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해운과 조선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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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해운과 조선의 위기
  • 김현
  • 승인 2016.08.12 11: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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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대한변협 변호사연수원장(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대표적 해운기업인 한진해운, 현대상선과 조선기업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STX해양조선이 고전하고 있다. 우리 수출화물을 전세계에 나르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수년 전 해운경기가 활황일 때 너무 높은 가격으로 체결한 장기용선 계약 때문에 매년 수천억 원의 적자를 보게 되었다. 양사는 작년부터 비핵심 재산을 매각해 근근히 연명해 왔다. 현대상선은 용선료 인하 협상, 금융 채무 조정 및 출자전환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고, 이보다 석 달 정도 늦게 구조조정 협상을 시작한 한진해운은 아직 생사의 기로에 있다.

조선업은 한국이 세계 1위인 몇 안 되는 산업이었고, 한국 1위부터 6위사가 곧 세계 1위부터 6위 회사일 정도로 일본과 중국 같은 경쟁국을 압도했다. 그러다가 2, 3년 전부터 대형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고전한다는 보도가 언론에 나오더니, 올해 들어서는 수주량이 급감했다. 특히 대우조선은 회계부정으로 최고경영자들이 연이어 구속되고 주주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나라의 자랑거리이던 해운과 조선업은 어느새 퇴출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고 금융권은 이들을 사양산업으로 보고 신규대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왜 이리 되었을까?

우선 기업들 자신이 문제다. 어느 산업이든 고객의 기호가 바뀌고 시장 상황이 변하면 변신해야 산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경영진은 짧게는 십여 년 길게는 수십 년 간 잘 성장해 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낙관했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꺾이고 이로 인해 세계 경기가 침체될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방만한 경영을 하였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분식회계를 범하고도 이를 감춘 행위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또한 정부의 무대책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주요 해운과 조선 기업들이 구조적 적자를 보이면 정부 차원의 대책이 수립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예컨대 2009년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이 거액의 적자를 보이고 회사의 존폐가 거론되자 프랑스 정부는 1.7조 억 원 상당의 대출보증을 하는 긴급조치로 위기를 벗어나게 했다. 같은 해 독일의 해운사 하팍로이드가 위기를 맞이하자 독일 중앙정부는 1.3조 원 상당의 대출보증을 했고 함부르크 시정부는 1조 원의 현금지원을 했다. 사태가 터지고 나면 정부의 정책 수단은 제한되기 마련인데, 심지어 직전 정권은 해양수산부를 없애기까지 하였다. 최근 보도되는 정책을 보면 구조조정 즉 인력 감축에 치중하는데, 수년간 계속된 적자구조를 인건비 축소만으론 막을 길이 없다는 것을 당국은 등한시하고 있다. 이미 작년에도 대형조선소를 중심으로 근 2만 명이나 감축했다. 어설픈 단기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시장에 맡기는 편이 낫다.

언론의 보도 자세도 아쉽다. 해운과 조선은 건설, 석유화학, 철강과 함께 우리 5대 산업인데도, 뚜렷한 대안 제시도 없이 연일 ‘침몰하는 선박’인양 보도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라 할 수 없다. 우리는 무역에 크게 의존하면서 성장했고, 우리 경제는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해 가공 후 수출하는 것이 중심 구조를 이룬다. 우리 교역량의 99%가 해상으로 이뤄진다. 바다를 통하지 않고서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운업과 조선업 없이 생존할 수 없다. 현대상선이 채권자들과의 협상에 따라 채무율을 낮추고 위기를 극복하게 된 것과 STX조선해양이 법인회생 신청이라는 법원의 절차를 통해 부활을 꾀하는 것에 주목하고자 한다. 향후 유사한 업체의 위기극복의 롤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선수금 환급 보증 (refund guarantee) 없이는 수주가 불가능하다. 대우조선의 회계 부정이 발각되자 금융권은 수익성 있는 계약조차 환급 보증 발부를 꺼려 왔는데, 이는 조선업을 고사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금융권 스스로 조선사로부터 대출금 회수 가능성을 줄이는 비정상적인 행동이다. 다행히 금융위원회가 금융권에게 이러한 경향에 대하여 경고한 것은 정당한 조치이다. 국민 모두가 해운과 조선업에 대한 애정 어린 시각을 갖고 사태의 진전을 주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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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염 2016-08-12 13:58:40
불실의 원인은 경영자의 무능 무지 불실 부정이다.경영자를 전문경영자을 일임라고 낙하산 경영자 절대 금지하고 운영의묘를 살리면 향후 가간산업 조선 해운은 희망이밝다.. 한국은 경제의 기본 근간이 수출 지향 경제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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