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스쿨 입시 면접을 말하는 로스쿨 출신 황정현 변호사
[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지난 5~6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와 교육부는 로스쿨 입시 정책을 대폭 변경한 개선안을 냈다. 정성평가를 축소하는 대신 정량평가를 늘리되 자기소개서를 통해서는 부모의 직업을 표기할 수 없도록 했다. 또 무자료 면접을 실시하고 외부인을 위원으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로스쿨 입시 수험생들은 지난 8월 28일 치른 2017학년도 법학적성시험에 대한 성적을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변경된 입시정책에 주목하면서 자기소개서, 면접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 입시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전망을 듣고자 로스쿨(충북대 로스쿨) 3기 출신의 황정현 변호사를 만났다. 황 변호사는 현재 메가로스쿨에서 면접, 메가로이어스에서 법조윤리를 강의하고 있는, 로스쿨 입시 전문가다. 특히 최근 『황변과 함께하는 로스쿨 면접 Q』라는 로스쿨 입시 면접 안내서도 냈다. 지난 6일 서울 신촌 소재 메가로이어스 학원에서 그를 만나 로스쿨 입시 전반과 면접 안내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하 황정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가치관·상식으로 판단하되 논리근거 전달할 수 있어야”
- 다가오는 입시에서 정성요소가 축소되고 평량요소가 확대된다. 정리와 평가는.
이번 로스쿨 입시 개선안의 핵심은 ‘선발과정의 투명성 확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로스쿨들은 면접전형 상에서 LEET와 학점 등 정량적인 요소의 반영률을 높였고, 면접과정 상에서는 블라인드 면접과 외부 면접관 참여 등으로 공정성을 확보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로스쿨 전형에서 서류점수와 면접 점수 등 정성적인 요소가 당락을 결정할 만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선발과정을 정량만으로 할 수 없는 현실적인 고민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 실질반영률, 출신대학현황 공개 등 수험생들의 알권리도 확대된다. 평가와 전망은.
이번 개선 방안이 수험생에게 준 가장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로스쿨 입시에서 수험생은 철저히 ‘을’의 입장에 있어야 했습니다. 자신이 지원하는 학교가 어떻게 정량요소를 반영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학생이 최종적으로 입학했는지에 대한 정보조차 쉽게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로스쿨들이 실질반영비율과 정량 급간표를 공개한 점은 학교를 선택해야 하는 데 수험생에게 큰 도움을 될 것입니다. 다만 공개의 범위가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는 점과 합격자의 평균 정량 지표가 빠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런 정보 공개가 로스쿨입시에 미칠 영향을 전망해 보면, 수험생들이 좀 더 정확하게 자신의 정량지표를 분석한 후 학교를 선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각 학교의 합격가능권으로 예상되는 구간에는 예년보다 더 조밀하게 지원자들이 분포할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면접과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작은 평가요소에서도 감점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준비해야할 것입니다.
-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직업 등 특정 신상 게재도 금지된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당연히 시행되었어야 하는 제도입니다. 올해 자기소개서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은 로스쿨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입시에 대한 불신감을 키워주기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다만 부모 직업의 추상적인 기재까지 일률적으로 기재하지 못하게 한 점은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장 과정에서, 부모님의 직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가치관이 형성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관인 아버지를 통해 어려서부터 ‘정의’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고, 교사인 어머니를 통해 ‘봉사’를 의미를 배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추상적으로 직업을 지칭하는 단어까지 감점처리 하는 것은 진솔하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는 수험생에게 가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결과적으로 다가오는 2017학년도 면접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첫째, 전형의 변화로 정량요소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쉽게 말해서 정량이 월등한데 탈락하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 크게 줄 것입니다. 그러나 각 학교별로 지원자의 정량요소가 조밀하게 형성될 것으로 보여,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평가와 심층면접에서의 작은 차이가 당락을 결정할 것입니다. 둘째, 면접시험 자체의 난이도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블라인드 면접이 실시되면서 개인 신상 질문으로 면접시간이 채워지는 일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많은 로스쿨들이 지원자의 논리력과 인성을 면밀히 평가할 수 있는 통합적인 문제를 출제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단순히 시사쟁점을 묻는 수준에서 벗어나 지문을 제시하고 이를 분석하여 답변하는 방식이나 사회적 갈등 또는 딜레마 상황을 해결하는 유형의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인성질문의 형태로 법조윤리에 관한 질문도 예년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수험생들이 면접에 대해 너무 큰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안에 대한 주장과 근거를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하시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제시된 사회적 갈등이나 권리의 충돌 상황 속에서 어떤 가치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지 자신의 가치관과 건전한 상식으로 판단하는 게 면접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로스쿨 면접을 위해 특별한 공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책이나 기사 속에서 법률가들의 말과 글을 찾아 읽어보는 것이 면접공부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분이라면 우리 시대에 중요한 의미를 던져 준 헌법재판소 판례나 대법원 판결을 의미를 새겨 보는 거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헌재재판소나 대법원 홈페이지에 있는 공개변론 동영상도 훌륭한 면접교재입니다. 영상을 보다보면 법률가들의 논리적 사고와 답변 태도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 주변에 접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들의 말과 글을 통해 면접 공부를 해 보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정도만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최소한 우리 헌법의 기본 이념 정도는 고민해 보고 면접에 임하길 바랍니다. 그 간에 기출문제를 분석해 보면, 대부분의 지성문제는 우리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토대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법조인을 목표로 하는 사람으로서 헌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면접시험뿐만 아니라 앞으로 로스쿨에서 하게 될 법학공부에도 단단한 토양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결국 면접은 자신의 논리를 구술로 하는 시험임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입’으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스터디든 어디서든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 자기소개서 등 서류 작성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올해 자기소개서 작성 양식이나 요강이 변경된 학교가 많습니다. 먼저 이를 확인하고 규정을 준수하여 작성하시길 바랍니다. 자소서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 글이어야 합니다. 잘 쓴 글도 힘이 있겠지만, 자신의 진정성이 담겨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동기와 졸업 후 계획이 연관성을 갖도록 작성했으면 합니다. 또한 자신의 올바른 가치관과 우수한 학습 능력이 면접관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항목들에 자신의 이야기를 잘 배치하시기 바랍니다. 올 초 서울대 로스쿨이 주요 합격자의 자기소개서 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세 네줄로 자기소개서가 요약 제시되었습니다. 여기에 답이 있다고 봅니다. 면접관이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보고 핵심적인 내용을 압축적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면 잘 구성된 소개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황변과 함께하는 로스쿨 면접 Q」라는 안내서는 어떤 내용과 특징을 갖고 있나.
