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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50)
박준연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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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30  12: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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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의 회사로 옮기고 바뀐 여러 가지 중 하나가 사무실을 벗어나서도 일을 하는 경우가 훨씬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예전 회사에서도 미리 신청을 하면 회사 밖에서도 회사 시스템이 접속하여 업무를 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업무는 회사에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회사에서 케이스팀 멤버들과 일하는 경우가 많았고, 필요하면 밤늦게까지 남아서 일하거나 주말이나 휴일에 회사에 나갔다. 회사를 옮기고 도쿄로 오고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시차가 있는 다른 지역의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변호사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빈도가 훨씬 높아졌다. 케이스팀 멤버들의 대부분이 다른 오피스, 그것도 3개 이상의 오피스에 흩어져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는 예전 회사의 버릇대로 사무실에 있는 시간동안 업무를 처리하고, 그 시간 외의 업무 관련 연락은 블랙베리 내지는 휴대전화에 연결된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주고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업무용 랩탑 컴퓨터를 가지고 출퇴근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여러 인증절차를 거치면 개인용 컴퓨터나 태블릿을 통해 회사 업무 시스템에 접속하여 이메일을 확인하고 내부 문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회사에서 지급받은 컴퓨터는 업무시스템에 연결하는 과정이 훨씬 단순하다.

물론 단순하다고 해도, 컴퓨터에 로그인할 때 두 종류의 패스워드, 또 회사 시스템에 연결할 때 별도의 기기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 인증 코드를 입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회사에서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상태로 컴퓨터를 사용하여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전화는 흔히 소프트폰(softphone)이라고 부르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회사에서 전화를 걸고 받는 것과 유사한 상태로 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아침 이른 시간이나 밤 늦은 시간의 전화회의는 거의 휴대전화보다는 소프트폰을 통해 참여한다. 거기에 더해, 회사에 신청을 하면 회사에서 쓰는 것과 같은 컴퓨터 스크린과 전화를 설치해주기도 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집에서 업무처리가 용이하도록 프린터-스캐너 복합기를 지급하고, 한달에 이틀은 집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또 국내외로 출장을 갈 때는 출장지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고 회사 시스템 접속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와이파이 기기를 지급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긴급한 일을 처리해야 할 상황에 대비하여 가급적이면 휴가지는 회사의 오피스가 있는 도시로 떠난다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다. 필요할 경우 가까운 오피스로 가서 업무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로펌에서 근무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이런 편의가 고맙기도 하지만, 또 복잡한 기분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지금 회사로 옮겨오기 위해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업무상 필요에 따라 자신의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것(make oneself available)은 변호사의 업무 중 하나라고. 그 얘기를 들었을 때도 지금도 동의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업무 시간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가 회사 밖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는 것은 회사나 클라이언트가 변호사들이 필요에 따라 회사 밖에서 업무를 할 것을 기대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업무 환경의 변화는 변호사뿐 아니라 대부분의 전문직 업무에도 해당되는 얘기일 것이다. 과거에는 일이 바빠도 일단 직장을 벗어나게 되면 업무 처리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일과 그외 개인 생활의 경계선이 비교적 뚜렷했다면,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일과 생활의 균형(work-life balance)은 더 어렵고 또 그만큼 더 중요해지게 되었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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