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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19)-마무리는 배짱으로
고성춘  |  gosilec@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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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9  16: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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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일이 다가오면 올수록 초조한 마음에 공부했던 것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책을 보면 이것도 나올 것 같고 저것도 나올 것 같아 애가 탄다. 그럴수록 느는 것은 초조함이다. 그동안 열심히 했다고 생각은 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고, 머리가 멍할 정도로 아무생각도 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답은 간단하다. 수험생은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책을 덮어도 내용이 훤히 보일 정도가 되어야 만족을 하겠지만, 한과목만 공부한다면 몰라도 여러 과목을 제한된 시간 안에 그런 정도까지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그 점을 인정해야 하는데도 수험생에게는 그것이 쉽게 용납이 안 된다.

   

그러나 냉정하게 판단을 해봐야 한다. 공부한 모든 것을 머리에 다 저장할 수는 없다.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험공부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배짱이 필요하다. 즉 ‘모르는 것은 안 나오면 된다’는 배짱이다. 그물을 치되 빠져나가는 고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합격하던 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1차 시험까지는 4개월, 합격한다면 2차 시험까지는 그로부터 2개월 정도였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주어진 시간이 짧기 때문에 공부를 새롭게 더 벌린다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따라서 그동안의 실력을 바탕으로 철저히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렇게 해도 새롭게 알고 싶어 하는 유혹은 무척이나 강했다. 만일 그동안의 많은 실패가 없었다면 이 유혹에 넘어갔을 것이다.

‘새롭게 더 알려고 하는 마음은 자기만족에 불과하다. 그동안 공부했던 것이나 확실하게 정리하자’라는 마음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시간 내에 정리는 되었다. 나머지는 운에 맡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모르는 것은 시험에 나오지 말고 내가 아는 것만 나오기만을 바랬다. 배짱으로 시험문제를 대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1, 2차 동시 합격이었다.

죽을힘을 다 써서 합격하려고 할 때는 되지 않더니, 오히려 배짱을 부리니 꼬인 매듭이 일순간에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시험에 실패를 한두 번 했을 때는 실망감을 느끼지만 계속 반복될수록 무덤덤해지면서 마침내 시험이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즉 배짱이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볼 때 정리기간 3개월 동안은 공부범위를 더 이상 벌리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공부했던 것 중심으로 확실하게 머리에 각인(刻印)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본다. 자기 머리를 믿어야 한다. 나의 경우 막상 시험장에서 시험문제를 받아 봤을 때 생각이 날 듯 말 듯 하다가도 쓰다보면 생각이 났다. 그럴 때 머리가 신비하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봤던 것에서 거의 시험문제가 나온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한 번이라도 본 것에서 나올 확률이 더 크지 전혀 보지 않은 것에서 나올 확률은 적다. 다만 수험생이 확실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틀리는 것이다. 따라서 많이 주워 담으려고 하기보다는 공부했던 내용을 수시로 반복해서 한 번이라도 봤던 문제는 반드시 맞추고, 의외의 문제는 운으로 돌리는 식으로 점수관리를 하면 실패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다시 공부한다 하더라도 ‘많이 알려고 하기 보다는 확실히 아는 것’에 더 중점을 둘 것이다. 내가 모르는 문제는 안 나오면 된다는 배짱이 이 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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