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 변호사의 9급 공무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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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 변호사의 9급 공무원 도전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7.15 13:26
  •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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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성진 기자] 십여 년 전의 일이다. 법과대학 출신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졸업 후 3년동안 사법시험에 도전했지만 장녀로서, 또 가정형편 등의 문제로 법무사시험에 응시, 합격했다. 몇 몇 후배들과 담소를 나누던 그녀는 그동안 공부하던 수험자료며, 필기구며 하나하나 책가방에서 꺼내더니 후배들에게 나눠주며 “후배님들도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합격하라”며 응원했다.

합격의 기쁨을 뒤로 하고 얼마 후 그녀는 집 근처 서울 어느 재래시장 모퉁이에 법무사 사무실을 열었다. “큰 욕심 내지 않고 시장 상인들과 부대끼며 저의 입지를 정립해 나가려고요…….”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 보였다. 기자는 그 모습이 참 당당하고 씩씩해 보여 “건승을 빈다”며 응원해 줬던 기억이 난다. 10여년이 지난 터라 여전히 그 곳에서 열심히 법무활동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보란 듯이 나름 성공을 했을 것이라 확신이 선다.

최근 한 변호사가 광주광역시 9급 공무원시험에 지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같은 시 7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했지만 불합격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근데 이를 두고 말들이 많다. 가부에 대한 논란거리인지, 신선한 충격의 화두인지, 깜놀의 현실 우려인지, 여하튼 벅적지근하다.

“어떻게 변호사가 말직 9급에 응시하냐”며 기성법조계는 ‘있을 수 없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듯하다. 그러면서 과다한 법조인 배출의 폐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이젠 고급자격의 철옹성이 무너지고 있고 직업에 귀천 없다는 고무적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 시선도 눈에 띈다. 한편으로는 “그것 봐. 지금 우리나라가 취업시장이 얼마나 어려우면 변호사마저 9급에 응시하냐”는 현실비관적 관망도 거세다.

‘그런데, 9급이 뭐 어때서!’라고 기자는 시비를 걸고 싶다. 최저 20대 1, 최고 600대 1이 각종 공무원시험의 보편적 경쟁률이다. 각종 취업관련 설문조사에서 청년취업층이 가장 선호하는, 또 준비 중인 직업으로서 ‘공무원’이 평균 70%의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그 중 9급 공무원시험이 그나마 무난하다는 이유로 역시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다수의 9급 공무원수험생들에게 묻곤 한다. 중소기업 등에서는 우수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인데 편히 살고자 ‘9급 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런 곳에서 적절한 대우를 해 주나요”라며 “안정성과 미래라는 비전이 있어 너도 나도 이러는 것 아닙니까”라며 되레 역공을 받곤 한다. 대책없는 취업보다 미래라는 시스템적 접근을 선호한다는 의미다. 많은 지자체 인사과 담당자들 역시 “요즘 7, 9급 지방직 시험에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내로라하는 유명대학 출신들도 제법 많습니다”며 격세지감의 답변을 내놓곤 한다.

지난 수년간 공직선발에서 변호사채용 대우를 두고 논란이 뜨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감사원 6급 일반직 채용, 부산시 일반직 7급채용에 이어 지금은 적지 않은 곳에서 6급 선발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를 두고 고급인력 낭비라는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지만, 이젠 개인 선택의 문제로 본질을 꿰뚫어야 하지 않을까. 6, 7급 선발과정에서 로스쿨, 사법연수원 출신 막론하고 채용반발과 당사자에 대한 위압과 같은 집단행동은 과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변호사가 되기 위해 지불한 많은 시간과 노력, 높은 기회비용 등의 대가 치고는 9급이란 직급이 무척 낮고 대우도 못마땅할 수 있지만 엄연한 개인의 직업선택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9급 공무원시험이 옛날의 시험이 아니다. 70%가량이 각종 자격증, 또는 국가유공자 등의 가점을 받는데다 상상을 초월하는 경쟁률 탓에 앗차하는 순간, 한 문제 차이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9급이 그리 만만한 줄 아세요? 우리도 목숨 걸 듯이 공부하고 있습니다”며 9급비하에 분노하는 전국의 수십만 공무원 수험생들이 있다는 것도 잊어서 안 된다.

9급으로 시작해 공직시스템을 깨치고 민원인을 통해 서민의 불편도 헤아리는 등 10여년이 지난 후의 9급출신 변호사는 누구보다 경쟁력이 높은, 친서민 법조인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래서 이번 9급 응시 변호사는 무죄이며, 이에 대한 어떠한 불편부당 비판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알립니다>
최근 광주광역시 9급 공무원시험에 응시했다는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이 아닌 사법연수원 출신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최초 이를 보도한 한 언론은 15일 ‘9급 공무원 지원 변호사, 사법연수원 출신으로 밝혀져’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당초 9급 공무원시험에 지원한 변호사가 로스쿨 출신이라고 보도했으나 재확인 결과 사법연수원 출신임이 밝혀졌다”며 정정기사를 냈습니다. 특히 머니투데이에서는 해당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임을 단독 기사로 내 보냈습니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당초 이 기사 서두에서 ‘로스쿨 출신’이란 수식어는 삭제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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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16-07-17 20:13:46
진짜 부끄럽지 않나? 기레기의 참모습. 실시간으로 보여주네

ㅇㅇ 2016-07-17 20:13:01
태세전환 우디르급이네. 진짜 천벌을 받을거다. 천벌을 받을거야.

멍충 2016-07-17 20:04:37
사실이 바뀌었으면 로스쿨------삭제만 하지말고 사법시험으로 바궈 야지...

ㅇㅇㅇㅇ 2016-07-17 01:23:55
와 로스쿨 출신으로 알려졌을때는 로스쿨 출신이라고 명시했으면서 연수원 출신이라고 밝혀졌는데 연수원출신이라고 명시안하고 그냥 변호사라고만 하시져??? 이성진 기자님 답변돔 듣고 싶네요

ㅇㅇ 2016-07-17 00:29:45
로스쿨 출신이 9급 응시한달 땐 = 로변 실력없음
사시 출신이 9급 응시한달 땐 =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닷!

태세전환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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