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2016 서울시 9급 공무원 시험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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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2016 서울시 9급 공무원 시험장을 가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6.06.29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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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서 온 수험생 몰려…긴장된 분위기

[법률저널=이인아 기자] 지난 25일 서울시 9급 공무원시험이 종료됐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9급 시험이 6월 13일에 실시됐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시험(6월 13일)이 지방직 시험(6월 27일) 2주일 전에 치러졌으나, 올해는 서울시 시험(6월 25일)이 지방직 시험(6월 18일) 1주일 후에 치러진 게 눈에 띈다.

두 시험이 비슷한 시기에 치러졌으나 서울시와 지방직 시험 출제 기관이 다르고 이에 문제 유형도 다르게 출제되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떤 시험을 먼저 치르고 그 다음을 대비해야 하는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국가직 시험 후에 지방직 시험을 치르면 두 시험 모두 인사혁신처가 출제하므로 국가직 시험 패턴을 바탕으로 바로 지방직 시험을 바로 준비할 수 있지만, 국가직 시험 후에 서울시 시험을 치르면 서울시 자체 출제에 따라 그에 맞는 유형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서울시 시험을 치르러 정문을 들어서고 있는 응시자들

특별하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흐름상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로 이어지는 일정이 수험생 입장에서는 준비하는데 조금더 효율적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주일 전에 치러진 지방직 시험은 굉장히 차분한 분위기였지만, 서울시의 경우는 지방직 시험때보다는 약간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지방직 시험에는 해당 지역에 사는 수험생이 많이 응시하지만, 서울시 시험은 전국에서 수험생들이 서울로 올라와 치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험 특성상 분위기가 다소 다른면이 있는 듯 하다.

지방직 시험은 해당 지역에 있는 고사장에서 실시되므로 응시자 집과 고사장까지 이동거리가 짧지만, 서울시 시험은 지방에서 3시간, 4시간 걸려서 오는 사람도 있고 같은 서울에서 살아도 1시간 넘게 고사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가령, 강동구에 살지만 강서구에 고사장이 정해졌을 경우가 그러하다.
 

▲응시표를 보면서 시험볼 교실을 확인하는 응시자들

기자가 서울시 시험 취재를 간 고사장은 마포구에 있는 경성중‧고등학교였다. 한 건물이었지만 오른쪽 건물은 경성중, 왼쪽 건물은 경성고라고 학교명이 적혀있었다. 경성중‧고 맞은 편에는 홍익디자인고 건물이 있었다. 홍익디자인고에서도 시험이 치러졌다.

운동장 하나를 두고 양측에 경성중‧고와 홍익디자인고가 있었던 탓에 고사장을 찾은 응시자들은 자신이 어느 건물에서 시험을 보는지 정문쪽에 있던 진행요원에게 재차 물어보곤 했다. 분명히 고사장을 확인했음에도 일부 응시자들은 시험볼 곳을 헷갈려 발길을 달리 돌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방직 시험의 경우 학부모들이 시험이 끝나갈 때즘 동네 마실 나온 것 마냥 나와 자녀를 기다려 같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지만, 서울시 시험에서는 자녀와 함께 동행해 시험시작 전부터 끝까지 함께 하는 모습이었다.
 

▲이쪽으로 가면 되나요? 진행요원에 시험볼 곳을 묻는 응시자의 모습

기자는 시험 시작 후 막간을 이용해 전라도에서 올라온 한 학부모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새벽에 KTX를 타고 올라왔더란다. 자녀가 공부한지 1년정도 됐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보였다. 자녀가 들어선 고사장을 멀리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물끄러미 보는 학부모의 모습에 기자도 잠시 경건(?)해졌던 것 같다.

고사장에 온 기분이 어떤지 묻는 질문에 그는 “생각보다 학교가 넓지 않은 것 같다”며 입을 뗐다. 100분동안 진행되는 시험에 기다리는 동안 대학교였으면 이것저것 볼 것도 있고, 넓어서 한바퀴 돌면 금방 시험이 끝날 시간이 될 것 같은데 마냥 이러고 기다리는게 조금은 따분하다는 설명이다.

기자는 그래도 다른 학교에 비하면 넓은 편이라고 맞장구를 쳤고 그는 다른 학교는 더 작냐며 놀라워했다. 학교 규모에 대해 우스겟소리를 하다가 수험생 이야기로 말을 돌렸다.
 

▲시험볼 교실로 향하는 응시자들

공무원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은 듯 하다. 수험생인 자녀를 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희망이다”고 단언했다. 공부한지 오래되진 않았지만 얼마가 걸려도 공무원이 되기만 하면 그간의 보상을 받을 수 있고, 계속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 부모는 자녀가 늘 집안의 희망이었던 것이다.

자녀에 대한 큰 믿음을 기자 역시 옆에서 느낄수가 있었다. 좋은 결과 있으시라고 말을 건넨 후 기자는 시험 끝난 후 취재를 위해 운동장을 가로질러 고사장 앞으로 갔다.

지방직 시험이 워낙 쉬웠던 탓에 이번 서울시 시험은 시험 자체로만 보면 평이했어도 타 시험대비해서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예년 서울시 시험만 비교해봤을 때는 분명히 평이한 수준이었다. 쉬웠다라고 생각한 응시자들은 거의 없었으나 그렇다고 어려웠다고 생각한 응시자도 없었다.
 

▲시험 시작 전 마무리정리하는 응시자들

지방직 시험이 쉬웠다는 것을 의식한 탓인지 웬일인지 기자의 질문에 “평이했어요”라는 말을 강조한 듯한 느낌도 들었고, 평이했다는 게 답이에요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마냥 한마디로 정의를 내린 응시자도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자세히 묻기도 전에 무엇이 왜 어떻게 라는 원칙하에 일목요연하게 시험에 대한 평가를 해주는 응시자도 있었다.

분위기를 보면 이번 서울시 시험은 국가직때처럼 실력자들의 합격이 확연히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직은 대부분 응시자들이 잘봐서 작은 실수하나가 당락을 가를 것 같지만, 서울시는 실수여부, 운보다는 실력을 갖춘 학생이 합격으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서울시 시험에서는 시험 끝난 후 표정관리가 안된 응시자들이 눈에 제법 보였고, 한 수험생은 차마 집으로 가지 못하고 조회대 근처 구석에 앉아 멍하니 운동장을 주시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울시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응시자들. 안녕~ / 사진: 이인아 기자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시험에서 공통적인 상황은 7급 수험생들의 9급 응시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취재 시 7급 수험생이 꼭 있었고 이들 얼굴은 꽤 자신감에 차 있었던 것 같다.

오는 8월에는 국가직 7급 시험이 치러진다. 7급 수험생이 아니더라도 국어, 영어, 한국사 등 9급 필수과목을 한번보려 응시하는 9급 수험생도 적잖게 있을 듯 하다.

최근 공무원 시험장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졌다. 7급, 9급 할 것 없이 전쟁이다. 기자는 시험장을 돌면서 조심스럽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이제 고시를 뚫는다는 심정으로 해야 승산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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