부 방식을 바꾸기로 했고 기본서는 최대한 빠르게 본 뒤, 기출문제와 필수지문 정리의 종결을 통해 객관식 문제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했습니다. 또한 민법은 그 내용이 방대해서 공부의 길을 잃기 십상이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조문이라고 생각해 따로 내용풀이가 되어있는 조문집을 사서 수시로 관련된 조문을 찾아보았습니다. 형법의 진모 기간에는 기본서, 신체계 판례형법, 기출문제 위주로 공부를 해나갔습니다. 판례집을 따로 본 이유는 형법의 경우에는 판례문구가 문제의 지문으로 등장하는 경향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판례지문에 익숙해지기 위함이었습니다. 총론 진도 범위에서는 자주 문제시 되는 학설대립을 따로 정리해두고 헷갈릴 때마다 찾아서 보았습니다.

헌법의 경우에는 형법과 같이 기본서와 기출문제에 판례강의헌법을 더해서 보았습니다. 헌법에서는 부속법령과 논점이 많이 엮인 판례를 처리하는데 애를 먹었는데 강의필기와 판례집의 내용을 기반으로 기본서의 내용을 추가하거나 추리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또한 헌정사나 중요 판례는 두문자를 따서 따로 포스트잇에 적어두고 틈틈이 외워보는 방식으로 대비했습니다.

진모 기간에 공통적으로 한 것은 그 날 강의를 복습하면서 모의고사 내용 중에서 제가 몰랐던 부분, 문제풀이강의 중 강조되거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논점을 따로 노트에 적어둠으로써 최대한 모르는 내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객관식인 1차 시험의 특성상 한 논점을 정확히 아는 것보다는 시험 범위 전체에서 모르는 내용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논점을 정리한 노트는 진모기간 이후에도 두고두고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논점 정리 노트 >> 사진 참조)

진모기간이 끝난 이후에는 빠르게 진모를 다시 본다는 생각으로 민형헌 순으로 약 15일, 10일, 10일을 배정해 위 공부 방법을 반복했습니다. 무리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한번 보았던 내용들이라 기출이나 진모 풀이 시간이 전보다 많이 단축되어 실행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위 과정을 점점 기간을 단축해가면서 1월 말까지 반복하였습니다. 하지만 2월 초를 슬럼프로 보낸 탓에 정신을 차린 시점부터 시험까지는 4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고 7-4-2-1 대신 4-2-1을 하고 1을 하기 전, 4일 동안 실전 연습과 최신판례 및 선택법을 정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4에서는 기본서 일독 후 기출문제를 보았고 2에서는 진도별 모의고사를 다시 풀었으며 시험 직전에는 과목별로 하루씩 기본서를 일독하였습니다. 위에서 말한 실전 연습은 약 3일 동안 실제 1차 시험과 동일한 시각에 기출문제를 실전처럼 풀어보는 것인데 저와 같이 실전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에게는 시험을 앞두고 긴장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아무래도 여러 번 풀어본 문제들이라 점수가 잘 나왔는데 이는 자신감 향상에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선택법으로는 국제거래법을 택했고 7시간 국제거래법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기본강의는 위 책의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것을 진모기간이 시작하기 전과 끝난 뒤에 한 번씩 수강하였고 시험을 한 달 앞둔 시점부터는 국제거래법 두문자 가필 조문집을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조문을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근 5년 정도의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어보았습니다.

최신판례는 최근 3개년 정도를 준비했는데, 강의가 나올 때마다 미리미리 수강해두었고 이미 기본서에 있는 내용은 따로 기본서에 표시해두는 식으로 양을 줄여가며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준비를 한 뒤, 1차 시험에 응하였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받아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답안지 작성 항상 궁극적인 목표 삼아 공부”

 Ⅳ. 2차 시험 준비

(1) 초시기간 (2015.3.∼2015.6)

1차 시험 채점 이후 합격이라고 판단하였지만 후4법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동차합격은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해 재시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1차 시험을 마치고 곧바로 복학하였습니다.

초시기간에는 후4법 예비순환 인터넷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다만 학교 전공수업을 많이 듣게 되었고 전공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었기에 생각만큼 수험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고 1차 합격 이후 약간의 성취에 마음이 풀려버린 탓인지 강의 진도는 계속 밀려갔습니다. 답안지 작성은 고사하고 강의내용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겨우겨우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내용 정리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2차 시험을 맞이하게 되었고 민법과 형법 외에는 모두 과락이 나왔습니다. 다만, 조문을 정확히 적시한 문제에서는 어느 정도 득점하는 것을 보고 조문 적시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2) 재시기간 (2016.7.∼2016.6)

1) 1순환

2차 시험 이후 2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예비순환 강의를 다시금 복습해보는 것으로 후4법 1순환 강의를 대체했습니다.

