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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분의 미국 대안적 분쟁해결(ADR) 제도 (6)
문강분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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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7  12: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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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분 행복한 일 연구소 대표
법학박사 / 공인노무사     

사법과 행정이 통합되어 진화하는 미국 ADR

필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조정위원으로서 민사 분쟁의 조정을 경험하고 있다. 한 번은 회사의 파산으로 공장을 폐쇄한 뒤 개인회생절차 중에 있는 영세사업주가 피고, 체불된 임금을 대위하여 근로자에게 체당금을 지급한 뒤 근로복지공단이 원고로서 피고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사건을 맡은 적이 있다. 개관적으로 지불능력이 부족한 피고의 경우 실질적인 변제가 가능하도록 이자·채무를 면하거나 분할 납부를 제안함으로써 실질적인 채무변제가 이루어지는 통상적인 조정방식으로 합의가 가능해보이는 사건이었다. 그러나 원고 측 변호사는 내부 지침 상 조정에 응할 수 없으며, 오직 판결문으로 업무처리 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에 따라 동 사건은 그대로 종료될 수 밖에 없었다. 공공기관이 원고로서 사법부에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해당 법원이 조정명령을 통해 회부된 사건에 대해 원칙적으로 조정불가를 선언하는 빈약한 행정ADR의 현실을 제대로 목격하였다.

미국에서는 행정ADR에 대한 논의가 1964년에 설립된 미국행정위원회(Administrative Conference of the United States ACUS )의 주도에 의해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동 위원회는 15명의 상근자에 불과하지만, 100명의 정부고위관료, 학자, 변호사 및 관련 전문가들이 행정절차를 효과적이고 공정하게 수행할 수 있는 행정절차를 연구하고 권고하는데 상호협력하고 있다. 동 위원회는 1980년대 초부터 소송에 대체하여 민간에서 분쟁을 예방하고 해결하는데 의사형성적 접근방법을 행정조직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1982년에는 의사형성에 기반한 규율(consensus abased regulations)이라는 혁신적 기법을 제안하고, 1985년에는 환경청(the Environment Protection Agency)과 연방항공청(the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에 협상에 의한 제정(negotiated rulemaking)기법이 도입되는 성과를 내게 되었으며, 1990년에는 정부기관과 의회의 협상에 의한 제정법 (Negotiated Rulemaking Act)을 제정하는데 이르렀다. 마침내 1987년 연방고위관리와 법조계, 학계, 민간의 최고 전문가들 수백명이 참석하는 종일 회의를 각계의 최고 전문가들의 발제에 기초하여 행정ADR법의 초안을 마련하였고, 이는 결국 1990년 행정ADR법으로 이어졌다.

1990년 행정분쟁해결법 (Administrative Dispute Resolution Act)은 이렇게 당시 미국의 ADR의 총역량이 반영된 성과로 제정된 것이다.(참조 www.acus.gov) 동 법은 모든 연방정부기관들이 ADR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개발하고 ADR 전문가를 임용하며 직원들에게 이에 관한 교육을 필수로 하는 한편 연방기관이 소송에 연루되는 경우도 판결에 맡기기 보다는 협상이나 중립적 제3자 개입에 의하여 분쟁을 해결하도록 규율하고 있다. 정부기구가 거대해지고, 행정절차(administrative proceedings)도 공식화되면서 이렇게 된 것이다. 특히 민간에서 성장한 ADR 역량을 적극적으로 공식적 제도로 수렴시키고 해당 기관에 맞게 특화시킴으로서 행정ADR의 질적 수준이 증가하는 선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 결국 행정기관 처분의 모호성을 제거하고 정부 운영의 효율을 증대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는 행정ADR이 사법ADR과 충돌함 없이 긴밀히 연계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대중교통, 에너지 분야 등 공공정책에 ADR을 확대하고 애초의 기반이 되었던 이웃분쟁 등 지역분쟁이 원만히 해결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안정화하고 있다. 나아가 소비자보호, 교통환경, 아동과 노인 분쟁 등으로 점점 영역을 넓히고 있다.

파산한 영세사업주의 채무변제에 대한 조정이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 우리도 행정ADR법의 제정이 긴요할 것이나, 제정 이전에 논의절차에 의사형성적 절차의 고려가 긴요할 것이다. 제정된 법을 보기에 앞서 전문가들의 참여와 10여년 이상의 개방적 논의구조를 통해 쌓은 충실한 논의와 자발적 실험을 토대로 탄생한 과정부터 눈여겨 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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