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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의 미국 로스쿨, 로펌 생활기 (44)
박준연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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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2  11:3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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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연 미국변호사

이번 여름 이야기

- 여름(프로그램)의 끝

도쿄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었지만, 로펌의 여름 프로그램은 대부분 7월말경에 끝나게 된다. 마침 이맘때라서 그런가, 2학년을 마친 여름방학때 예전 회사에서 여름 프로그램이 끝나던 날을 생각해본다. 목요일 큰 파티를 마치고 금요일이 마지막날이었다. 오전에 개별 면담을 마치고, 회사에서 마련해준 점심식사 자리에서 동기들과 인사를 나누고, 바로 기숙사 방으로 돌아왔다. 가방을 던지고 쓰러져서 길게 낮잠을 자고 난 후, 드디어 여름이 일단락되었구나 싶었다.

또 올해 로스쿨 졸업생들에겐 7월 마지막주가 바 시험을 치르는 주이기도 했다. 내가 시험을 본 둘째날이자 시험 마지막날에는 큰 비가 내렸다. 우산이 없어서 비를 맞으면서 드디어 길기만 했던 로스쿨 생활도 이렇게 마무리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악명높은 시험장 자비츠 센터를 걸어나왔던 기억이 있다.

- 포켓몬 고

게임은 거의 해본 적이 없지만, 일본에서 포켓몬 고 이용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일도 마침 잠시 조용해져서 며칠 열심히 포켓몬 고를 했다. 이제 좀 시들해졌지만, 시작하고 맞은 첫 주말엔 전화기를 손에 들고 집 주변을 배회했다. 확장 현실(augmented reality)을 통해 현실에서는 잘 몰랐던 건물, 기념비, 보도블럭 등을 발견하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간만에 걸어서 출퇴근을 하기도 했다. 회사와 집 사이에 있는 히비야 공원에서 포켓몬 고에 몰두한 정장차림의 직장인들의 풍경은 생소하지만 왜 그런지 싱긋 미소를 짓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 요즘 어린애들

일본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오고 미국에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미국 로스쿨 진학에 관심이 있다며 질문을 해왔는데 하나하나가 좋은 질문이었다. 일본 곡 ‘내일이 있다’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요즘 어린 것들은 ... 하고 자주 말해도, 내가 어렸을 때보다 훨씬 낫지. 너그럽게 봐주자고. 존댓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친해지면 나이 차이가 있어도 반말을 쓰는 일본어 문화와도 관련이 있겠지만, 참 좋은 가사이다.

그녀는 로스쿨 입학준비부터 공익(public interest) 법무, 로펌 생활에 이르기까지 꽤 구체적인 질문을 했다. 외국인(일본 국적)으로 공익 법무에 종사하고 싶은데, 이게 현실적인 계획인지 하는 질문이었다. 내 대답은 이랬다. 나는 로스쿨 가기 전에 정부 부처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로스쿨 입학할 때 로펌 취업을 희망해서 잘은 모르지만, 미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이 외국인 취업이 가능한 주 정부나 공익 단체에 취업하는 경우도 드물지는 않다. 다만, 단체가 소규모이고 외국인 채용 사례가 적은 경우, 미국 H1B 비자 신청에 필요한 고용주의 신청(certification) 절차의 비용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공익 기관 중 규모가 크고 외국 출신의 변호사를 채용하는 곳을 목표로 하는 것도 방법인데, 그런 취업은 로펌만큼이나, 아니 로펌 취업하는 것보다 더 힘들 수 있으니 준비를 잘 해야 한다. 또 로펌에서 공익 기관 취업을 장려하기 위해 펠로우십(fellowship)을 통한 재정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관련 정보도 알아보는 것이 좋다.

- 책읽는 여름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주인 직업이 변호사뿐인 것은 아니지만, 일이 바빠지면 일 관련 자료 외에는 전혀 읽지 않게 되는 시기도 있다. 그런데 요즘에는 독서 클럽 운영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사의 아시아계 변호사 그룹(Asian Lawyers Group)의 대표(global chairs) 역할을 최근에 맡으면서 그룹의 멘터-멘티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내가 담당하는 세 그룹 중 한 그룹의 상대방 멘티는 입사시기도 별로 차이가 안나는 미국 오피스에 근무하는 어소시에이트 변호사이다. 둘이서 이야기를 나눈 후 같은 책을 읽기로 했다. 혼자서 읽을 책을 고르다보면 언제나의 독서 취향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운데 상대방이 있으면 상대방의 취향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맛있는 아이스 커피와 독서로 더위를 잠시나마 잊어볼 예정이다.

■ 박준연 미국변호사는...        
2002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제37회 외무고시 수석 합격한 재원이다. 3년간 외무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 최상위권 로스쿨인 NYU 로스쿨 JD 과정에 입학하여 2009년 NYU 로스쿨을 졸업했다. 2010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Kelley Drye & Warren LLP’ 뉴욕 사무소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펌 중의 하나인 ‘Latham & Watkins’ 로펌의 도쿄 사무소에 근무하고 있다. 필자 이메일: Junyeon.Park@l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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