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16)-슬럼프에 빠지는 이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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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춘 변호사의 값진실패, 소중한 발견(16)-슬럼프에 빠지는 이유2
  • 고성춘
  • 승인 2016.07.1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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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나쁜 말을 들은 경우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로서 제일 심한 것이 아닌가 싶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수험생은 예민해지기 때문에 아무생각 없이 던진 주위 사람의 말에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몸은 쌩쌩해도 정신집중이 영 되지 않으니 속이 끓어오르면서 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저절로 생긴다. 이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산에 가서 맑은 공기를 쐬어도 그때뿐이었다.

바람이 소슬하니 피부에 와 닿는 감촉이 아주 시원하고 상쾌할 법도 한데 내 마음을 상하게 했던 사람에 대한 미운 감정 때문에 그 바람을 느끼지 못한다. 마음의 점하나가 온 우주를 덮는 격이고, 나에게는 그 미운감정이 전부이다. 물론 사람이 나에게 기분 나쁜 소리를 하는 데에는 다 그 이유가 있다. 아무 생각없이 짱돌 던지듯 기분 나쁜 소리를 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나도 그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기분 나쁘게 했거나 마음 상하게 했을 것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인 셈이다. 그런다하더라도 지나간 과거는 과거인거고 지금 당장 속에서 끓어오르는 기분 나쁘고 분하고 미운감정을 어떻게 훌훌 털어버릴 것인가? 약을 먹어서 될 일이라면 그 약은 비아그라보다도 더 잘 팔릴 것이다. 그만큼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스트레스이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는가. 특별한 약도 없으니 미운 감정에 집착할 필요 없이 훌훌 털어버릴 수밖에.

그러나 하루하루 공부하기에 바빠 신경이 예민해진 수험생이 생각을 그렇게 바꾸고 싶어도 마음먹은 대로 쉽게 되겠는가. 한 생각 바꿔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쉽다면 누구나 다 도인이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한 생각 바꾼다는 것은 하늘과 땅의 갭(gap)을 다 메워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것을 다 메웠을 때 저절로 문이 열리듯이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자연을 느껴보는 기회를 가진다. 특히 새벽의 기운을 많이 느껴본다. 고요한 만큼 느끼는 감응도 크고 생각하는 깊이가 평상시와는 남다를 것이다. 그렇게 계속하다보면 집착이나 감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분명 있는 것이고, 그 기분은 평생 못 잊을 소중한 경험이자 재산이 될 것이다.

결국 ‘그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손에 탁 잡히는 실체가 아닌 내가 지어낸 망상’이라는 것을 깨닫자 화로점설(火爐點雪-뜨거운 화로에 한줌의 눈을 집어넣자마자 녹아내리는 것)처럼 기분이 풀렸다.

다음으로 내가 터득한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개인마다 다 다를 수 있으므로 단지 참조만 했으면 한다.

슬럼프는 몸과 마음이 지치거나 균형이 깨질 때 생기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조화를 맞추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말은 간단하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마음의 경우 한 번 흔들리면 다시 되잡기가 결코 쉽지 않으므로 예방이 최선이다.

불필요하게 사람을 많이 대하지 않고 되도록이면 말수를 적게 함으로써 마찰을 피한다. 마음의 동요는 감정이 없는 사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울적하면서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든지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든지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쾌락에 탐닉하기 쉽다. 이럴 때는 ‘마음 이것이 장난을 거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유흥 등 감각적인 것에 절대 빠지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함정에 걸린다. 일순간의 쾌락을 쫓다가 영원(永遠)한 것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며칠만이라도 홀가분하게 책으로부터 해방감을 맛본다. 마음 이것은 경건한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좋아 할 수 있는 분위기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나의 경우 등산을 하는 도중 절이 있으면 법당에 들어가서 혼자 1시간 정도 절을 하고 나왔다. 확실히 법당 문을 열고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기분이 달랐다. 절은 요가의 최상의 동작일 뿐만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묘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가부좌를 한 채 앉아 있다 보면 머리로 시원한 기운이 올라오면서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웬만한 답답함은 다 씻어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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