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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분의 미국 대안적 분쟁해결(ADR) 제도 (2)
문강분  |  desk@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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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5  11: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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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강분 행복한 일 연구소 대표
법학박사 / 공인노무사 

갈등학의 기반으로 형성된 신뢰받는 ADR 서비스의 성숙

미국의 ADR은 기본적으로 이 사회에 “갈등과 분쟁이 불가피하다”, 즉 모든 개인, 가족, 조직, 그리고 개인과 단체 간 관계에 갈등과 분쟁이 존재한다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갈등(conflict)과 분쟁(dispute)은 혼용되기도 하지만, 분쟁은 갈등이 드러난 형태이고 갈등은 분쟁의 잠재적 형태로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이 개념상 혼란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은 분쟁보다 큰 영역을 포괄하게 된다. ADR은 평화학(peace study)과 분쟁학(dispute resolution)을 담는 갈등학(conflict theories)의 하위 범주로 이해할 수 있다.

전형적인 분쟁상황을 보자. “20대에 직장에서 만나 열렬히 사랑해 결혼한 A와 B, 결혼으로 직장을 그만 둔 B는 두 아이를 낳고 전업주부로서 결혼 생활을 해 왔으나 성공적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 A는 국내외 출장과 늦은 귀가가 잦아지고 점차 A와 B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 직장에서 동료 여직원과 좋은 감정을 갖게 된 A와 남편 없는 외로움을 남편의 절친으로부터 마음의 위로를 받아 온 B는 결혼 20년차에 상호간 불륜을 비난하면서 이혼 단계에 접어들게 됐다. 양자는 이혼 자체에만 합의하였을 뿐, 그간 쌓여온 원망과 배신감으로 재산분할과 양육권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하고 있는 중이다.”

ADR은 곧바로 이 분쟁의 소송 단계로 진입하기에 앞서 갈등의 원인에 대한 탐구단계에서 갈등학 접근방법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뒤 적절한 분쟁해결단계로 나아가게 한다.

먼저 법적 갈등의 원인에 대해 개인의 선호, 사회적 상호작용 및 사회구조 등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하는 Schellenberg 교수의 시각에 따라 A와 B간의 갈등의 원인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첫째 범주는 사람과 기관의 욕구나 정체성 등 그 특성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의하면 A와 B의 갈등은 A의 성취 및 존중욕구와 B의 자아실현 및 인정욕구가 채워지지 못하였기 때문이거나, 가족에 대한 경제적 기여와 존중을 인정받지 못한 A와 어머니·아내로서의 헌신을 인정받지 못한 B의 갈등으로 각각 파악된다. 두 번째 범주는 사회과정이론으로서 위의 선호이론에 기반하면서도 양자 간 배분이라는 과정에 무게를 두어 설명한다. 즉 갈등은 각각의 이해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양자 간 이해관계의 충돌에서 발생하는 합리적 선택의 과정으로 파악하므로 A와 B는 돈, 집 및 자녀의 애정이라는 희소한 자원을 경쟁적으로 획득하기 위한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하였다고 설명할 수 있다. 마지막 범주는 힘과 불평등의 사회구조를 갈등의 원인으로 파악하는 시각이다. 갈등을 유산자와 무산자간 갈등으로 보는 고전적 맑스의 경제학이론이 대표적이나 근래에 이르러 성, 인종 및 기타 신분 등에 의한 권력 불평등의 구조에서 갈등의 기원을 찾는 시각도 유사한 맥락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A와 B의 갈등은 힘과 경제력이 있는 남성과 경력단절로 인한 피해자로서 결국 힘없는 존재인 여성의 권력갈등으로 파악된다.

한편 갈등을 정보, 이해, 구조, 가치 그리고 관계가 원인이 된다고 설명하는 Moor의 설명처럼 보다 분석적인 시각도 있다. 특히 갈등에 대한 조정인이자 학자이기도 한 Mayer의 분석은 많이 인용되고 있다. 그는 다른 인지, 감정 및 행동의 차원으로 인해 갈등의 역동성을 설명한다. 그는 인지적 차원으로서 갈등이 누군가의 욕구, 이해, 가치라는 신념에 부조화한다고 인지하는 경우 비로소 존재하게 되는 주관적인 문제로 파악한다. 또한 갈등은 감정 차원의 문제로서 어떤 종류의 의사의 불합치나 상황에 대한 감정이 개입하면서 발생한다고 한다. 누군가가 두려움, 슬픔, 비탄, 분노나 절망과 같은 감정을 가지게 되면 감정과 함께 갈등이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갈등은 행동차원의 문제라고 한다. 한편 갈등은 우리가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인지를 구체화하면서 상호간의 이해가 상충하는 행위라는 차원이 결합되면서 발생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힘의 행사에 해당하는 그 행위는 폭력과 같이 파괴적이기도 하지만 상호 우호적인 방식의 건설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인지, 감정, 관계, 가치와 신념체계 등 주관적 요소를 갈등의 요소로 파악하는 Moor와 Mayer의 시각은 Schellenberg의 분류를 통한 갈등의 객관적 시각과 더해져 해당 분쟁에 대한 지평을 더욱 확장시켜준다.

미국 ADR은 지난 50여년간 갈등학의 자양분을 토대로 분쟁해결절차에 대한 체계적 훈련을 통해 태어난 “중립적 전문가”들이 대중적 신뢰를 기반으로 하여 지역 분쟁해결센터를 필두로 행정기관, 법원 나아가 기업으로 그 영역을 넓히면서 확장되어오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OECD의 The Better Life Index 조사과정에서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 즉 “어려울 때 연락할 사람이 있습니까” 라는 질문에 가장 부정적으로 응답한 나라로 조사된 바 있다. 충격적인 이 결과에서 우리 사회는 갈등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법적 분쟁외의 다양한 해결방식을 기초로 한 공동체 회복과 협력적 사회로의 지향을 모색하라는 중대한 권고를 느낄 수 있다. 갈등학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미국 ADR이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을 것이다.

# 이글은 Riskin, Westbook, Guthrie, Reuben, Robbennolt, Welsh (2009), Dispute Resolution and Lawyers, pp1~9를 주로 참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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