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변호사 9급 공무원 도전이 인력낭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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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호사 9급 공무원 도전이 인력낭비인가?
  • 법률저널
  • 승인 2016.07.15 13:26
  • 댓글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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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변호사가 광주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일반행정직 9급에 응시한 것이 언론의 화제가 되고 말이 무성하다. 공무원들의 로스쿨 입학시험 응시는 종종 있어왔지만 반대로 변호사가 지방직 일반행정 9급 공무원 시험에 지원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자치단체 6∼7급 법무 관련 직위에 임용돼 온 변호사가 9급 일반행정직까지 문을 두드리게 된 현상에 세태를 인정하기보다는 “충격적이다”거나 “사회적 낭비”라는 비난이 훨씬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제 변호사는 법률전문가임을 나타내는 하나의 자격에 불과한 것이고, 우리 사회에서 법률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분야이건 그 진출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변호사의 9급 공무원 도전을 탓할 일은 아니다. 청년 실업난 등의 영향으로 9급 공무원들의 스펙이 하늘을 찌른다. 최근 신규 임용자 중에는 서울 유명대학 출신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A 변호사는 지난해 지방직 7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해 고배를 마셨다. 소수점으로 당락을 가르는 공무원시험은 변호사에게 평균 5%라는 엄청난 혜택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탈락했다는 것은 공무원 응시자들의 실력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다.

어쩌면 변호사 등 소위 사(士)자가 들어간 전문직군에게 특별한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 과도한 혜택으로 여겨질 정도다. 한때 사법시험에만 합격하면 꼭 판검사가 못 되어도 공무원 특채로 5급 사무관 되기가 어렵지 않았다. 경찰을 희망하면 경찰서 과장급인 경정에 특채됐다. 1970∼80년대 대기업에서는 젊은 변호사를 임원급으로 모셔 갔다. 불과 4년 전 국민권익위원회가 변호사를 6급으로 뽑으려 하자 사법연수원생들이 발끈했다. 시끄럽던 6급 대우도 그나마 얼마 안 가 무너졌다. 이듬해 부산시가 변호사를 7급으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로스쿨생 인터넷 카페가 험악한 글로 도배됐다. 그러다 지난해 중앙선관위가 변호사를 7급으로 뽑으면서 ‘변호사 6∼7급 대우’는 대세가 됐다.

이제 ‘법조인 프리미엄’이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의 9급 도전이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일부에선 인력낭비라고 지적하지만 이는 잘못이다. 변호사가 9급 공무원이 되었다고 인력낭비라는 접근은 시대착오적이다. 자격을 따려고 들이는 노력과 돈, 시간을 고려하면 투자대비 효용성 문제로 볼 수 있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은 애초에 직급이 없고, 행시 출신보다 높은 직급을 받아야 할 법적 근거도 없다. 변호사 2만명 시대에 수요가 줄어드니 몸값 하락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전문지식을 갖춘 변호사로서 공무원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승급·연봉인상 등 직업의 보람을 성취할 수 있다면 개인적·사회적으로도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인력배분의 역할을 하는 시장의 기능을 왜곡시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본인의 노력도 없이, 실력도 검증받지 않은 금수저들이 시장질서를 왜곡하며 신분을 세습하려는 것이 바로 인력낭비이고 사회적 낭비인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친인척이라고 해서 보좌관(4급), 비서관(5급)에 앉히고, 대기업 노조는 고용세습으로 채용의 문을 굳게 걸어잠그고, 변호사시험에 떨어질 사람이 부모의 ‘빽’으로 대형로펌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국가적인 인력낭비인 셈이다. 직급에 맞는 인력이 적재적소에 들어가야 하는 시장이 금수저로 인해 왜곡되면서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과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질서를 왜곡시키는 이런 세력을 단죄하고 막아야 하지만 자신의 능력에 따라 9급 공무원이 되겠다는 사람을 탓해서는 안될 일이다. 9급이라는 직위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얼마나 성실히 일하고 그 일에서 만족을 얻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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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 폐지 2016-07-19 10:16:24
얼마전엔 9급 로스쿨변호사가 응시했다고 까대더니

사시출신 밝혀지니까 이딴 저질기사올리네

법저아저씨들 머지않아 그쪽 로스쿨에서 구독안합니다

수준낮은 찌라시ㅋ

ㅇㅇ 2016-07-18 20:14:28
근데 법률저널의 기사는 다 왜 이렇게 저질인가요.

분석 2016-07-18 13:34:55
변호사가 세태에 맞게 진로를 선택하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는 사설인데 왜 로스쿨러들이 발끈하냐.

한시한 2016-07-17 19:56:47
맘 내끼는대로 내지르는 한심한 쓰레기 글이네

ㄹㄹㄹ 2016-07-17 10:44:08
로퀴를 만나느라 샤샤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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