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역대 최연소 공인회계사 ‘18세 독학사’ 조만석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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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역대 최연소 공인회계사 ‘18세 독학사’ 조만석군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08.31 10:37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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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석 제51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연소·경영학 독학사

“공부하지 않을 때도 배운 내용 끊임없이 되뇌었던 것이 비결”

[법률저널=이상연 기자] “금감원으로부터 합격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을 때, 정말 날아갈 것처럼 기뻤습니다. 2차를 잘 봤던 터라 어지간히 예상은 했지만, 그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날만을 기다리며 힘든 수험생활을 버텨온 노력이 결실을 본 순간이었습니다. 순전히 제힘만으로 해냈기에 성취감이 더 컸을 테지요.”

지난 25일 발표된 2016년도 제51회 공인회계사시험 최종합격자 909명 가운데 초등학교 4년이 정규 학력이 전부인 10대가 최연소 합격의 타이틀을 차지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조만석(18)군의 합격소감이다.

화제의 주인공인 조 군은 어려서부터 보통 아이들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왔다. 정규교과 과정을 빠르게 마치고 일찌감치 전공분야로 진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초등학교를 2번의 월반으로 4년 만에 졸업하고, 중‧교교 과정은 2009년과 2010년에 검정고시로 마쳤다. 2011년부터는 경영학 독학사를 시작해서 2014년에 경영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2년 6개월만에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따 낸 천재소년이다.

공인회계사시험에서 역대 최연소라는 이름을 올리게 된 조 군이 공인회계사시험을 도전하게 된 계기는 경영학 과목 중에서도 회계와 세법에 가장 흥미가 있었고 적성에도 잘 맞았기 때문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결국 회계계통 최고의 전문가인 공인회계사에 도전하게 된 것.

그는 본격적으로 공인회계사시험을 준비하기에 앞서 이미 관련된 실무자격증을 상당수 취득하고 독학사를 하면서 기초를 튼튼히 쌓았다. 조 군은 공부하면서 파생상품투자상담사, IFRS 관리사, 자금관리사, 전산세무 1급, 기업회계 1급, 세무회계 2급 등 무려 17개의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예상을 뛰어 넘는 능력과 뛰어난 집중력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영어공부도 병행하면서 토익 865점을 받아 공인회계사시험을 치르기 위한 요건을 모두 갖췄다.

숫자 계산과 수학 개념 이해에 남다른 능력을 가진 덕분에 그는 공인회계사시험을 2014년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2016년 8월 2차에 최종합격했다. 2년 6개월만에 합격한 셈이다.

그의 1차 공부는 주로 ‘인강’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그는 2014년 초부터 9월까지 객관식 강의를 들으며 본격적인 수험생활에 돌입했다. 이 중 재무회계, 원가회계, 재무관리는 연습서도 병행했고 동차 강의도 들었다. 모든 과정을 집에서 ‘인강’을 듣고 복습하고 생각해보면서 터득했다. 10∼11월에는 회계학, 경제학, 재무관리에 집중했고, 12∼1월에는 세법, 상법, (일반)경영학을 암기하는 데 주력했다. 막판에는 1일 특강도 듣고 전국모의고사도 풀었다.

세법에 남다른 흥미를 가졌던 그도 세법이 공부하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모의고사성적도 과락을 걱정할 정도였다. 그래서 세법 공부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하면서 막판까지도 반복해서 공부한 끝에 합격선을 넘길 수 있었다. 2차 공부에서는 동차 시기의 경우 남다른 전략을 폈다. 가장 생소한 회계감사를 과감히 포기하고 1차에서 다뤄봤던 4과목에 집중했다. 세법, 원가회계, 회계감사 3과목 유예가 결정되고 나서 9∼12월에는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어봤다. 그러다가 1월부터는 문제를 점점 추려나갔다. 5월에는 모든 과목을 총 정리했고, 6월 막판에는 다시 세법에 시간을 집중했다.

2차 시험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목을 묻자 동차 시기에는 역시 세법을 꼽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는 했는데 결국 재무관리와 재무회계 2과목 합격에 만족해야 했다. ‘차라리 세법을 포기할걸’하는 후회도 밀려왔다고 했다.

유예 시기에는 회계감사가 그를 괴롭했다. 처음에는 개념조차 잡히지 않아 곤혹을 치렀다. 그러다 우연히 금감원 홈페이지에 들렀다 발견한 회계감사 관련 자료가 그에게 큰 도움이 됐다. 책에서 배운 감사기준과 품질관리절차 등을 정리하는 데 효과적이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자주 발생하는 회계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결국 세법과 원가회계도 실력이 많이 향상돼서 3과목 모두 여유 있게 합격했다.