기본서는 통합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강의안, 상법신강, 행정법 엑기스, 사례헌법연습, 민법의 맥, 새로 쓴 더 형법을 선택했고 강의는 기본서 저자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1순환 기간에는 강의를 통한 개념 이해와 조문에 익숙해지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책 정리를 본격적으로 하기 보다는 중요한 논점을 체크해 두고 중요판례를 색칠해 두는 정도로 공부했습니다. 후4법은 답안지 작성이 쉽지 않아 모범답안을 옮겨 써보거나 논점만 잡아보는 방식으로 대신 했습니다. 기본3법은 책을 보더라도 직접 답안지를 써보았고 판례 키워드나 자주 쓰는 문구는 이때부터 외워두려고 노력했습니다. 헌법은 이때부터 헌법핵심정리300을 가지고 다니면서 틈틈이 보았습니다.

2) 2순환

2순환에도 동일한 강사의 강의를 수강하였고 후4법은 인터넷으로 수강하였습니다. 2순환부터는 매일 모의고사가 있었기 때문에 해당 모의고사 범위를 예습해 가야 했습니다. 예습은 해당 범위의 기본서 내용을 일독 한 뒤 사례문제나 주요 논점들을 가지고 답안지를 어떻게 쓸지 생각해 보는 방식으로 하였습니다. 모의고사를 치른 뒤에는 사례강의를 전부 들었는데 이 때 강사님들이 강조하시는 논점이나, 답안지 작성방법에 유의하였습니다. 독서실에 돌아와서는 강의 때 풀었던 사례문제를 풀면서 직접 손으로 써가며 목차를 잡아보고 키워드를 암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중요한 문제의 경우에는 따로 표시를 해둬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또한 사례문제로 출제되는 논점들은 기본서에서 그 위치를 찾아 중요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이때에는 어느 정도 책을 정리하였는데 주로 중요판례 및 강의 필기의 내용을 책에 옮겨 적는 방식을 택하였습니다.

과목별로 이용한 사례집은 사례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사례강의안, 상법사례연습 및 사례집, 행정법 엑기스 연습, 사례헌법연습, 민법의 맥, 새로 쓴 형법 case 바이블을 보았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최종정리 형사소송법로 충분히 커버된다고 생각해 2순환부터는 이것으로 기본서를 변경하였습니다.

3) 3순환

100점 모의고사의 압박과 방대한 진도 때문에 3순환 기간은 정말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말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하루에도 수십 번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실력이 가장 크게 상승했던 기간이었고, 이 시기를 얼마나 잘 보내느냐가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여러모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7법 모두 모의고사에 응시하였고 진도 따라가기가 너무 벅찼던 민사소송법과 상법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강평도 들었습니다. 학습방식은 2순환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다만, 판례 키워드, 많이 쓰이는 문구, 조문 확인 등을 중심으로 좀 더 세밀하게 공부하였고 막판에 확인·암기할 부분을 추려 놓았습니다.

4) 마지막 정리

기본3법 3순환 강의까지 듣고 나니 30일 약간 못 미치게 남았는데 오전에는 기본3법을 공부하고 오후에는 후4법을 3.5-2-1로 기간을 나눠(상법과 민사소송법은 하루씩 더 할애하였습니다.) 그 과목만 공부하였습니다.

여전히 공부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기에 공부량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오전6시반부터 정오까지 민법, 형법, 헌법을 1.5:1:1 비율로 나눠서 공부하였습니다. 이때는 문제 되는 쟁점을 따로 찾아보는 것 외에는 기본서의 이론내용 전체를 훑지 않고 바로 사례집과 모의고사 문제를 계속 반복해서 풀면서 중요문구와 판례 키워드를 암기하고 답안작성 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후4법은 3.5기간에 최대한 기본서를 빠르게 본 뒤에는 기본3법과 같이 사례문제를 풀었습니다. 사례문제를 볼 때는 목차와 판례 키워드 위주로 빠르게 넘겼습니다.

5) 2차 시험 직전

2차 시험 이틀 전에는 100점 답안지를 한 번 써봄으로써 답안지 작성에 다시금 익숙해지려고 노력하였고 시험 바로 전날에는 미리 추려놓은 암기사항과 중요쟁점들을 보았습니다. 또한 평소에 자주 누락했던 기본권 주체성 논의, 사법심사 가부와 같은 쟁점들은 미리 목록으로 뽑아놓고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체크하였습니다.

