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정유라 입시비리 의혹’이 시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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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유라 입시비리 의혹’이 시사하는 것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6.11.18 10:56
  • 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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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전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파장이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매일 새로운 특종이 이어지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정도면 까도까도 또 나오는 양파 하나 정도가 아니라 드넓은 양파밭을 뒤집고 있는 느낌이다.

수많은 비리와 의혹들 중에서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니면서 받았던 각종 혜택과 입시비리 의혹 등은 수능시즌을 맞은 수험생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양이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하면 12년간 온갖 노력을 다하며 준비한 대학 진학을 누군가는 돈과 권력을 이용해 너무도 쉽게 해낸 것을 보며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

정유라씨의 입시비리 의혹이 문제되면서 수시입학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시입학은 내신, 논술, 면접, 실기전형 등을 통해 대학 입시를 치르는 방식으로 수능점수는 최저학력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기자가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시절에는 수시모집이 활성화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딱히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다. 한 학교에 1~2명 정도가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수준이었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저 수능을 잘 치르면 된다고만 생각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정시입시의 경우 내신이나 기타 경력, 면접, 논술 등이 입시에 반영됐지만 기본적으로 수능성적이 합격이냐 불합격이냐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기자와 동년배의 친구들에게는 낯선 제도였던 수시모집이 점점 그 비중을 늘려가더니 이제는 대학입시의 대세가 되고 있다. 2017학년도 입시에는 무려 70%가량의 비중을 차지했다고 한다.

문제는 수시모집의 입학전형이 굉장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내신 성적을 하나의 객관적인 잣대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외 다른 ‘주관적’ 평가 요소가 합불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유라씨도 바로 수시전형을 통해 이화여대에 입학했다. 정유라씨에게 유리한 제도들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합격권에 들지 않자 성적이 정씨보다 상위권이던 지원자 2명을 면접에서 낙제점을 줘 탈락시켰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수시모집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위 ‘금수저’를 위한 대입 ‘뒷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과정에서 로스쿨과 사법시험 존치에 관한 문제도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정유라씨와 같은 입시비리가 다양한 ‘정성적 요소’를 반영하는 로스쿨 입시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사법시험 존치에 관한 법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로스쿨 측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습이다. 로스쿨협의회에서는 사법시험 존치 운동을 하고 있는 사법시험 수험생들 향해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는 법조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로스쿨생들과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사법시험 존치에 찬성을 표하는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거나 사법시험 존치를 반대하는 의원을 후원하는 등으로 사법시험 존치를 저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자는 의견들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는 묻고 싶다. 정말 로스쿨 제도가 정착하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사법시험과 같은 우회로를 마련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고 싶다면 비판하는 목소리를 틀어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목소리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을 통해 ‘신뢰’를 쌓아햐 하지 않을까. 입시비리, 학사비리 의혹을 덮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적발하고, 입학취소 등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 아무리 장학제도를 충실히 갖추고 등록금 부담을 줄인다고 해도 로스쿨에 갈 수 없는 이들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이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사법시험의 대안이라고 내놓았던 방통대 로스쿨 이야기는 어디로 갔나? 당장의 비판을 모면할 생각은 버리고 멀리 내다보는 현명한 자세야말로 로스쿨의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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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로 2016-12-02 16:37:17
방통대 로스쿨 왜 안만드냐? 야간 로스쿨은 또 어찌된겨? 그전에 뉴스 보니끼레 이르면 2017부터 야간 로스쿨 개원한다더니 일언반구도 없네?

로스쿨 후원금 2016-11-20 15:52:47
http://www.yonhapnewstv.co.kr/MYH20161118003600038/?did=1825m

돈이면 뭐든 할 수 있다던 정유라와 뭐가 다른가..

정말 로스쿨은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측후 2016-11-20 14:51:02
개별적,우호적이라는 명분으로,혹시라도 로스쿨러들이 법사위원들에게 후원금을 건냈거나 건넨 사실이 있는지,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사실이 발견되면 해당 의원 및 회원의 명단을 반드시 공개해야 하며, 이런 일련의 행위들이,행여라도 차후 법사위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kelsen 2016-11-20 09:06:55
로스쿨 전수 조사 다시 한 해보자.

tngjatod 2016-11-20 00:10:49
대체 법사위에서 왜자꾸 사시존치에대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겁니까?
정말 너무들 하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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