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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 - 답안쓰기 지상 강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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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의 정치학 - 답안쓰기 지상 강의 (1)
  • 신희섭
  • 승인 2016.09.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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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정치학 박사/ 고려대학교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신림동에서는 1순환 정치학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수험생들은 내년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답안을 어떻게 만들지에 관심이 많을 때이다. 그러니 실제 답안을 구성하는 방법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답안특강’을 지난 5년간 진행하면서 1년이면 3,000부에 가까운 답안을 채점하고 첨삭을 한다. 답안특강을 했던 경험에 비추어 답안쓰기에 입문한 수험생들에게 좀 더 정치학다운 답안구성을 하도록 답안구성 순서를 소개하려고 한다. 이 구성순서를 가지고 모의고사를 볼 때 답안구성 훈련을 하면 내년 시험장에서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답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순서를 따라가면 어느 부분이 자신의 답안구성에서 잘 안되는지를 파악하고 그 부분의 공부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2016년 5급 공채 시험 국제통상 직렬 기출문제를 가지고 답안을 구성하는 순서에 대한 지상강의를 시작해보겠다.

제 1 문. 제2차 세계대전 종식 후 유럽의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시작된 유럽통합은 60여년의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지역통합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은 난민 유입의 폭발적 증가세, 경기 침체의 장기화,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극우정당의 급속한 부상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중대한 위기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총 40점)

1) 유럽통합의 전개과정을 설명하는 경쟁적인 이론적 관점 두 가지를 제시하시오. (20점)

2) 1)에서 제시한 이론적 틀을 활용해 최근 유럽과 전 세계에 큰 충격파를 던진 브렉시트 현상을 분석하고 유럽통합의 미래를 전망하시오. (20점)

2016년 국제통상 국제정치학 문제

이 문제에 대한 답안을 구성하기 앞서 먼저 염두에 둘 점은 본인 답안이 전적으로 출제자와 채점자인 정치학 교수님들만을 위한 글이라는 점이다.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이 아니라 채점자들이 읽는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읽는 글이니 겸손하고 성실하게 답안을 써내려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라거나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와 같이 주관을 개입시키는 답안쓰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1. 지문파악

문제를 받아보면 가장 먼저 할 것은 지문을 꼼꼼히 보면서 지문에 담겨있는 힌트 등을 이용하여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특히 지문에 나온 개념 중에 출제자가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거나 방점을 둔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의 지문에서 첫 번째 문장은 “제2차 세계대전 종식 후 유럽의 평화와 번영을 목표로 시작된 유럽통합은 60여년의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지역통합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이다. 이 지문에서는 유럽통합이 ‘지역통합의 모델’이라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유럽통합은 전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지역통합의 사례이다. 다른 지역들이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는 길을 가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유럽이 다른 지역들의 미래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유럽통합은 인류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도전이자 실험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2016년 6월 23일에 있었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는 유럽통합이라는 거대한 물줄기로부터의 이탈이다.

지문의 두 번째 문장은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은 난민 유입의 폭발적 증가세, 경기 침체의 장기화,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극우정당의 급속한 부상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인해 중대한 위기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로 되어 있다. 이 문장에서는 4가지 요인을 제시하고 있다. 난민증가, 경기침체 장기화, 영국의 국민투표, 극우정당부상이라는 요인들이 유럽연합의 통합과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장에서 예시가 되고 있는 4가지 요인들은 두 번째 세부 질문인 영국의 브렉시트의 원인을 분석할 때 포함되어야 한다. 물론 그중 세 번째 요인은 그 자체가 영국의 이탈이기 때문에 분석에서는 배제될 수 있겠다.

다음으로 세부 질문 1)번의 문구를 보아야 한다. 1)번에서는 그 동안의 유럽통합을 설명하는 경쟁적인 이론 두 개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지문이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이다. 경쟁적인 ‘이론’을 선택하라는 것과 그 이론을 가지고 유럽통합과정이라는 ‘과거 사실’을 설명해달라는 것이다. 국제정치경제학에서는 현실주의, 자유주의, 구성주의의 패러다임 수준을 넘어서 패권안정이론, 구속가설(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국가가 지역통합 제도를 만들어서 강대국을 구속한다는 이론), 기능주의, 신기능주의, 정부간주의와 같은 이론들이 발전해있다. 그러니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의 특정이론을 선택해서 1952년 석탄철강공동체로 시작한 유럽통합의 과정을 설명해달라는 것이다.

이 세부 문제에서 요구하는 이론과 역사 설명 중 더 중요한 것은 이론의 선택이다. 왜냐하면 어떤 이론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세부 문제 2)번이 요구하는 브렉시트 현상 분석(현재)과 함께 향후 유럽통합의 전망(미래)이 연결되어 설명되기 때문이다. 세부문제 2)번에서는 두 가지를 빠뜨리면 안된다. 첫 번째는 영국의 브렉시트를 한 원인을 이론적으로 연결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유럽통합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답안을 만들어야 하는 수험생에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문제를 받아보면 시간이 걸려도 지문의 취지를 파악하고 빠뜨리지 않고 반드시 서술해야 하는 질문을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연습을 하면 실제 시험장에서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실제 필자도 예전에 외무고시를 볼 때 급하게 문제를 풀다가 “인종주의(racism)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한 문장짜리 시험문제를 "민족주의(ethnicism)에 대해 논하시오“라고 오독을 하고 묻는 것과 다른 주제를 열심히 쓴 적이 있었다. 잘못 문제를 풀었다는 것도 시험이 끝나고 한 달이나 지나서 발견했다. 그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시험장에서의 과도한 긴장과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눈을 가린 것이다.

2. 어디를 잘 써야 하는지 판단

출제자가 만든 문제는 문제 자체가 논리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따라서 논리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분을 잘 써야 한다. 하지만 문제에는 더 중요한 부분이 있고 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위의 문제에서 세부질문 1) 번은 이론선택과 과거 사례적용을 통한 입증을 요구하고 있고 세부 질문 2)번은 브렉시트 현상을 분석하고 유럽통합의 미래를 예측하기를 요구한다. 이론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수험생들은 답안차별화를 하기 어렵다. 그저 정확한 이론 이해를 보여주면 된다. 그러나 현상을 분석하는 부분 특히 이론을 대입하여 현재 영국이 이탈하고자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은 공부정도에 따라 글 구성이 다르다. 그리고 미래예측의 타당성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세부질문 2)번을 구성할 때 더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이 지점에서 수험생 본인이 채점자라면 어느 부분을 더 신경 쓰고 볼 것인지 역으로 생각하면 좋겠다.

다음 시간에는 7가지 남은 답안구성 훈련의 순서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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