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걸어다니면서도 공부’ 변리사시험 최연소 최진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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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걸어다니면서도 공부’ 변리사시험 최연소 최진욱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6.11.10 16: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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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욱·제53회 변리사시험 최연소·한성과학고 졸업·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3학년

1년 3개월만에 최종합격…비결은 철저한 ‘시간관리’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아름다운 미모이건 사회적 성공이건 뭔가 어떤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취를 이룬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을 흔히 백조가 헤엄지는 모습과 비교하곤 한다. 우아한 자태로 물 위를 가르며 나아가는 백조가 수면 아래에서는 열심히 물장구를 치고 있다는 것을 성공한 이들의 치열한 노력에 비유한 표현이다.

1년 3개월의 수험기간을 거쳐 2016년 변리사시험에 만 21세의 나이로 최연소 합격한 최진욱씨와 인터뷰를 하면서 백조의 노력이 떠올랐다.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부러움을 넘어서 질투가 일만한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 최씨가 얼마나 뜨거운 열정으로 분초를 아껴가며 공부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밥을 먹을 때도, 심지어 걸어다닐 때도 손에서 공부를 놓지 않았던 그의 치열했던 수험생활과 단기간 합격을 이룰 수 있었던 공부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먼저 합격소감을 묻자 “올해 합격하면 소원이 없겠다 싶었는데 합격과 함께 ‘최연소’라는 과분한 타이틀을 얻게 돼 정말 영광이고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생생한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무엇보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을 알기에 합격하는데 있어 정말 운이 크게 따르지 않았나 싶다”는 대답에서 그의 겸손한 성품이 드러났다.

최씨는 한성과학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해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에 13학번으로 입학했다. 아직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변리사 공부를 처음 시작한 것은 변리사시험을 준비하는 지인의 덕이 컸다. 몇 년전부터 변리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 있었고 흥미도 느꼈지만 고시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했고 자신도 없어 도전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그는 같은 과의 친한 형이 변리사시험을 준비한다는 말을 듣고 호기심이 일어 변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고 한다. 얘기를 나누다보니 변리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됐고 지난해 4월 즈음 결국 변리사시험에 입문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흥미를 느끼고 더 빠져들게 됐다.

수험생으로서는 궁금할 수밖에 없는 최연소 합격자의 구체적인 공부방법에 대해 들어보면 1차시험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학교 공부와 병행하며 민법 인강을 들었고 다음 8월까지는 특허법과 상표법, 디자인보호법 인강을 들었다. 특허법 등은 인강을 들으면서 복습을 꼬박꼬박할 수 있었지만 학교 공부와 병행했던 민법은 복습을 전혀 못하고 산업재산권법 인강을 다 들은 후에야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때문에 처음 보는 내용처럼 낯설고 어려워 애를 먹었다.

9월부터는 매일 조금씩 민법 공부를 하면서 일주일 단위로 특허법은 3일, 상표법은 2일, 디자인보호법은 1일로 계획을 잡아 공부했다. 남는 하루는 특허법 등 세 과목 중 부족한 것을 하루 더 하는 방식으로 보충했다.

객관식 문제집이 나온 후에는 민법은 전체 문항 수를 세서 하루에 일정 수의 문제를 무조건 풀었다. 산업재산권법은 전체 페이지 수를 세서 하루분 분량을 정해 푸는 방식으로 최대한 빨리 1회독을 하려고 했다. 객관식 문제집은 1회독을 마친 후에는 더 이상 풀지 않았지만 문제를 풀면서 헷갈리거나 어려웠던 것을 타이핑한 것을 인쇄해 들고 다니면서 암기했다.

계속 회독수를 늘리려고 노력하며 1월부터는 자연과학 공부를 조금씩 하다 2월부터 스퍼트를 올렸다. 미리 외워 두면 까먹을 것 같아 최대한 시험이 다가왔을 때 시작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이었다. 2차 과목인 유기화학도 미리 시간을 내 공부해 뒀다. 11월 중순부터 3주간 기본강의를 듣고 맥머리, 솔로몬, 스미스 원서를 차례대로 한 번씩 풀었다. 기본 개념 및 메카니즘 이해, 암기를 계속 하면서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고 생각했을 때 브루스 원서를 추가로 풀고 개념 암기를 반복했다.

1차 과목 중에서는 특허법 실력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최씨는 “특허법 개념 자체보다 기출이나 객관식 문제를 풀면서 난관에 부딪친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허법 객관식 문제를 풀면서 조금이라도 헷갈리는 부분이 있으면 그런 부분을 타이핑해서 밥 먹을 때, 걸을 때, 휴식 전후 등 생각날 때마다 꾸준히 보면서 이해하고 암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차시험 준비는 민사소송법의 경우 기본이론, 사례집, 기초gs, 실전gs 순으로 다른 수험생들과 같은 커리큘럼에 따라 공부했다. 기본서를 수 차례 보면서 어느 정도 틀이 잡혔다 싶을 때 gs문제나 다른 자료에서 판례를 추가해 기본서에 옮기는 방식으로 단권화를 했다. 사례집은 1회독 후 거의 보지 않다가 6월쯤 사례문제를 보고 머릿속으로 목차를 수월하게 잡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중요 문제만 골라서 빠르게 보는 연습을 했다. 이후에는 기본서만 계속 보면서 회독 수를 올리고 쓰는 감을 잃지 않기 위해 gs문제를 활용했다.