6) 기타(과목별 특이 사항)

민법은 1순환 때는 판례 암기 스터디, 2∼3순환 때는 사례문제 풀이를 통해 매일 1시간이상 공부하였습니다. 헌법과 행정법은 용어와 표현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평소에 핸드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서술방식을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민사소송법과 형사소송법은 사례집의 목차구조를 최대한 활용하여 답안을 작성하였습니다. 상법은 중요 쟁점을 추려 정리하고 조문을 꼼꼼히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형법은 사례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각 논점이 문제되는 사실관계를 익혀두려고 노력했습니다.

Ⅴ.답안지 작성

결국에는 답안지로 합격이 결정되는 것이기에 답안지 작성을 항상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습니다.

크게는 누락 없이 논점을 제시하고, 서술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전자는 목차구성과 연결 논점을 통해 준비하였습니다. 항상 기본서를 볼 때나 사례문제를 풀 때 목차간의 연관성에 주의하였고 부동산 이중매매, 무권리자 처분행위와 같은 전형적인 목차들은 외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민법에서의 강행규정 위반 무효에 따른 제746조 논의나 형법의 공모관계 이탈의 부정에 따른 공모공동정범 인정여부와 같은 연결 쟁점들은 따로 정리해두고 반복해서 확인함으로써 연결 논점들을 절대 빠뜨리지 않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서술의 질은 얼마나 답안지를 직접 작성해봤느냐가 크게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순환 기본3법 기간부터는 빠짐없이 모의고사에 응시하였고 간결한 문제제기, 조문 배치, 학설의 분량조절, 판례의 키워드 적시, 검토의 논거제시, 설문 상황을 활용한 사안포섭 등을 조금씩이나마 개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서술의 질이 조금씩 개선되니 자연스레 답안 작성 시간도 단축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시간관리 측면에서는, 50점 문제당 가급적 10분 안에 목차를 잡은 뒤 남은 50분을 문제 배점에 따라 할당하여 문제당 할당된 시간을 정확히 지킴으로써 시간 내에 모든 문제의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10분간 목차를 잡을 때에는 조문번호, 판례태도 및 키워드, 사안포섭에 활용할 문제의 사실관계 등을 미리 표시해두었습니다. 또한 강의를 마치고 독서실에서 돌아와서는 50점 답안지 당 20∼30분씩 투자해 모범답안을 이용해 스스로 첨삭을 해보거나 채점평을 참고함으로써 제 답안지의 개선할 부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형사소송법의 공범 관련 논의와 같은 중요한 쟁점들은 답안지에 막힘없이 서술할 수 있도록 평소에 표현을 가다듬어 놨던 것 같습니다.

답안 작성 시 도저히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과감하게 뒤로 넘어간 뒤, 혹시 새로이 떠오른 내용이 있으면 막판에 적어주는 식으로 대응하였습니다.

펜은 답안을 복사해서 봤을 때 최대한 가독성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선택했습니다. 저는 사라사 0.4를 사용하였습니다. 글씨체는 고시체를 그대로 익히진 않았고 다만 글자 획수를 줄이는 연습을 통해 필기속도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Ⅵ. 기타 수험생활

(1) 공부시간

1차 시험의 경우 진도별 모의고사 기간부터, 2차 시험의 경우는 2순환 기간부터, 시험 때까지는 하루에 12시간∼13시간 정도 하였습니다.(주말에는 9∼10시간 정도 하였습니다.)

그 이외의 기간에는 정해진 분량의 강의 진도에 맞춰 예습과 복습을 하는 정도로 진행하였습니다.

(2) 멘탈 관리 및 슬럼프 극복

전 항상 힘들 때마다 “성실하게 완주하면 곧 합격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이해가 잘 안 되거나, 낮은 모의고사 성적을 받는 것에 연연하기 보다는 그날그날을 충실히 보내는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또 지금 생각해보면 좀 부끄럽지만, 방에서 아침에 나가거나 밤에 들어올 때 무한도전에서 나온 노래 ‘말하는 대로’의 가사를 혼자 중얼거린 적이 많았는데, 이런 행동들이 정신적으로는 큰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신앙 역시 큰 도움이 됐습니다.

혹여나 슬럼프가 온 경우에는 자책하기 보다는 “잠시 공부를 못했어도 그간 열심히 해왔으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를 극복하고자 했습니다.

