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법알못’ 공학도로 법무사 수석 거머쥔 김병준씨
상태바
[인터뷰] ‘법알못’ 공학도로 법무사 수석 거머쥔 김병준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6.11.17 17:37
  • 댓글 1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병준·제22회 법무사시험 수석·돌마고 졸업

“논리적인 답안작성,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 중요”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많은 전문자격사 시험이 법과목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법에 관한 지식만 놓고 보자면 몇 년씩 법공부에 전념한 실력파도 합격을 자신할 수 없는 어려운 시험이 바로 법무사시험이다. 타 전문자격사 시험에 비해 소수인 합격인원도 법무사시험을 섣불리 덤벼들기 어려운 무모한 도전으로 만들고 있다.

이처럼 높은 법무사시험 장벽을 법공부를 한 적이 없는, 소위 ‘법알못’ 공학도가 뛰어넘었다. 게다가 그냥 합격도 아닌 수석합격을 차지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단국대학교 전기공학과 중퇴로 고졸 학력이 전부인 김병준씨다.

남다른 이력으로 수석합격에 이른 소감을 묻자 “처음에 합격자 명단에 있는 것으로 충분히 기쁘고 감격했는데 수석합격이라는 연락을 받아 기쁨이 배가 된 것 같다”며 “저보다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 동안 공부했던 보람이 더욱 느껴졌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공학도가 법을 공부할 때는 보통 변리사시험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들과 다르게 법무사시험을 준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만28세인 김씨는 돌마고등학교를 거쳐 단국대 전기공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적성과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2학년을 마치고 중퇴했다. 그 후 법무사사무소의 사무장으로 일하는 아버지를 통해 법무사시험을 접하게 됐고 부모님과 많은 대화를 나눈 끝에 도전을 결정했다.

법무사시험 도전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시 ‘생소함’이었다. 공부를 시작한 초반에는 낯선 법률용어 등으로 인해 학원수업 내용을 따라가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반복해서 강의를 듣고, 쉬운 용어로 이해하기 편하게 설명하는 강사들의 도움으로 법과목의 생소함을 극복할 수 있었다. 수험생활이 길어지면서 많은 어려움이 닥쳤지만 법무사시험 합격이라는 그의 목표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씨는 “법무사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개의치 않고 공부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3월이었다. 민법과 부동산등기법을 인터넷 강의로 들으며 법무사시험에 입문했고 그 해 7월부터는 학원 실강으로 공부했다. 법무사시험은 1차시험부터 상대평가로 선발한다. 공부해야 할 분량도 많고 시험의 난이도도 높다. 수석 합격의 주인공인 김씨에게도 1차시험의 벽은 높았다. 그는 “보통 수험생과 달리 열의도 부족하고 법과목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해 1차시험에서 계속 낙방했는데 2014년 11월부터 고시원에 들어가 꾸준히 공부한 결과 2015년에 마침내 1차에 합격하고 올해 2차 합격의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수험기간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1차시험 준비는 실체법인 민법 조문 및 판례 암기, 이해를 기초로 이뤄졌다. 이 후 골격 위에 살을 입히듯이 절차법인 부동산등기법, 민사집행법, 공탁법, 가족관계등록법을 공부했다. 상법과 상업등기법 공부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했다. 상법을 이해하는 공부를 선행한 후 상업등기법을 다뤘다.

그가 1차시험 준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 중 하나는 ‘기출문제’였다. 특히 절차법의 경우 기출문제가 다시 출제되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보고 반복적으로 문제를 풀며 지문을 눈에 익혔다. 민법의 경우 기출문제에 최신판례를 더했다.

1차시험 과목들 중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헌법과 민사집행법이었다. 헌법은 판례의 범위가 넓고 다양해 공부하기 까다롭다고 보고 같은 교시에 시험을 치르는 상법에 주력하는 전략을 세웠다. 민사집행법의 경우 연결되는 과목이 많고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 절차의 흐름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꾸준히 공부했다.

