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가직 9급 공무원 면접시험 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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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가직 9급 공무원 면접시험 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07.21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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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국가직 9급 공무원 면접시험이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5일간 면접이 이어졌으나 올해는 6일간 면접이 이뤄졌다. 올해 검찰직 선발인원이 크게 늘어 자연스레 필기합격인원, 즉 면접대상자가 늘면서 면접 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만큼 전년대비 면접일이 하루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7월에 국가직 9급 면접이 치러졌고, 면접 첫째날 당시 비가 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면접이 치러졌고 장마시즌이라는 것을 감안해 기자는 면접 첫째날 지난해와 같이 비가 오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우려가 있었다. 내내 날이 우중충하긴 했지만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인사혁신처는 올 국가직 9급 면접시험도 지난해와 같이 공직관에 무게를 두고 진행할 것을 사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기자는 면접취재에 나서기 전 올해 면접도 지난해와 비슷한 유형으로 질문이 구성되고, 질의응답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나름대로 어떤 주제, 질문들이 나올지 한번 생각을 잠시 해봤던 것 같다.

기자는 면접 첫째날과 셋째날에 현장에 가서 분위기를 살폈다. 첫째날은 가장 많은 응시자들이 몰린 일행직(전국, 지역)과 우본 일행직의 면접이 진행됐고, 셋째날은 병무행정, 교육행정, 선거행정, 관세, 통계직의 면접이 있었다. 기자가 하루종일 면접장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기에 모든 직렬의 면접응시자들을 만날 수는 없었지만 첫째날과 셋째날 현장에서 만난 응시자들과 그들에 의해 전해진 이런저런 말을 통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일단 올해는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면접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가직 9급 면접응시자들을 몇몇 만나보면 열에 다섯은 평이했다고 전했으나 이번에는 힘들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5분 스피치 발표와 후속질문, 개별면접 중 응시자들이 어려워한 파트가 반반으로 갈렸다는 것도 올 면접의 특징이었다고 생각된다. 지난해에는 5분 스피치가 처음 도입된터라 5분 스피치에 응시자들의 부담이 쏠렸으나 올해는 개별면접에도 적잖은 부담이 있었다는 반응이 꽤나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올 국가직 9급 면접에서 눈여겨 볼 점은 역시 5분 스피치 주제발표에 대한 것이었다. 기자는 첫째날과 셋째날에 취재를 갔기 때문에 이 두 날에 진행된 5분 스피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첫째날 진행된 일행직 5분 스피치 주제는 퇴직공무원 활용 방안, 성과연봉제 대한 생각, 셋째날 진행된 직렬들의 5분 스피치 주제는 남성공무원 휴직제에 대한 생각, 공무원 불법행위 및 공무원 준법정신 등이었다.

지난해에는 위 직렬에서 5분 스피치 주제로 청렴성, 선거 관련 세금낭비 개선방안, 국가경쟁력 하락원인과 형성방안, 정보공개청구의 장단점, 공공데이터 활용도 방안 등이 나왔다. 지난해, 올해 5분 스피치 주제 선정 방향성이 모두 공직관에 무게를 둔 것이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행직은 성적과 응시자 지망에 따라 부처 임용이 되지만 관세직, 선거행정직, 통계직 등은 관세청, 선관위, 통계청 등 직렬과 관련한 부처에 임용돼 근무하게 된다. 이에 일행직은 그렇다하더라도 임용되는 부처가 명확한 직렬에 대해서는 그 직렬과 관련한 발표 주제가 선정되고 전문성 등을 확인하는 질문이 나오는 게 흐름상 자연스러울 수 있다.

지난해에는 일행직에서만 청렴성에 대한 것이 5분 스피치 주제로 정해졌고, 이 외 관세, 선관위, 통계 등 임용 노선이 명확한 직렬은 직렬과 관련한 전문성(직무능력)이 가미된 주제가 5분 스피치 주제로 정해졌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적으로 직렬별 전문성보다는 청렴성과 같이 포괄적인 범위에서의 공직관, 그리고 인사혁신처가 지금 진행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면접응시자들의 생각을 듣고자 하는 질문들이 제법 나와 직렬에 관계없이 인사혁신처가 모두 자기 부처의 직원을 뽑으려하는 건 아닌지 하는 일각의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가령, 선거행정의 경우 선거관리위원회 소속으로 일을 하게 되므로 업무와 관련한 질문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하지가 않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선거 자금 세금낭비 개선 방안 등 직렬과 관련한 주제가 나와 꽤 고급스러운 질문이었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올해는 5분 스피치주제로 현재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남성공무원 휴직제와 관한 것이었다는 것에 선거행정 공무원과 남성공무원 휴직제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의아해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국민을 위해 일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공무원들이 휴직을 하고, 그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면접에 앞서 자신이 지원한 직렬 즉 직무능력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온 응시자들은 생각지 못한 주제발표 및 질문에 아쉬워했다는 후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수험가는 지난해보다 공직관 평가가 좀 더 디테일해졌다는 점에서 정부가 이번 면접도 상당히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면서도 직렬에 대한 전문성, 직무능력을 묻는 질문은 줄어 특히 각 부처별로 초빙된 면접위원들은 면접 변별력을 가르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하튼 면접은 끝이 났고 이제 8월 3일 최종합격자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장에서 기자는 자녀가 면접을 치르는 동안 밖에서 면접장을 향해 두손을 모으고 간절히 기도하는 한 학부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기도, 간절함이 멀리서도 느껴질만큼 정말 인상이 깊었던 것 같다. 면접을 치른 모든 응시자 개개인의 염원이 꼭 이뤄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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