겁도 없이 로스쿨 재학 중에 초판을 출간했습니다. 동료들과 면접을 준비하면서 답답했던 마음을 해결하고자 만든 것이 이 책의 시작이었습니다. 합격한 사람들의 노하우와 자료를 모아서 만들었습니다. 그 마음이 변호사가 된 후에도 담겨 있는 책입니다. 변호사가 된 후에는 강의를 하면서 고민했던 시사쟁점들을 헌법, 법률적 틀 안에 녹여서 익혀 보게 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 책을 통해, 쟁점 안에 있는 법학적 논의들을, 고민들을 익혀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로스쿨 재학 중 1, 2판, 변호사 후 3, 4, 5판을 낸 셈인데, 결국 저와 함께 성장해 온 책이며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로스쿨 입시 안내서입니다. 1권은 로스쿨 정보, 자기소개서, 2권은 면접 관련 내용으로 구성됐습니다. 각종 통계와 다양한 자료 등 수험생들이 필요로 하는 알파(α)에서 오메가(Ω)까지 다양한 정보를 담았고 특히 궁금해 할 수 있는 Q(uestion)에서 A(nswer)까지 내가 묻고 대답해 보자는 심정으로 꾸몄습니다. 그래서 로스쿨 입시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로스쿨 입시를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특히 나 자신이 지금 로스쿨 입시를 앞두고 있다면 로스쿨 선배에게 무엇을 물어볼까 하는 고민들을 고스란히 담아 주는 것이 올바른 안내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법철학을 시작으로 헌법, 민법, 형법 등 주요 시사쟁점들을 녹여보려고도 애썼습니다. 많은 헌법재판소 결정, 주요 대법원 판례를 넣은 이유도 로스쿨 입학 후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입시 공부를 하자는 이유에서입니다. 법조인을 위한 공부가 이미 시작된 만큼, 다소 책이 어렵더라도 준비생이라면 이 정도는 고민을 해 보라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덧붙인다면.
제 스스로가 수험생에게 멘토링하는 느낌으로 구성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옆에도 두고 공부를 하면서, 누군가 계속 팁을 주고, 이렇게 공부하라고 자료를 주는, 그래서 이 책을 따라가면 어느 정도 로스쿨 면접을 가기 위한 대비가 끝나가도록 그렇게 책을 만들었습니다. ‘황변이 함께 하는...’라는 단어를 넣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런 저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고, 이 책을 적극 활용했으면 합니다. 암기하려고 하지 마시고 책 속의 주요 내용들은 스스로 사고해보고 스터디를 통해 같이 논의도 해 보시기 바랍니다.
- 로스쿨 출신 변호사로서, 또 면접수험전문가로서 입시생들에게 전하고 픈 말이 있다면.
면접은 결국 얼마나 자기 자신을 믿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량적인 요소가 많은 것을 결정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능력을 믿고 하나하나 과정을 준비해 갔으면 합니다.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열망과 의지를 가지고 하나씩 준비해 간다면 그 마음과 실력은 반드시 면접관에게 전달될 것이라 믿습니다. 자신에게 최적의 모집요강인 학교를 찾아 철저히 준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올 한해처럼 로스쿨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많았던 해도 없었을 것 같습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으로서는 더욱 고민되고 혼란스러운 점이 많았을 겁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제도를 믿고 맘 편히 진학을 결심하셨으면 합니다.
- 로스쿨 입시 정책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저처럼 정량도 부족하고 흠도 많은 사람도 변호사가 됐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나도 됐는데 여러분들도 충분히 입학할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입니다. 모교의 입시요강과 공정한 면접과정 덕에 늦은 나이에도 로스쿨에 입학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기회를 준 모교에 감사하다’는 생각에 모교에 대한 애정도 많습니다. 모든 로스쿨이 정량적인 요소를 중요히 반영하되, 투명하고 객관성 있는 기준을 적용하여 좀 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지원자들에게 로스쿨 입학과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학생의 출신학교와 일요일 한 나절에 치른 시험 점수로는 지원자의 잠재력과 역량을 모두 담아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