최씨는 “사례집의 회독수를 올리는 시간보다 기본서 회독수를 올리는데 시간을 더 투자해 확실히 암기를 한 것이 시험문제를 풀 때 아는 유형인 한 막힘 없이 쓸 수 있어서 좋았다”며 “처음엔 회독수를 올리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6월쯤부터는 거의 3일에 1회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속이 붙어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굉장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특허법과 상표법도 주로 볼 책 하나를 정해서 키워드 위주로 계속해서 외우고 gs를 통해 쓰는 연습을 했다. 특허법은 등록, 침해, 융합의 유형별 케이스와 절차의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서 암기했고 6월경부터 하루에 한 유형을 다 볼 수 있도록 애썼다. 상표법은 다른 법과목에 비해 양이 적고 방어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남는 시간에 집중해서 최대한 많이 보는 전략을 잡았다.

선택과목인 유기화학은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존스 원서 책 중 새로운 문제 유형만 골라서 빠르게 풀고 여러 gs문제를 구해 감을 유지했다. 또 named reaction이 출제될 것에 대비해 갖고 있던 교재에 정리된 자료를 반복암기했다. 시험에 임박한 시점에는 풀어 본 모든 원서 책들에서 어렵거나 꼭 다시 볼만한 것으로 체크해 둔 문제들을 빠르게 확인했다.

2차시험 과목들 중 가장 힘들었던 과목은 상표법이었다. 최씨는 “상표법의 경우 다른 법과목보다 사안포섭이 중요함을 익히 들은 바 있지만 처음에는 아예 감을 잡을 수 없어 헤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강사의 모범답안을 계속해서 보고 쓰는 것을 반복했고 나중에는 gs를 통해 직접 쓰는 연습을 하면서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에 최고의 성과를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최씨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6월부터 계속 암기에 주력하는 바람에 직접 쓰는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7월초 막상 써보려고 하니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 다급함을 느꼈다고. 그는 “약 2주간 매일 쓰는 시간을 2시간 정도 확보해서 얼른 감을 되찾으려고 애를 썼다”며 “암기에만 전력을 쏟지 않고 계속해서 쓰는 연습을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답안작성에 있어서는 과목별로 중점적으로 신경쓸 부분을 차별화했다. 민사소송법은 최대한 많은 양을 쓰기 위해 암기를 거듭하며 막힘 없이 쓸 수 있도록 했고, 기계식 서술이 아니라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논리의 흐름을 보여주는데 신경을 썼다. 특허법과 상표법은 키워드가 눈에 띄도록 해서 알맹이가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 최씨는 “이 두 과목은 1차와 2차에서의 공부방법이 다르고 접근 방식도 다르지만 1차 공부를 하면서 암기해놨던 세세한 내용들 중 2차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부분들도 2차 답안 작성 시에 최대한 활용해 내용을 조금 더 풍부해 보이도록 했다”는 그만의 노하우를 소개했다.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목차를 잡는 시간을 따로 할애하지 않고 머릿속으로 전반적인 틀을 잡고 써내려가며 다음에 쓸 것을 다시 한 번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답안을 작성했다. 그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내 경우는 목차 잡는 시간 대신 글을 한 자라도 더 쓴 것이 오히려 시간을 아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험기간 중에 힘들었던 일과 그 즐거웠던 경험은 곧 그의 합격 비법으로도 이어진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묻자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빨리 실력을 올려야하는데 하는 부담감 등이 컸던 탓인지 밤에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고 잠에 들어도 깊게 자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정신적,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고 소회했다. 이 때 가만히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고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 노력했고 어느 순간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덜어지더란다. 힘들었던 일이 공부하는 과정에서 얻은 부담이었다면 즐거웠던 일은 공부를 통해 실력이 늘어가는 것을 확인했을 때였다. 제자리걸음만 하는 듯하다 문득 실력이 늘어있음을 발견하는 경우 “이처럼 행복할 수 없었다”고 했다.

수험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이 되는 과정에 철저한 ‘시간관리’가 있었다. 잠들기 직전까지 모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공부했고 과목마다 최대한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찾았다. 시행착오를 없애기 위해 먼저 합격한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일단 공부방법을 선택한 후에는 이를 믿고 쭉 밀고 나갔다.

변리사시험에 합격했지만 아직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더욱이 아직 21살인 어린 나이, 하고픈 일들이 무궁무진할 터. 그의 당면 목표는 남은 1년간의 대학생활을 흐트러짐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다. 영어를 기본으로 하고 제2외국어로 중국어나 일본어도 배우고 싶단다. 최씨는 “아직 대학 졸업 후의 구체적인 진로를 정해놓진 않았지만 취업을 하든 공부를 더 하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는 미래를 향해 당당히 발걸음을 옮기는 그의 모습이 그려지는 포부다.

지금 그가 서 있는 곳을 향해 달리고 있는 수험생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정말 열심히 노력한만큼 내년에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수험생활을 하면서 힘든 시간이 많겠지만 합격해 변리사가 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마지막 인사는 그의 치열한 수험생활을 함께 해 준 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감사로 전했다.

“가장 먼저 가족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가족과 함께 수험생활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신적으로 큰 힘이 되어 주셨고 백번 말해도 부족할 정도로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저를 변리사의 길로 들어서게 해주신 과 형, 같이 수험생활을 한 친구, 아낌 없이 조언하고 도와주신 고등학교, 대학교 선배님들도 정말 감사하고 마지막으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던 제게 밥 한끼 먹자고 한걸음에 달려와준 친구들에게도 감사 인사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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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리사짱이다. 2016-11-19 01:20:48
축하해요

젊은 나이에 대박내고

훌륭한 변리사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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