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년 6개월만에 공인회계사 수석 거머쥔 묘령의 이샛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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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년 6개월만에 공인회계사 수석 거머쥔 묘령의 이샛별씨
  • 안혜성 기자
  • 승인 2016.08.30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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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샛별·제51회 공인회계사 수석
잠실여고
·이화여대 경영학과 재학

“금전적인 것에 휘둘리지 않는 청렴한 회계사가 되고 싶어요”

[법률저널=안혜성 기자]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두뇌도 중요하겠지만 긴 수험기간 동안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강한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흔들리지 않는, 혹여 잠시 흔들리더라도 마음을 다잡고 제자리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당면한 시험의 합격을 넘어서 그 이후에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6개월만에 수석 합격까지 거머쥔 이샛별씨, 누구나 감탄하고 부러워할만한 성과를 거두기까지 그를 이끈 의지도 ‘투명하고 청렴한 회계사’가 되겠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이씨는 “회계사는 전문가로서의 지식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이 성실함과 공정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 회계사에 매료됐던 것도 누구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업을 바라보고 제3자에게 그 기업에 대한 신뢰를 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석 합격이라는 영광을 얻은 지금도 그는 “금전적인 것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한 마음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만 21세인 이씨는 잠실여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회계사시험 도전은 대부분의 경영학도들이 고민해보는 선택지다. 그는 “학교에서 회계원리와 중급회계를 수강하면서 재무제표라는 것이 신기하고 지금까지 몰랐던 다른 분야를 보게 돼 흥미로웠다”고 처음 회계분야를 접하게 된 순간을 회상했다. 막연한 흥미는 학교에서 개최한 CPA데이를 통해 회계사 선배들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도전으로 바뀌었다. “회계사가 공정한 자본주의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에 매료돼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는 이씨는 2학년을 마치고 2015년 1월부터 수험에 돌입했다.

1차시험 준비는 1월부터 7월 중순까지 기본강의, 그 후 10월 중순까지 주요 과목의 심화강의를 수강하고 10월 중순부터는 객관식을 공부하는 순서로 진행했다.

기본강의를 들을 때부터 계속적인 누적복습을 하면서 기초를 단단히 다진 것은 가장 중요한 재무회계 공부에 큰 도움이 됐다. 탄탄한 기초가 빠르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기반이 됐다는 것이 이씨의 생각이다.

세법은 휘발성이 강하다는 면을 고려해 2차시험이 끝날 때까지 매일 조금이라도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세법 책을 펴보지 않은 날이 5일 이상 이어지지 않도록 신경썼다. 이씨는 “어려운 만큼 많이 접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세법과 관련해서는 기본강의와 심화강의, 객관식 강의를 모두 수강했다”고 설명했다.

경영학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한 과목이어서 의외로 골치가 아팠다”고 했다.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트 한 권에 경영학의 모든 내용을 정리해두고 1차시험 때까지 정리해 둔 노트만 반복해서 봤다.

경제학은 기본강의를 수강할 때는 가장 어렵다고 느껴졌지만 객관식 강의까지 듣고 난 후에는 가장 실력이 향상된 과목으로 꼽았다. 이씨는 경제학 공부 방법으로 최대한 문제를 많이 풀어볼 것을 제안했다.

1차시험에서 이씨를 가장 힘들게 한 과목은 재무관리였다. 그는 “재무관리는 기본강의를 들을 때도 이론은 이해가 되는데 막상 문제를 풀면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모르는 과목이었고 다른 과목들과 다르게 계속 복습한다고 해서 복습할수록 더 많은 것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새어나가는 느낌이 들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1차시험에서도 비중이 적지 않고 2차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하는 관문, 포기를 할 수는 없었다. 이씨가 발견한 해결책은 ‘문제풀이’였다. 그는 “이론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접하면서 비로소 이론을 문제에 접목시키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이를 반복하다보니 방대한 재무관리의 내용이 연결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차시험 직전에는 가능한 한 많은 전국모의고사를 보면서 시간배분을 연습했고 자신의 위치도 점검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온도나 화장실 문제 등 시험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생각해보고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기도 했다.

1차시험과 달리 2차시험에서는 강의를 최소한으로 수강했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1차시험이 끝난 직후 가장 먼저 공부를 시작한 과목은 회계감사와 재무관리였다.

