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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영란법 국민의식·사회 성숙시킬 디딤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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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30  12: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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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산통 끝에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른바 김영란법)’이 마침내 28일 발효됐다. 2011년 6월 14일 국무회의에서 공정사회 구현 대책의 일환으로 법 제정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시행의 결실을 맺기까지 약 5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법 하나가 이만큼 관심을 끌었던 예가 드물 것이다. 김영란법 적용대상기관은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등 헌법기관과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직유관단체·공공기관, 각급 학교·학교법인, 언론사 총 40,919개 기관이며 그 대상자가 무려 400만 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김영란법 시행이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향한 중요한 출발점이자 대한민국의 청렴 역량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란법은 무엇보다 직무관련자 사이의 부정한 청탁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공무원과 민원인, 판검사와 변호사, 교사와 학부모 등 직무 관련자 사이에선 청탁만으로 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이들 사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나 의례 등 예외사유로도 인정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3·5·10 규정(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한계)’ 기준도 해당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랬다고 학부모가 선물을 손에 들고 학교를 찾아간다거나, 선배 법관이나 검사 출신 변호사가 사는 밥과 술을 함부로 먹다가는 주고받는 사람 모두가 처벌을 받게 된다. 대부분 대학 부속인 상급 종합병원에서 진료·수술 일정을 조정해 달라거나 입원실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법이 금지하는 부정청탁이다.

부패·부정이 없고 편법·특혜·특권이 통하지 않는다는 신뢰는 선진 사회의 필수 자산이다. 뇌물·특혜 사건이 일상화돼 있다시피 하고 촌지와 떡값, 급행료가 붙어야 도장이 찍히는 구습이 구석구석 스며있다. 이러다 보니 권한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인맥을 쌓기 위한 접대 문화가 만연해 있다. 한국경제연구소 추산 연간 법인 접대비가 43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실력과 성실보다는 연줄과 정실이 앞서는 연고주의 관행을 털어내지 않고서는 청렴한 사회를 이룰 수 없고 사회의 비효율도 개선할 수 없다.

김영란법은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우여곡절 끝에 시행됐지만 출발선에서 새로 받아 든 숙제는 여러 가지다. 김영란법 집행 과정에서 초기엔 여러 혼선과 시행착오도 빚어질 것이다. 특히 누가 ‘직무 관련자’에 해당돼 ‘3·5·10 규정’의 적용을 받는 것인지, 어떤 경우가 ‘대가성’이 있는 경우여서 일절 접대·선물이 금지되는지 불확실한 부분들이 적지 않다. 수없이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관행을 이 법의 24개 조항을 갖고 규율할 때 부작용과 무리가 없을 수 없다. 향후 시행 과정에서 판례를 쌓아가며 하나하나 기준을 명확히 하고, 법의 미비점은 보완해 가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과도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 금품·향응 접대와 부정 청탁이 오가는 근원은 ‘공직자등’이 과도한 규제와 권한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무겁게 규제를 가하고 다른 사람은 사정을 봐줄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갑’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접대하고 뒷거래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내부 고발을 활성화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관건이다. 외부의 접근이 쉽지 않은 영역의 부정부패는 내부 고발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형체조차 더듬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내부고발자에 대한 엄격한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이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됐던 일상의 낡은 비리는 법 시행을 계기로 사라져야 한다. 김영란법 시행과 더불어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 처리가 이뤄지도록 제도와 관행, 의식도 바꿔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에게 청탁이나 접대 없이도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투명한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청탁금지법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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