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경은의 부동산 경제 14 - 인구절벽과 주택시장의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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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은의 부동산 경제 14 - 인구절벽과 주택시장의 양극화
  • 차경은
  • 승인 2016.10.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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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은 경제학 박사

2016년 하반기 주택시장은 계속해서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1순위 청약접수가 평균 100.6대 1의 경쟁률을 보인데 이어 강북지역에서 공급한 ‘래미안 장위1(성북구 장위뉴타운 1구역)’ 의 청약경쟁률도 65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정부의 ‘8.25 가계부채관리방안’이 발표된 후 부산에서 첫 번째로 공급된 ‘명륜자이(명륜4구역 재개발단지)’는 평균 523.56대 1, 84.9평형은 896.3대 1로 청약경쟁률과 청약자 등에서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에 반해 2016년 현재 전국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2.8대 1(서울의 경우 19.9대 1)로 2015년 전국 평균인 11.48대 1보다 높은 수치이나 앞서 제시한 청약경쟁률과 비교하면 지역별 ․구역별로 심화된 주택시장 양극화의 현실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주택시장 양극화현상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심화된 자본편중’을 지적할 수 있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인구감소를 걱정하는 ‘소비자의 불안심리’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하는 주택시장의 호황은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높은 청약경쟁률과 미분양아파트의 증가를 동시에 걱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저금리의 지속과 재건축시장의 호황을 유도한 정부정책(분양가 상한제, 분양권 전매제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으로 실수요는 물론 투기수요까지 주택시장에 유입되고, 여기에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더해지면서 주택시장의 양극화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의 양극화와 장기 침체를 지적하면서 자주 회자되는 ‘인구절벽’은 미국의 경제학자 Harry Dent의 저서 ‘The Demographic Cliff9(2014)’에서 처음 쓰인 단어로, 생산가능인구인 15세부터 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의미한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노동력과 생산성 하락이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나아가 심각한 경제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소비시장의 정점을 지난 2018년 이후 소비와 경기 위축이 시작될 것으로 저자는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태어난 세대는 X세대(1965년∼1973년생)라고 불리는 1970년대 초반 세대이며, 일반적으로 일생 중 소비의 정점에 이르는 시기를 47세 ∼ 48세로 예상한다. 따라서 X세대(1965년∼1973년생)의 대표격인 1971년생이 48세가 되는 2018년 이후에는 소비여력이 급속히 감소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현상으로 인한 내수 경기위축은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고, 이로 인해 매수자들이 장기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만 몰리고 있은 실정이다.

서울의 경우 인구의 노령화뿐 아니라 아파트의 노령화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재건축연한인 30년 이상인 주택은 2004년 4.5%, 2010년 7.2%로 증가하였으며 2040년에는 현재 아파트의 90%가 재건축대상이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내수경기위축으로 인하여 재건축의 진행여부를 결정하는 ‘사업성’이 좋은 지역의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그 외 지역은 슬럼화가 될 가능성도 높다.

인구절벽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형성한 주택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법은 청년층의 지원밖에는 답이 없다. 청년층의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주거와 일자리다. 자기소득의 50% 이상을 주거비로 소비하는 청년층에게 미래는 암울하게만 다가올 뿐이다.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부의 공공임대주택정책이 절실한 상황에서 뉴스테이와 같은 민간기업 위주의 정책은 공공임대 주택정책의 근본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며, 주택시장의 양극화와 인구절벽을 초래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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