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거울 없는 공직사회와 법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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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거울 없는 공직사회와 법조계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8.0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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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연일 사건사고다. 국가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건지, 아니면 참 운이 없을 뿐인지, 자고 일어나면 사건과 사고가 펼쳐진다. 교통사고, 추락사고, 화재사고 등이 있는가 하면 공직내의 비뚤어진 상명하복에 따른 자살파동, 고위공무원의 막말파문, 검사, 판사, 변호사를 아우르는 법조계의 커넥션 비리, 정치권의 무능과 구태의연한 행태 등 인재(人災)도 마구 쏟아진다.

교육부 한 고위공무원의 개돼지 막말은 공무원의 됨됨이에 대한 국민신뢰를 무너뜨렸고 법조계 비리는 “정의는 죽었다”는 것을 확인 사살했다. 검찰, 경찰 등에서 상급자가 하급자를 괴롭혀 생명을 앗았다는 의혹은 실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대학 사회는 스승이 제자를 성추행하고 일반대중은 감정조절장애 충동에 벗어나지 못해 잡다한 시비에 오르내린다.

법과 제도, 공권력 등 사회 안전시스템은 분명 있으되 마치 무법, 무정부 같다. 학교담당 경찰이 보호대상 학생을 추행하고 공기업들은 적자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 공무원들은 하지도 않은 야근 수당을 청구하다 적발되고 정치인들은 그 신분을 호가호위삼아 자기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다. 군 간부들은 병사들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무기마저 양심을 파는 군납, 방위사업 비리에 몰두한다. 수면 아래서 이를 다잡아야 할 종교계도 세 불리기에만 치중하고 교실에는 스승다운 선생이 없고 유아원마저 경제적 가치가 우선시 된다. 사람을 고치고 치료하는 병원마저 돈이 우선시 되는 사회.

소위 선하게 사는 일반 국민들에게는 의지할 곳이 없는 현실이다. 황금만능과 분쟁과 불신의 세태에서 종국적으로 찾아가는 법원, 검찰마저 믿을 수 없는 집단이고 보면, 지금의 우리사회는 무엇인가 볼트(나사) 하나가 빠진 듯하다.

혹자는 이젠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에 돌입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위 사회에 큰 어른이 없어서 그렇다고들도 한다. 가정은 가장이 위신을 잃고 사회는 핵심가치를 잃어버렸고 국가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말일 게다.

요즘 법학계에서도 큰 어른이 없다고들 한다. 과거처럼 굵직한 학자겸, 교육자겸, 훈육자겸, 통합하고 조율하는 대(大)학자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로스쿨이 출범한 이래 로스쿨측과 법과대학측간 법조인력양성제도 등에 대한 이견으로 갈라서 있어, 큰 어른의 역할은 더욱 절실하다. 법조계 역시 큰 인물로 추앙받던 이들이 각종 인사청문회 때면 비리 보따리가 되곤 한다.

법조관련직역간에는 직역과 소송대리권 등을 두고 낯 뜨거운 공방이 펼쳐지고 있고 법조계 내에서는 로스쿨과 사법시험의 경계를 두고 상호 원색적 비방이 오간다. 이 모두를 통합할 큰 어른이 없어서다. 정권 말 레임덕이 더해 공직 기강 해이도 정점을 치닫고 있다는 우려섞인 비판도 쏟아진다.

민주주의는 우리시대의 최고, 최상의 가치지표이며 “법과 원칙”은 필수불가결의 행동지침이다. 그런데 이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정치권, 법조계, 공직이 만신창이 된 상황이다.

40~50만의 청년들이 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다. 또 4~5만명이 법조, 법조관련 직종을 꿈꾸며 전문자격사에 도전하고 있다. 지금 이들에게 보이는 공직과 법조계는 어떤 모습일까. 굳이 물은들 무엇하겠는가 싶다.

롤모델(본보기 인물)이라는 자화상을 펼쳐 보일 때다. 공직을 꿈꾸고 법조인을 설계하는 이들에게 “안정적 신분과 생계가 보장되니까” 또는 “그냥 존경받는 법조인이 되고 싶으니까”라는 막연한 이유를 들 수만은 없다. 이러다간 제2의 막말, 비리보따리의 주인공들을 탄생시킬지 모를 일이다.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는 각계의 자정과 개혁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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