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덕윤의 언어논리 이야기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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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덕윤의 언어논리 이야기 (34)
  • 문덕윤
  • 승인 2016.11.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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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게임 문제는 언어논리에 입문할 때 가장 부담스러운 영역입니다.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독해와는 달리,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여 판단 과정을 서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논리학 파트에 대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논리게임 영역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사용하는 용어는 일상적인 용어와는 다릅니다. 일상의 언어는 형식적 타당성뿐만 아니라 개념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이나 내용에 대한 정의를 고려해야 하는 반면, 논리학의 언어는 형식적 타당성을 갖추었는지에 초점을 두고 기호를 둘러싼 맥락을 고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역논증을 평가할 때 내용적 건전성을 기준으로 다루기는 합니다만, 적어도 시험에서는 건전성을 평가 기준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시험지 외부의 정보를 알고 있는지 묻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일 건전성 판단을 요구하고자 한다면 논리학 소재를 활용한 지문이 제시된 독해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논리게임 대표 예제를 통해 논리학 파트에서 요구하는 사고 과정의 특징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제] 네 명의 여성 사무관 A, B, C, D와 세 명의 남성 사무관 E, F, G는 어떤 정책을 도입할 것인지를 두고 토론하고 있다. 그들 가운데 네 명은 정책 도입에 찬성하고, 세 명은 반대한다. 이들의 찬반 성향이 다음과 같다고 할 때 반드시 참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① A와 F는 같은 입장을 취한다.
② B와 F는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한다.
③ C와 D는 같은 입장을 취한다.
④ E는 반대한다.
⑤ G는 찬성한다.

문제풀이 과정은 일종의 논증입니다. 독해력이 좋은 학생들을 보면, 문제를 매우 빨리 풀고 별로 힘들어 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문제에서 정답을 도출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주어진 상황에서 정확하게 읽어내 집중할 줄 알고, 그래서 출제자가 의도하는 바를 잘 파악하며, 정답을 도출하는 데 필요한 것 이외의 항목을 내려놓을 줄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풀이과정에서 쉽게 지치지 않으며, 문제풀이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겁니다. 머릿속을 출제의도에 맞게 정리를 잘 하는 겁니다. 이 문제에서 적용해 보겠습니다.

1. 발문 분석 : 발문에서 읽을 수 있는 것들

네 명의 여성 사무관 A, B, C, D와 세 명의 남성 사무관 E, F, G는 어떤 정책을 도입할 것인지를 두고 토론하고 있다. : 기호화의 대상. 남성-여성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지 제시되어 있는 조건을 읽을 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사용할 기호는 일곱 개입니다.

그들 가운데 네 명은 정책 도입에 찬성하고, 세 명은 반대한다. : 우선 찬성-반대니까 모순율 성립. 연역으로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 네 명 찬성, 세 명 반대이므로 여성 네 명, 남성 세 명과는 기준이 다릅니다. 이 부분이 문제를 풀면서 헷갈리기 쉬운 대목이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논증적으로 판단한다면 이 항목은 전제에 해당합니다. 발문 안에도 전제가 들어있을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지문과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풀이 과정에서 놓치기 쉽습니다.

이들의 찬반 성향이 다음과 같다고 할 때 : 지문에 조건이 제시됩니다. 전제에 해당하는 부분이므로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반드시 참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 명제에 대한 최종 판단. 걸론을 구성하는 대목입니다. 정답은 거짓이거나, 확인 불가입니다.

2. 문제풀이 : 논증적 사고를 전개하는 과정

(1) 지문 : 조건을 논리 언어로 번역하여 정리부터 합니다.

1. ~E∨~F∨~G, ~(~E∧~F∧~G) ⇔ E∨F∨G
2. ~A∨~B
3. B→~A∧~E ⇔ B→~A, B→~E
4. B→C∧D ⇔ B→C, B→D
   C∧D→B ⇔ ~B→~(C∧D)
5. F→G ⇔ ~G→~F
  ~F→~A ⇔ A→F

2번의 선언명제에서 출발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선언지 제거법을 활용하여 경우의 수를 구성하는 데 능률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 규칙은 적어도 한 사람의 반대를 조건으로 제시했으므로, 누군가의 찬성을 가정한다면 다른 한 쪽은 반드시 반대가 됩니다.

(2) 경우의 수 판단

ⅰ) A가 찬성하는 경우

A→~B→~(C∧D)
A→F→G→~E
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첫 번째 경우는 네 명이 반대하고 세 명이 찬성했기 때문에, 문제의 요구 조건에 맞지 않습니다. 게다가 첫 번째 경우는 1번 조건에도 위배됩니다. 따라서 두 번째와 세 번째 경우가 성립합니다.

ⅱ) B가 찬성하는 경우

B→~A
B→C∧D
B→~E

세 번째 경우와 네 번째 경우는 네 명이 찬성하고 세 명이 반대한다는 문제의 요구 조건에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경우는 F→G에 어긋납니다.

(3) 중간정리

제시된 경우의 수를 종합하면, 각 표에서 하얀 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허용 가능한 경우의 수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선택지의 참 거짓 여부를 판단합니다.

3. 결론의 도출

③번의 C와 D는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이 맞으므로, 이 선택지는 거짓이다. 따라서 정답은 ③번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제가 서술한 일련의 과정은 잘 훈련된 학습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사고의 과정입니다. 이를 “논증적 사고” 혹은 “논리적 문제해결능력”이라고 합니다. 이른바 합리성이라는 가치를 문제 풀이의 영역에서 잘 다듬어진 언어로 서술하면 위와 같은 형태의 논증이 나오는 겁니다. 우리가 시험장에서 최종적으로 받아드는 것은 성적표에 찍힌 점수입니다. 하지만 결론에 심리적으로 매몰되어 있어, 사고가 흘러가는 과정을 튼튼히 하는 것을 간과한다면 시험을 위한 준비 과정이 내실 있게 꾸려지기 어렵습니다. 여러분의 시험 준비 시간은 일관성 있는 훈련을 통해 논증적 사고를 체화하는 경험을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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