2차는 암기위주로 준비한 1차와 달리 이해에 보다 중점을 두고 공부했다. 판례를 파악할 때는 단순히 판결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실관계가 있었는지도 찾아보고 분석하는 방식으로 공부했고 이는 관련 내용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과목별로는 민법의 경우 요건사실을 기본적으로 암기하고 그에 따라 사실관계를 대입하는 방법으로 연습을 했다. 이같은 연습에는 모의고사 등을 활용했다. 형법의 경우도 비슷한 방식으로 구성요건사실을 사실관계에 포섭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은 시간적 순서에 따라 정리를 하는 방법으로 공부한 것이 효과를 봤고 부동산등기법은 목차를 암기해 관련 주제에 대해 조문과 등기 선례 등을 떠올려 보는 방식을 택했다.

2차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형법이었다. 구성요건을 파악하는 부분이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답안의 형식도 다양해지는 점이 부담이 됐다. 김씨는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반복해서 답안을 작성하고 다른 과목보다 좀 더 판례에 나오는 사실관계를 많이 암기해 실수를 줄였다.

주관식 논술형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중에 ‘우수답안’에 관심이 없는 이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수석 합격자의 답안 작성 요령이라면 절로 귀가 쫑긋해지는 관심사다. 김씨도 수석합격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답안작성 요령’을 꼽았다. 그는 “답안에 자신이 당해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도록 노력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보다 구체적인 답안작성 요령에 대해 살펴보면 김씨는 답안작성에서 “결론을 아는 것보다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에 특히 신경을 썼다. ‘논리정연한 답안’을 만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논리적인 답안을 만들기 위해 모의고사를 통해 연습할 때 결론을 모르는 판례가 나오더라도 자신이 생각한 결론으로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답안을 쓰려고 애썼다.

문제 사안에서 나온 사실관계를 해당 법규정이나 판례에 포섭하는 과정도 김씨가 답안작성에서 중요시한 요소다. 그는 이를 위해 항상 답안 말미에 포섭 과정을 나타내려고 했다.

몇 년씩 이어지는 장기 레이스인 법무사시험을 끝까지 완주하기 위해서는 체력과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적이다. 김씨는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으로 체력과 스트레스 관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매주 일요일마다 농구를 했고 평일에도 공부에 집중이 잘 안되는 경우에 농구공을 잡았다. 좋아하는 컴퓨터 게임을 일주일에 2~3시간 가량 하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됐다.

이제 법무사로서의 새로운 경험에 열린 마음으로 도전하려는 김씨, 자신의 수험경험을 담은 응원의 메시지를 법무사 수험생들에게 남겼다. 그는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외롭고 힘들지만 크게 이탈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수석합격에 이르기까지 그를 응원하고 지지해 준 이들에게 진심을 담은 감사를 전했다.

“부모님과 동생에게 가장 고맙다고 전하고 싶고, 초심자로 시작하여 합격까지 이끌어주신 강사님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항상 함께 같은 강의실, 독서실에서 수험생활을 보낸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xxx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사를 후원하시겠습니까? 법률저널과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기사 후원은 무통장 입금으로도 가능합니다”
농협 / 355-0064-0023-33 / (주)법률저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가자판검사로 2016-11-18 23:55:03
매트릭스에서 벗어나서 대박을 일궈내신거 축하드립니다.

천훌륭한 이공계 학도로서 그리고 법무사 합격자로서 앞으로 법조 관련 종사직에 계실텐데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제 SKY 로스쿨이나 다른 상위 로스쿨 가시고 졸업하셔서 나오시면 판검사도 노려보실 수 있겠군요

길고긴 수험생활 고생 많았어요 . 여기서 안주하지 말고 더 나아가셔서 판검사 이상의 가치를 내는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래요

법률저널 2016-11-18 12:24:12
김병준님 합격수기 좀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모법학원 얘기로도 수석합격해도 이상할 것 없다며
가장 모범적인 수험생활을 했다고 하더군요.
1차 2차 구체적인 공부방법 좀 올려주세여 꾸벅~~

ㅇㅇ 2016-11-17 22:55:14
정말 대단하십니다 축하드립니다

ㅋㅋ 2016-11-17 21:13:18
애고 부러버라 우리아들은 언제 이렇게 자라서 시험치고 합격할지ㅋㅋ

수능날 2016-11-17 20:53:44
아빠가 정말 좋으시겠따
우리아들도 이렇게 커야할텐데...

공고&채용속보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