(3) 수면시간

원래는 수면시간이 7시간 정도였지만,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기간에는 5.5~6시간 정도 잤습니다.

(4) 체력관리

수험기간 내내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한 건 아니지만 초시를 치르고 4개월 동안 일주일에 두세 번씩 유산소운동을 했는데 이때 눈에 띄게 체력이 좋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덕분에 수면시간을 전보다 1시간 정도 줄였음에도 큰 지장 없이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5) 휴식

주로 토요일에 약간 일찍 들어와 예능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는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었고 일요일에는 늦잠을 잔 뒤 먹고 싶었던 음식을 점심으로 먹고 독서실에 나왔습니다. 너무 반복된 일상에 지칠 때는 가끔 서울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 밥을 먹었습니다. 휴식을 취하는 방법은 다양했지만 체력을 심하게 소모하지는 않도록 주의하였습니다.

“사법시험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큰 기회”

Ⅶ. 마무리

모든 영광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게 된 큰 동기를 주셨고 누구보다 제 수험생활을 응원하셨을 아버지, 가까이 있으나 멀리 있으나 품에 다 담지 못 할 만큼 큰 사랑 베풀어 주신 어머니, 수험생활을 너머 제 인생의 가장 큰 버팀목이 되어준 부모님 같은 형, 사진만으로도 크게 웃게 해준 단비까지 소중한 가족들이 있었기에 힘든 수험생활을 이겨냈던 것 같습니다.

가족들만큼이나 절 걱정해주시고 성원, 지원해주셨던 외할아버지, 고모, 이모, 삼촌들을 비롯한 친척들께 큰 감사드립니다.

무모했던 결정이었음에도 넌 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주고, 고시촌까지 와서 밥 사주고, 2차 시험기간 일주일간 숙소·식사 등 큰 편의를 제공해주고, 2차 발표를 앞두고 불안해하던 저를 달래주던 소중한 친구, 형누나들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에 이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광주서 기도해주신 한기승 목사님, 몸에 좋은 약 지어 보내주신 지인 분들 역시 수험생활에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응원과 용기를 복 돋는 말씀을 해주신 은사님들, 열과 성으로 수업해주신 강사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윤동환 선생님, 같이 스터디를 했거나 및 수업을 수강했던 수험생 분들께도 큰 영광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책상 앞에 앉을 때면 늘 혼자인 것처럼 외로워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는데 이제 보니 오히려 수많은 분들이 제가 무너지지 않게 뒤에서 받쳐 주셨던 것 같습니다.

사법시험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제겐 큰 기회였고 자기발전의 모멘텀이자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수험생활을 통해 배운 삶의 자세를 잊지 않고 항상 다시금 출발선에 서있는 마음가짐으로 겸손하고 성실하게 앞날을 맞이하겠습니다.

또한 일신의 영달에만 전념하지 않고 내 이웃, 공동체의 문제에 귀 기울이고 공감하며 사회발전에 힘 쏟는 법조인이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더불어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은 양질의 과학기술 교육에 부응하여 과학기술 전문성을 가진 법조인으로서 국가 과학기술 보호 및 발전에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힘든 싸움을 하고 계신 수험생 분들께 노력의 결실이 반드시 차오르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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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림프 2018-12-27 23:03:29
진짜 멋있다!! 진솔한 수기 감사합니다. 빛나는 앞날을 응원합니다~

ㅋㅋㅋ 2017-02-27 00:44:24
ㅋㅋㅋ 애쓴다... 카이스트에서 왜 사법시험 봤냐고 물으면 법대가 없으니깐...

로스쿨일원화 2017-01-22 11:46:57
로스쿨로 일원화 하자 대국민적 약속이다.
로스쿨 까는 인간들 논리는 하나로 귀결,음서제.
그래 우리 로스쿨에 부자집 자식들 많다. 근데 그것도 능력이다. 지원 못해주는 니네 부모를 탓해라.
행시도 없어지는 것 같으니 서민이면 서민답게 9급이나 쳐라. 여론몰이나 할줄 알지 등신들

유라, 엄마 2016-11-24 14:32:03
.
제딸 유라,,가 법조인 되고싶다고 하는데,
공정한 사법시험 대신에,
금수저 로스쿨에 가는게 낫겠죠 ??.
.

ㅋㅋㅋㅋ 2016-11-23 21:00:18
로퀴들아 ,
이과애들이 로스쿨오면 진입의 다양성이고 사시패스하는건 전공과 관계없으니 안된다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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