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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응시자 고작 500명인데 3개월 이상 붙잡고 있는 법무부의 무노동
이상연 기자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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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2  19: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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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면 무엇을 해야 할지...천당과 지옥이 이렇게 가까이 맞붙어 있는 줄 몰랐습니다.” 법률저널 사법시험 2차 커뮤니티에 발표를 기다리는 한 수험생이 올린 글이다. 발표를 앞둔 수험생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처럼 2016년도 제58회 사법시험 제2차시험의 합격자 발표가 가까이 다가오면서 발표를 기다리는 수험생들의 초조함과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벼랑 끝에 선 유예생들은 불합격할 경우 더 이상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출구없는 출구’로 내몰리게 되는 절박한 상황이다. 내년에 기득권을 갖게 되는 수험생들 역시 50명 선발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감에 하루하루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수험생들은 이처럼 생사의 갈림길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 채 발표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수험생들은 합격자 발표를 하루라도 앞당겨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린 수험생들에게는 하루빨리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기 발표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사법시험을 주관하는 법무부는 수험생들의 이런 처지를 애써 외면하고 있어 수험생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수험생들은 올해 2차 응시자가 과거에 비해 10분의 1로 줄었는데도 발표 대기기간은 예년과 별 차이가 없다는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법시험을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 법조인력과 조직은 다른 부처의 담당부서에 비해 월등히 크다. 과장을 포함해 검사가 무려 4명에 이른다. 여기에 공익법무관 등을 포함해 전체 인원은 약 30명에 이르는 대규모 과(課)다. 국회사무처나 법원행정처의 경우 직접 시험을 담당하는 조직은 5명 안팎의 계(係) 수준이다. 그렇다고 법조인력과가 주관하는 시험이 많은 것도 아니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 법조윤리시험이 고작이다. 응시자도 수천에 불과하다. 오히려 다른 부처에 비해 훨씬 적은 시험업무다.

이렇게 많은 공무원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서도 법무부의 시험행정 서비스는 찾아볼 수 없다. 법조인력과의 주된 분장사무는 사법시험·변호사시험의 시행 및 제도 개선이다. 그럼에도 행정의 수요자인 수험생들을 위한 제도 개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더욱 가관인 것은 사법시험 2차 응시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음에도 수험생들의 발표 대기기간은 과거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사법시험 2차 응시자는 고작 500명 정도다. 이를 채점하고 발표하는데 무려 104일이 걸린다니 수험생의 입장에선 혀를 찰 노릇이다. 어떻게 5천명 응시할 때와 500명 응시할 때 채점기간이 같을 수 있는가? 갑질 행정이 몸에 배지 않고서는 이런 배짱도 없을 것이다. 700여명 응시하는 법무사시험도 60여일 만에 발표한다. 이쯤 되면 법조인력과의 공무원들은 업무 해태(懈怠)를 넘어 무노동에 가깝다. 법조인력과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엄격히 적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싶은 게 수험생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이다. 공무원은 주권을 가진 국민의 수임자로서 언제든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공익을 추구하고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법무부는 시험기관의 입장이 아닌 고객인 수험생의 입장에서 문제의식을 갖고 생각하는 ‘고객 우선주의’ 행정을 펼쳐야 한다.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대폭 감축되면서 응시인원도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관례대로 시험일정을 짠 것은 안일한 구태행정의 전형으로 비쳐질 뿐이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선 관례만 쫓는 복지부동의 공무원으로 비쳐지는 것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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