회계감사는 처음 배우는 과목이고 회계기준 암기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접목시켜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과목이기에 한달 반가량을 회계감사에 쏟아부었다. 그렇게 꼼꼼히 암기를 해가며 3회독가량을 한 결과 나중에는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이득도 얻었다.

1차시험에 이어 2차시험에서도 재무관리는 가장 어려운 과목이었다. 이씨는 “저는 오히려 원가관리회계보다 재무관리가 1차와 2차의 갭이 크다고 여겨졌다”며 “연습서에 나온 문제는 1차생을 막 벗어난 제 실력으로는 손도 댈 수 없을 만큼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재무관리의 난관을 타개하기 위해 그는 모든 연습서에 있는 문제를 풀어보는 시도를 하는 대신 강사들이 찍어준 문제만 반복해서 풀었다. 또 서술형 문제는 반드시 맞추겠다는 전략을 잡고 서술형으로 나올만한 부분을 표시해두고 자주 봤다. 계산문제 중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 문제의 유형을 외워뒀다.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만 공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단원에 골고루 시간을 투자하려는 노력도 더했다.

세무회계는 1차시험을 준비하면서 많이 공부를 해뒀기에 이론은 거의 보지 않고 최대한 많은 문제를 반복해 풀면서 문제 풀이 속도를 높이는데 집중했다.

재무회계는 강의를 수강하지 않고 연습서를 반복했으며, 원가관리회계는 신유형 문제가 나오면 시험장에서 못 푼다고 전제하고 대신 지금 나와 있는 유형을 외우기 위해 노력했다.

전국모의고사를 치른 것도 도움이 됐다. 이씨는 “2차시험 직전에는 1차 때와 다르게 제 실력이 형편없다 느껴졌기 때문에 전국모의고사를 보지 않으려고도 했지만 결국 전국모의고사를 봤고 이는 매우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며 “답안지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점,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달려들지 말고 나중으로 미뤄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실제 시험에서는 실수하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답안작성에서 이씨가 가장 중요시한 것은 ‘답이 잘 보이게 쓰는 것’이었다. 그래서 문제번호 밑에 답을 가장 먼저 적고 그 아래 풀이방법을 따로 작성했다. 그는 “2차 공부를 막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답안작성에 매우 부담감을 느끼지만 공부를 할수록 답만 잘 보이게 쓰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며 “다만 기출문제를 풀다보면 답안지가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답안지에는 채점에 반드시 필요한 것만을 적고 문제번호에 따라 답안지 분량을 적절히 조절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석 합격을 차지한 고득점 비법은 무엇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씨는 “버리지 않고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금 어렵다고 하나 둘 버리는 것은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합격만을 원한다면 과목 내에서 어려운 몇 부분을 버려도 합격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공부만 취사선택하는 것은 자신과 타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어려운 부분은 버리는 대신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며 뚝심 있는 대답을 들려줬다.

이처럼 굳은 의지로 수험기간을 견뎌 온 그에게도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오랜 친구들이 다른 길을 걸으며 쉬지 않고 공부만 하는 이씨를 이해해주지 못했을 때다. 때문에 학교에서 같은 공부를 하는 친구들을 만났을 때 ‘나만 혼자 공부하고 있던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알고 위안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외로울 때도 스터디는 하지 않았다.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공부 외에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생기고 스트레스로 이어질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한 번 시작한 공부는 반드시 끝은 봐야했기에 빨리 붙어서 독서실을 나가고 싶었다”며 “그래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오히려 공부를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고 회고했다.

공인회계사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에도 “기왕 시작한 공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며 강한 의지를 담았다. 이씨는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 언젠가 반드시 붙을 수 있다”며 “처음 가졌던 열정을 시험일 끝날 때까지 유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중도에 잠시 열의를 잃게 됐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다시 열정적인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응원했다.

이제 수험생활 동안 품어온 신념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새로운 길로 향하는 이씨, 마지막으로 그의 수험생활을 곁에서 지켜보고 지원해준 이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가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저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라 항상 지켜봐주시고 지원해주셨던 부모님과 할머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집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양보했던 오빠덕분에 큰 스트레스 없이 오랫동안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할머니, 그리고 오빠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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