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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27)-열심히 해도 안 되는 사람들에게
고성춘  |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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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18  11: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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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 평생 살아가면서 과연 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 죽기 살기로 열심히 했는데도 안 되는 경우라면 그 답답한 마음이야 이루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도둑이 도둑질을 다하고 담을 거의 다 넘어갔는데 마지막 한쪽 발목을 잡히는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경우라면 특히 더 그럴 것이다. 당락이 가져다주는 차이는 크기 때문이다.

다른 대안이 있다면 포기라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포기도 어렵고 그렇다 해서 앞으로 나아가기도 어렵고 그야말로 앞뒤로 꽉 막힌 심정이다.

차라리 점수 차이가 많게 떨어졌다면 이렇게 안타까워하지는 않을 건데. 아슬아슬하게 떨어진 경우라면 사람들에게 말할 변명거리가 된다. 간발의 차이로 떨어졌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표현하면서 자기 자신을 방어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럴수록 자꾸 과거에 매달린 채 적극적으로 앞길을 헤쳐 나가지 못하게 된다.

   

사람은 오랜 세월동안 무언가를 추구하면서 살아온 강한 습관이 있다. 따라서 원하는 것을 쟁취하지 못하면 실망을 하고 의욕을 상실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자칫 스스로의 몸과 정신을 황폐시키는 우(遇)를 범하기 쉽다. 그러나 떨어지는 것도 합격하는 것도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다. 가슴이 답답하고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괴롭힌다하더라도 얽히고 꼬인 무엇인가가 내 앞길을 가로막아 마음먹은 대로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합격한 사람과 자꾸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사로잡힌다면 본인만 힘들어진다. 그러므로 언젠가 맞을 매 빨리 맞는다는 심정으로 철저히 그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내 앞길을 가로막는, 어딘가에 존재하는 꼬인 매듭들을 하나씩 풀어 보겠다는 식으로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의욕도 다시 살아나고 또한 책도 손에 잡혀진다. 지금 이 고통이 지나면 꼬인 매듭은 저절로 풀어지리라 생각하면서 공부하다보면 합격은 된다고 본다. 그러니 내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정성을 다해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점이 매듭을 푸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합격을 너무 의식하지 말자

골프 매니아(Mania)가 된지 벌써 십 수 년이 넘는다. 골프를 처음 접한 곳은 뉴질랜드에서였고, 그곳에 이민 간 형이 가르쳐준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그게 무슨 운동이 될까 생각했으나 막상 해보니 상당한 운동량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 운동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된 계기는 “공을 의식하지 마라.”는 한마디였다.

공을 의식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아하, 바로 이거구나!’라고 마음속에서 탄성이 저절로 우러나왔다. 그동안 여러 번의 실패로 느낀 것이 합격을 너무 강하게 의식해서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것이었다. 즉 ‘꼭 합격해야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강박관념이 되어 합격의 장애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격에 대한 의지가 너무 불탄 나머지 자신까지도 불태워버린 후배의 예를 소개한다. 그는 시험을 보름정도 앞두고 어느 날 저녁 9시쯤 도서관 한쪽 귀퉁이에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쳐다만 보고 있는 애인을 앞에 두고 혼자 술 한 병을 홀짝 홀짝 마시고 있었다.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했는데 “너 왜 이러느냐”라고 묻자 “형님 미치겠소.”하면서 그의 얼굴이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불안감과 초조함으로 매우 일그러졌다. 같은 수험생으로서 그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이래서는 안 되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뭐라고 말을 해 줄 수 없었다. 결국 그는 그해 떨어졌고 그 뒤로는 시험을 보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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