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
최윤경의 행정학 특강(18) : 참여적 의사결정 기법
최윤경  |  desk@lec.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07.01  12:14:5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지난 6월 실시된 제32회 입법고시 행정학 기출문제 제2문과 관련하여 참여적 의사결정 기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2016년 입법고시 행정학 제2문

공공갈등에는 정부 및 공공기관과 함께 다수의 당사자들이 관련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공공갈등의 해소를 위해서 다수의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대화협의체 또는 다자간협의체가 구성되어 운영된다.(25점)

1) 이 협의체의 의사결정방식으로 다수결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갈등관리관점에서 바람직한 의사결정 방식은 무엇인가? (15점)

2) 이 협의체에서 전문가(들)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10점)

 
   
 

현재 우리나라는 공공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공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공공기관의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규정”을 제정(대통령령 제21185호, 2008년 12월 24일)하고, 갈등의 예방을 위하여 갈등영향분석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규정 제10조), 갈등관리를 위하여 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며(규정 제11조), 그리고 갈등관리과정에 참여적 의사결정기법을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규정 제5조). 갈등영향분석에 대한 심의결과 갈등의 예방·해결을 위하여 이해관계인·일반시민 또는 전문가 등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해관계인·일반시민 또는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의사결정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규정 제15조 1항),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공공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참여적 의사결정방법의 활용결과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규정 제15조 2항).

1. 참여적 의사결정의 의의

참여적 의사결정이란 시민사회의 다양한 행위자들이 공공정책 결정과 관련된 논의과정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여 정부의 공공정책에 영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 시민대표가 체계적 참여 및 토론방식을 통한 숙의적 여론을 형성하는 대표적인 참여기법으로 시민배심원제, 합의회의, 공론조사, 시민위원회 등이 있으며, 동 기법들이 90년대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정책결정과정에 활용되고 있다. 참여적 의사결정의 핵심적인 3가지 구성요소는 시민의 참여, 참여자의 학습과 숙의(deliberation),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등이다.

2. 갈등관리에서 참여적 의사결정 방식의 필요성 : 다수결 방식의 문제점

갈등 발생시 대립된 의견을 투표와 같은 다수결 방식 또는 대의민주주의 방식에 의존하면 대화와 설득을 통한 선호의 변화를 유도하기 어렵다. 투표를 통한 집단 의사결정은 개인의 선호가 바뀌지 않아도 투표방식에 따라 집단의 최종의사가 달라질 수 있고, 개인간 선호의 강도를 반영하지 못하며, 선호의 변화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정정화, 2011). 따라서 갈등 예방과 해결을 위해서는 다수결 방식보다는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개방적이고 폭넓은 참여와 함께 참여자들의 자기성찰적인 자세에 기초한 진정한 심의를 통해 선호의 전환을 유도하는 심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갈등해결을 위한 의사결정과정에 이해당사자들의 개방적이고 폭넓은 참여와 토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적 의사결정기법의 적용이 필요하다.

3. 참여적 의사결정의 주요 내용

1)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

합의회의는 선별된 일단의 보통시민들이 논쟁적이거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현안문제)에 대하여 전문가들과의 질의·답변과 자체토론을 거쳐 합의안을 도출, 발표하는 시민포럼으로서 전문가가 아닌 일반시민들이 회의의 전체 과정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무작위로 선발된 시민들(10-15명)이 패널을 구성하여 관련 전문가들과 질의․응답을 거친 후, 자체 토의를 통해 합의를 형성하여 합의안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주로 전국적 관련성을 갖거나, 새로운 과학기술과 관련된 정책에 주로 사용된다. 실제로 유럽을 중심으로 유전자 조작식품 등 사회성 짙은 과학기술적 문제가 다루어 졌고, 우리나라도 ’03. 12월~’04. 10월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주관으로 전력정책의 미래에 대한 시민합의회의에서 활용된 사례가 있다. 합의회의는 사회구성원간의 견해대립이 있으며,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 일반시민에게 보다 많은 정보가 제공될 필요가 있는 사안에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며, 이 경우에도 일반시민으로 구성되는 패널은 특정 이해당사자 집단과 관련이 없어야 하며, 대표성을 위해 과학적 무작위 추출 선정하고, 주제별 전문가는 여러 의견을 포괄할 수 있도록 공평하게 구성해야 한다.

2) 시민배심원제(Citizens' Juries)

