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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분의 미국 대안적 분쟁해결(ADR) 제도 (4)
문강분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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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31  17: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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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분 행복한 일 연구소 대표
법학박사 / 공인노무사   

'소송보다 양보' 권한 링컨의 정신에서 유래한 사법 ADR의 효시 및 그 법제화

우리나라 법원은 재판 패러다임을 “소송에서 조정으로”, “법관에 의한 조정에서 비법관에 의한 조정으로”, “변론 이후 조정에서 조기조정으로”의 변화를 지향하며 “조정인에 의한 조기 조정"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 법원의 주요 모델은 연방·주 법원과 항소법원의 가사, 고용, 상사, 환경 분쟁 등을 포함한 민사사건, 회복적 정의관련 형사 사건까지 법원에서의 ADR로 광범위하게 다루는 미국의 법원 ADR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찍이 시작된 미국 사법 ADR의 효시는 1976년 Burger 연방대법관이 조직한 이른바 "Pound Conference"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판사, 변호사, 법원관계자, 교수 등 250여명이 참여한 이 회의에서 Burger 연방 대법관은 인간관계의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 전통적으로 미국 법조인의 임무였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고객에게 소송보다 양보를 하도록 설득해야 하고, 소송에서의 승자가 되더라도 실제로는 패자가 될 수 있다“는 링컨의 격언을 통해 단기적 이익에만 몰두하는 적대적 방식에 근거한 기존의 법학교육과 실무 관행을 반성했다. 또 비용 손실, 시간 소모, 당사자의 고통과 좌절을 양산하는 시스템으로부터 행정적인 절차, 조정, 알선, 무엇보다 특히 중재로의 전환을 주장했다. 법조인이 짧은 시간에 적은 비용으로 당사자의 고통을 최소화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고비용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사항이었다. Sander 교수의 1976년 논문에 기초한 그의 주장은 1982년 의회보고서로 반영돼 정책적 진전을 이루었다.

하버드로스쿨의 Sander교수는 언제나 예방에 집중하고, 불가피한 경우 분쟁에 직면하더라도 고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선택지 중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은 변호인의 역할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따라서 분쟁의 효과적 해결을 위해서는 애초에 실체법의 적절한 제정과 불확실한 입법의 정비와 같은 입법적 방식과 아울러 선제적으로 분쟁 예방적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법원의 판결만 유일한 분쟁해결방식이라는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다양한 분쟁해결방식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주법에 따라 의료분쟁을 분쟁의 양상, 분쟁당사자의 관계, 분쟁대상 금액, 소요 비용, 속도 등 제반 분쟁 성격에 기초해 적합한 분쟁해결방식이 선택될 수 있도록 도모한 메사추세츠주의 분쟁해결센터 사례를 성공사례로 들었다. 그는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분쟁해결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자적 방식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식들을 동원해 법원 스스로 분쟁의 특정유형을 파악, 적합한 재판을 모색해야 하며 적절한 분쟁해결방식에 대한 실체적 권리를 확보할 수 있는 입법을 실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법원 뿐 아니라 감옥, 학교, 정신병원 등 제 기관은 스스로 해당 조직에 고유한 분쟁해결방식을 설정해야 한다면서 법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에서도 학생들에게 이러한 분쟁해결방법을 교수해야 한다고 설시한 것이다. 궁극적으로 배심원 재판 그 자체는 고비용적 특성을 갖기에 ADR의 장단점에 대한 논쟁보다는 다양한 분쟁해결방법을 실현해야 하며, 궁극적으로 유연성을 제고하는 헌법적 개정도 고려해야 함을 역설했다.

이러한 논의에 기초해 1980년에는 법관 회의(Judicial Conference)에서 의무적인 법원 연계형 중재(court-annexed arbitration)를 실시하기로 결정, 3개 지방법원의 시범실시가 이루어졌다. 1988년에는 관련 법률(Judicial improvements and Access to Justice Act)에 의거 특정 민사사건에 대한 의무중재와 자발적 중재를 권고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 1990년에는 법원이 스스로 비용과 지연을 감축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ADR을 활용해 사건을 처리하도록 의무화 하는 법안(Civil Justice Reform Act "CJRA")이 제정됐으며, 1998년에는 드디어 지방법원들이 민사사건에 ADR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법(ADR Act)이 제정돼 사법ADR의 법제화가 진전됐다.

오늘날 미국의 법원 ADR은 대부분의 연방·주 법원과 항소법원에서 가사·고용·상사·환경 분쟁 등을 포함한 민사사건, 나아가 회복적 정의관련 형사 사건에까지 광범위하게 촉진되고 있다. 이는 사법서비스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 분쟁에 적합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학계의 권위있는 주장을 배경으로 법원의 최고지도자가 주도한데다 체계적인 입법적 지원이 어울어진 덕분에 일구어진 30여년의 성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미 사회 제 분야에 ADR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고 있었고, 로스쿨이나 지역 분쟁해결센터에서의 교육훈련 과정 발전이라는 사회제반 인프라가 갖춰진 점도 함께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 글은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협의회가 발간하는 조정마당 열린마당 제8호 (2015)에 기고한 필자의 “미국법원의 조정활성화와 우리나라에의 시사점”의 내용을 주로 참조하였다. 다음 회에서는 법원 ADR의 내용과 활용상황을 살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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