조 군의 2차 성적은 평균 73점으로 합격자의 평균점수(60.9점)보다 10점 가까이 높아 합격자 909명 중 상위권에 들었다.

독학으로 합격한 그의 답안작성은 어땠을까? 그는 처음 2차를 접했을 때, 펜을 잡아본 지 오래됐던 터라 글씨가 엉망이었고, 답안도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더군다나 주변에 답안작성 요령을 전수해 줄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공부가 안될 때마다 해답을 보며 답안작성을 연습했다.

답안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문제 사이는 2칸 이상, 물음 사이는 1칸 정도 띄었다. 되도록이면 표를 사용하는 것이 보기도 좋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었다고 했다. 표에는 밑줄을 그어서 한눈에 들어오도록 했다. 서술형 문제는 항상 ‘∼다.’로 마쳤고 가로줄의 70%∼80%까지만 필기했다. 답안형식을 문제에서 지정한 경우에는 반드시 그 형식에 맞춰 답안을 작성했다.

그의 합격비결은 ‘성실함’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매일같이 10시간 정도 공부에 ‘올인’했다. 공부하지 않을 때도 배운 내용을 끊임없이 되뇌어봤던 점이 주효했다. 특히 하루 공부를 마친 후에는 자신에게 설명한다는 느낌으로 정리했고, 잘 정리되지 않는 부분은 10번이건 20번이건 체계가 잡힐 때까지 책을 다시 읽었다.

건강관리는 주 2회씩 정기적으로 수영하러 다니고,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를 매일 하면서 기초체력을 다졌다. 시험 직전 1∼2주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운동했고 그 결과, 체력적으로 큰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었다.

독학으로 공부한 탓에 스트레스도 많았다. 1차시험을 앞두고 눈썹 탈모까지 와서 치료를 받은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차 유예생 때에는 매일같이 ‘이번에도 최종합격하지 못하면 언제 1차부터 다시 보나…’하는 생각에 견디기조차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었다. 스트레스를 근본적으로 줄이려면 실력을 키워서 자신감을 높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의 문을 두드린 그의 포부는 회계법인에서 감사실무 경력을 쌓은 뒤 재무자문 쪽으로 영역을 넓혀 멀티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공부도 끝난 것은 아니다. 상법 외에 민법 등 다른 법도 배우고 싶어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공인회계사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응원의 메시지를 묻는 말에 그는 “문제를 내는 것도, 문제를 풀고 합격하는 것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저는 선배나 친구 없이 혼자서도 해냈으니 든든한 조력자의 지원 하에서 열심히 하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거두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힘든 형편 하에서 외롭게 공부하는 분들께 제가 작은 희망이나마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 군은 오늘의 성과를 달성하기까지 고마운 분들이 많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규교과과정 대신 혼자만의 길을 가겠다고 고집부린 아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 언제나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주신 친척들, 어렸을 때부터 형님처럼 저를 배려해준 친구들 등등. 그러나 이에 앞서 제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준 대한민국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제가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공부 대신 생계를 위해 막일을 하고 있을지 모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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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df 2016-09-01 09:13:23
어려운 고시를 이른 나이에 패스한 분들을 보면 나중에는 안하무인격이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우월감과 주위의 갈채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지요..결국엔 그런 삿된 마음이 총기를 가려 더 높이 오를 수 있는데 중간에 꺽이게 되는 거지요..부디 지금의 초심을 잃지 말고 더 높이 날아 오르시길 바랍니다..

dd 2016-08-31 19:55:09
다른 최연소는 부럽기도 한데 이분은 대단한거 같긴한데 부럽진 않네요 학창시절 추억이 없다는게 그리고 외워서 문제의 정답을 맞추는건 잘하는데 과연 사회나가서 사람상대하는걸 잘할지도 의문이고 하긴 나이가 어리니 그건 차차 부딪히며 배워가면 대겟지요

ㅇㅇ 2016-08-31 19:10:11
회계사 준비하지는 않지만, 본받을만 하네요.

ㅇㅇ 2016-08-31 14:53:39
감동적이네요. 기사 읽으면서 소름돋았어요. 대단하십니다.

박지현 2016-08-31 14:48:55
우리나라 아직 미래가 부정적이진 않군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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