1970년대 미국에서 고안되고 시도된 일반시민의 의견수렴기법으로, 선발된 소수의 시민들이 공공문제에 관하여 전문가가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숙의과정을 거쳐 결론을 도출하고 정책 권고안을 제출하는 모델이다. 합의회의와 유사하나 합의회의 시민패널은 자원자 중에서 선발하지만, 시민배심원은 무작위 추출을 통해 선발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원칙적으로 시민배심원제는 공공적으로 중요한 정책적 문제를 무작위로 선별된 시민들이 4~5일간 만나서 주의 깊게 숙의하는 절차로 구성되는데 보통 시민배심원단, 운영위원회, 그리고 증인단으로 이루어진다. 시민배심원단은 부여된 정책이슈에 대해 사전에 제공된 자료들을 통해 개별적으로 학습하고, 이후 개최되는 배심회의 시 해당 증인들의 증언을 듣고 해결책을 토론하고 숙의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들 시민배심원은 사회적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무작위로 선발되며, 내적으로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진행할 수 있는 규모인 15명 내외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운영위원회는 이러한 일련의 시민배심원제 과정이 공평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증인들의 증언은 해당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주장들이 균형 있게 담길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며, 시민배심원들은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질의 응답식의 증언과정에 참여한다. 이러한 시민배심원단의 일련의 숙의 절차를 통해 나온 최종결과는 정책권고안의 형태로 일반에게 공개되고 정부에 전달된다. 현재 시민배심원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을 비롯한 유럽 지역과 호주, 캐나다, 대만, 그리고 한국의 일부 지자체들에서 공공정책 입안의 초기 단계에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울산 북구 음식물자원화 시설 건립을 둘러싼 첨예화된 비선호시설 입지 갈등을 시민배심원제를 적용하여 합의를 도출한 사례가 있다.

시민배심원제는 숙의과정을 강조한 참여적 의사결정방법으로 일반시민들이 공공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하여 학습과 토론을 통해 사회적 목표로서의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제한된 인원의 참여로 대표성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3)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ing)

공론조사란, 1988년 미국에서 개발된 조사방법으로 대표성을 갖는 국민들을 선발, 이들에게 해당 이슈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토론하게 한 후 심사숙고한 의견을 수렴해 공공의사결정에 활용하는 제도이다. 과학적 확률표집을 통해 대표성을 갖는 국민들을 선발하고, 이들에게 충분한 정보제공과 심도 있는 토론을 거치게 하여 표피적인 의견이 아니라 심사숙고된 의견을 수렴하는 방법으로서 의의가 있다. 일반적으로 중대하거나 갈등의 소지가 있는 정책의 입안단계에서 활용되며, 일반적으로 2~3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 중앙 및 지방정부, 교육기관 등이 조사주체가 되며, 모집단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무작위로 선발된 일반 시민과 수백 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이해당사자, 회의운영자(Facilitators) 등의 참여자들 간의 1~3일간의 숙의 과정이 있는 워크숍 형태로 진행된다.

공론조사는 매우 중요한 공공정책과 관련한 이슈나 일반 시민들이 관련 지식이나 정보를 알지 못하고 있거나, 특정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이슈에 대한 여론 파악시 활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서울 외곽순환도로 사패산 터널건설과 관련, 2003. 7월~9월 2차에 걸쳐 총리실 주관으로 공론조사를 최초 시도했으나 실패한 바 있으며, 재정경제부가 2005. 8월에 부동산 종합 대책 수립시 공론조사 방법을 적용하여 정책결정을 내린 사례가 있다.

공론조사는 일반시민의 대표성 확보 용이, 숙의를 통한 질 높은 의견조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성이 있지만,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며, 많은 수의 참여로 숙의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4) 규제협상(Regulatory Negotiation)

규제협상은 행정기관의 규제로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상을 통해 규제내용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고 행정기관은 이것을 바탕으로 규칙을 제정하는 방법으로, 규제기관이 주도하는 하향적 규칙제정과 달리 상향적 의사결정방식으로 규칙내용 결정과정에 사회집단의 참여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참여적 갈등예방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규칙제정 초기부터 이해관계자들이 행정기관과 동등한 지위로 참여함으로써 참여의 효과가 큰 반면, 참여자들이 대표하는 이익에 대한 절충과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루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협상에 참여할 이해관계인이 한정적인 이익갈등에는 적합하지만 가치갈등이나 첨예한 국가정책에 관한 갈등을 포함하는 경우에는 적용될 수 없다.

5) 시나리오 워크샵(Scenario Workshop)

1990년대 초 덴마크에서 개발된 시민의견 수렴절차로서 불확실한 사회현상을 미리 예측하여 특정 정책에 대한 장기 비전을 보강하고 지속적인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는데 활용된다. 특정 주제에 대해 정책결정자, 기술전문가, 기업․산업관계자, 시민 등 관계인이 함께 참여하여 미리 주어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상이한 역할 그룹간의 대화와 토론을 유도하여 미래에 있을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관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제는 주로 지역적 수준에서의 발전계획 입안 등에 사용된다. 일반시민이 지역의 전문가로 참여하여 갈등 예방에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최윤경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밴드 뒤로가기 위로가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근인기기사
법률저널 인기검색어
댓글 많은 기사
실시간 커뮤니티 인기글
법률저널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2001~2013 LEC.co.kr. All rights reserved.
제호: 법률저널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상연  |  발행인: (주)법률저널 이향준  |  편집인: 이상연  |  등록번호: 서울, 아03999  |  발행일: 1998년 5월 11일  |  등록일: 2015년 11월 26일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복은4길 50 법률저널 (우)151-856  |  영문주소 : 50, Bogeun 4-gil, Gwanak-gu, Seoul  |  Tel : 02-874-1144  |  Fax : 02-876-4312  |  E-mail : desk@l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