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검찰 법조일원화 요원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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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검찰 법조일원화 요원한 것인가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11.04 14:2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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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사람을 향할 그 선한 눈빛을 응원합니다” 서울 관악구 소재 신림동 고시촌의 한 원룸 입구 현수막에 내걸린 문구다. 그 아래에는 역대 사법시험 합격자 12명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 있다.

고시촌 일대 원룸 등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현수막이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말문을 함께 내 건 것은 좀체 보기 어렵다. 그래서 기자에게 이 문구가 아직도 각인돼 있다. 이 원룸 주인장은 자기 집을 거쳐 간 사법시험 합격자들의 성공 기원과 함께 훌륭한 법조인이 되어 달라는 뜻일 것이다.

법조인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게는 의례히 ‘정의의 수호자’로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법조직역은 우리 사회의 청정지역으로 남아있길 바라는, 국민 모두의 염원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미 지난 수년간 걸려 있어왔던 “사람을 향할 그 선한 눈빛”들은 현재 법조계에서 어떤 선한 활동을 하고 있을지, 기자 역시 매우 궁금하다. 제발 그러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과 함께...

최근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이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영역에서 경천동지라며 혀를 차게 하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특히 성실하고 준법적이면 오히려 손해라는 ‘무력감’의 그늘이 짙게 깔리고 있다.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누구는 체육특기자라는 이유만으로 학점을 날로 먹는 비애감. 천문학적 액수가 말 한마디에 끌어 모아지는 서글픔.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대통령까지 앞세워 호가호위하는 부정축재에는 말문을 닫게 한다.

여기에 더해 검찰은 짙게 베인 향수를 애써 외면하면서 “의혹만으로는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며 국민의 바람을 헌신짝처럼 버리려 했다. / 두터비 파리를 물고 두험 우희 치다라 안자, 것넌 산(山) 바라보니 백송골(白松骨)이 떠 잇거날, 가슴이 금즉하여 풀떡 뛰여 내닷다가 두험 아래 쟛바지거고, 모쳐라 날낸 낼싀만졍 에헐질 번하괘라. / 마치 조선시대 시가를 연상케 한다. 힘없는 국민들에게는 잘도 형사소추하더니만 권력 앞에서는 눈치만 보는 검찰에 국민들은 한 숨만 내쉬는 현실이다.

한 법조인은 말한다. “의지만 있었으면 좀 더 빠르게 수사에 착수 했을 것...”이라며 검찰을 향해 목소리를 높인다. 그동안 대한민국 검찰이 서슬 퍼런 정의에 목 말라했더라면 작금의 이같은 국정농단까지 있었겠느냐며 발을 동동 구른다.

심지어 한 시민은 검찰청에 개똥을 엎고 또 한 시민은 포크레인으로 돌격까지 했다. 완장과 권력에만 관심을 내 뿜는 검찰을 향해 ‘정의의 칼’ 역할을 해 달라는 과격한 표현일 뿐이다. 약자 앞에는 한 없이 강하고 강자 앞에서는 한 없이 약한 검찰이라는 오명은 어제 오늘의 비판이 아니다. 10여년전 평검사와의 대화에서 검찰개혁을 부르짖던 고 노무현 대통령을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는 글들이 SNS에 적잖게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법조일원화가 되면서 법조진로 선호도에서 사법시험 준비생, 로스쿨 재학생 등에게 검사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검사 선호도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본보가 올해 사법시험 2차 합격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호도 조사에서 검사 38.9%, 재판연구원 23.2% 등의 순을 보였다. 다만 2014년 45.1%, 2015년 43.9%에 비해 검사 선호도는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한 언론의 조사에서는 검사가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고 한다. 젊은 예비법조인들이 검찰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지금도 여전히 ‘젊은 혈기’가 필요하다며 검찰에 대한 법조일원화에 소극적이다. 차제에 경륜있고, 인권과 정의를 제대로 아는, 팍팍한 서민의 삶을 이해하는 대신 얄팍한 권력에는 추상같은 호령을 할 줄 아는 그런 검찰로 이미지를 전환하면 어떨까 싶다. 검찰도 법조일원화를 통해 보다 양질의 검찰인력을 흡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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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람쥐 2016-11-07 21:57:35
두터비... 이 댓목이 현실을 잘 반영한 덧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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