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연수생 수 급감에도 교수 정원 늘려 예산 확보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사법연수원이 소속 교수들을 로스쿨 강의에 출강시키고 그 보수는 국민 세금으로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더불어민주당(서울 은평갑) 의원이 지난 24일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사법연수원은 지난해 10명의 교수를 로스쿨에 출강시켰고 그 보수는 전액 연수원 인건비로 지급했다.

사법연수원은 지난 2012년 8명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10명의 교수를 주 1회에서 3회 전국 24개 로스쿨에 출강시켰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로스쿨 학생들의 법조인으로서의 기초적인 재판실무능력을 배양하고 법조인 양성에 대한 책무를 이행하며 우수한 재판연구원 또는 법관 충원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취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는 각 로스쿨이 학생에게 제공해야 하는 교육서비스이지 국민의 세금으로 제공해야 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조일원화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쌓은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한다는 취지인데 사법연수원 교수들이 로스쿨 재학생을 대상으로 법관 충원을 위한 교육을 한다는 것은 정면으로 취지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사법시험 폐지를 앞둔 상황에서 연수생 수가 급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 정원을 널려 자체 예산을 확보한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011년 2,019명이었던 사법연수생 수는 지난해 591명, 올해 403명으로 줄었고 내년 250명, 2018년 150명 등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수 정원은 2012년 65명에서 2014년 66명, 지난해 67명으로 점차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교수 정원은 늘고 있음에도 실제 교수 현원은 2012년 61명에서 지난해 43명으로 줄었다는 점이 논란을 빚고 있다. 대법원이 예산을 교수 정원 기준으로 과다 편성하고 남는 예산을 국선변호료 등 엉뚱한 곳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

박 의원은 “교수 정원을 늘려 예산을 확보하고 심지어 그 예산을 전혀 다른 항목에 쓰는 것은 명백한 국회의 예산 심사권 침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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